최초 공개_함평 문암지

조우가 소개해준 고향마을 소류지

마치 내 고향에 두고 온 저수지 같아라

장재혁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 수초가 발달하고 붕어 자원이 풍부한 문암지. 제방에서 상류를 본 모습이다.

전남 함평이 고향인 김성호씨는 명절이면 고향의 소류지를 찾아 낚시를 한다고 한다. 함평군 해보면 문장리에 있는 문암지라고 했다. 지난해에도 추석에 밤낚시를 해서 월척붕어를 세 마리나 낚았다고 자랑이다. 
“주변에 문암지보다 크거나 비슷한 저수지가 많아서 배수기에도 웬만해선 저수지 바닥이 드러나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 몇 년 전 광주에서 온 낚시꾼이 5짜급 붕어를 낚은 적도 있어요.”
김성호씨는 식탁에 앉아 고향 저수지를 상세히 브리핑했다. 문암지는 27,000㎡(약 8천평)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로서 마을 옆에 있는 아담하고 정겨운 모습을 지닌 전형적인 시골 저수지다. 제방부터 상류에 이르기까지 뗏장수초와 연, 줄풀, 부들 등 온갖 수초가 골고루 분포하고 있어 붕어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수면을 뒤덮고 있던 마름수초는 추석 무렵이면 거의 삭아내려 낚시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수심은 상류 유입구 주변이 30~50cm이고 그밖의 지역은 1~1.3m로 전체적으로 고른 수심이다. 수초가 밀집되어 있는 축사 주변은 큰 붕어가 숨어 있을 법한데 진입을 할 수 없어 낚시가 불가능하다. 소류지 옆에 축사가 있어 수질이 나쁠 것 같지만 함평군에서 시범운영하는 축사이므로 분뇨를 무단 방류한다든가 하는 행위는 없으니 수질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다.

도처에 생자리, 새우에 거침없는 입질

9월 17일 나 홀로 문암지를 찾았다. 평일 출조여서 직장인인 김성호씨는 동행하지 못했다. 제방권과 상류지역 도로와 가까운 곳만 낚시를 한 흔적이 있을 뿐 중류 논자락 포인트는 거의 생자리 상태였다. 어느새 일조시간이 많이 짧아져 나는 서둘러 제방 우측 홈통지역에 자리를 잡고 대편성을 하였다. 물색도 뽀얗고 수심도 1m 내외로 적당한 포인트였다. 내 기대에 부응하듯 대편성 중에 찌가 세 마디 정도 오르더니 슬그머니 옆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곧바로 챔질하여 첫수로 7치급 붕어를 만날 수가 있었다. 벌써 새우미끼에 입질이라니 밤낚시가 기대되었다.
찌불을 밝히고 본격적인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간간이 6~7치 붕어가 낚였지만 대편성한 자리가 높아 붕어를 들어 올리다가 연안 수초에 떨어지기 일쑤였다. 밤 9시반경 좌측 연안 줄풀 가까이 붙여 놓았던 찌가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두 마디 올리고 옆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챔질하는 순간 낚싯대로 전해오는 묵직함이 월척임을 알 수 있었다. 그냥 들어 올리자니 붕어의 무게로 주둥이가 찢어질 것 같아 우선 수초 위에 올려놓고 원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올려보니 체고가 높고 위풍당당한 35cm 월척붕어였다.
이후로 자정시간까지 소강상태로 있다가 새벽 1시쯤 되어서 또 입질이 시작됐다. 이번에도 우측 연안 줄풀 가까이 붙여 놓았던 찌가 거침없이 올라오더니 32m 월척붕어가 솟았다. 가끔 찾아오는 입질에 새벽 4시까지 월척붕어 두 마리를 더 추가했다. 이날 입질은 깊은 수심보다 거의 줄풀이 있는 연안에서 나타났다.
내가 문암지를 다녀간 사흘 뒤인 9월 21일 김중석 기자를 포함한 평산가인 회원 네 명이 문암지를 찾았고 김중석씨가 낚은 33cm 붕어를 비롯해 월척 3수와 준척급 이하 30여 수의 조과를 거두었다.

▲ 9월 17일 필자가 혼자 출조해 거둔 밤낚시 조과.                ▲ 필자가 10월 1일 중류에서 낚은 31cm 붕어를 보여주고  

35, 32cm 월척을 낚았다.                                                     있다.
  

찌톱 두 마디 올린 입질이 모두 붕어였던 것을…!

나는 추석이 지난 10월 1일 다시 문암지를 찾았다. 날씨는 을씨년스러웠고 그 사이 몇 차례 내린 비로 수온이 내려가 있는 듯하였다. 이번엔 마름수초가 듬성듬성 있는 중류에 포인트를 잡았다. 미끼는 새우와 참붕어를 함께 사용하였다. 초저녁엔 입질이 없었다. 새벽 1시경 정면의 찌톱이 수면 위로 다 올라서있는 입질을 보고 챔질하여 31cm 붕어를 낚았다. 아무래도 기온이 떨어지면서 붕어의 활성도가 약해진 듯하여 죽은 새우로 미끼를 전부 교체하였다. 그런데 미끼를 교체한 후 찌가 두 마디 정도 올리다 뚝 떨어지는 입질이 자주 나타났다. 그런 입질이 수상쩍어 미리 준비를 하고 있다 찌가 올라올 때 놓치지 않고 챔질을 하니 9치 붕어가 낚여 올라왔다. 아뿔싸! 지금껏 전부 붕어 입질이었던 것이었다.
시간은 어느새 새벽 4시를 지나고 있었다. 순간 맨 좌측에 있던 찌가 벌러덩 누워버리는 게 아닌가! 곧바로 챔질하고 낚싯대를 세우니 수면을 박차고 튀어 오르는데 분명 가물치는 아니었다. 수면 위를 튀며 계속 바늘털이를 하는 녀석은 50cm급 배스였다. 연안으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수초무더기 속으로 파고드는 바람에 그만 바늘이 빠지고 말았다. 그 소란 이후 더 이상의 입질은 들어오지 않았다.
아침이 되어서 광주에서 온 서종식씨가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씨는 추석 전에 출조해서 33~36cm 월척붕어를 두세 마리 낚았다고 한다. 어제 밤낚시는 신통치 않았고 아침에서야 지렁이 미끼에 6~8치 붕어를 10여 수 낚았는데 간혹 오전에도 월척이 낚인다며 낚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자 제방권에서 떡밥낚시를 즐기는 현지 낚시꾼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안타깝게도 문암지에는 언제부터인가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블루길 성화가 심하지 않아 생미끼를 쓸 수 있고 생미끼가 아니라도 옥수수 미끼를 사용하여 붕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 제방 우측에 앉은 나광욱씨의 파이팅 모습.

가는 길 함평 해보면에서 22번 국도와 24번 국도 그리고 383번 지방도를 이용해 해보면소재지 문장사거리로 간다. 사거리에서 예덕리 고분군 방면으로 1.2㎞ 진행하여 도로 우측 문장 3.1운동만세공원을 끼고 우회전하여 500m 진행하면 문암지 제방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