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CHALLENGE

JETSKI FISHING

최무석

지금 강릉에선 제트스키를 타고 낚시를 하는 ‘제트스키피싱’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새로운 장르를 체험해보자.

윤창포씨가 제트스키에 로드 아이스박스 등 낚시장비를 갖추고 포인트를 탐색하고 있다.

제트워터 방식으로 임펠러를 통해 동체 바닥에서 물을 빨아들여 압축한 다음 그 물을 세게 분출하는 힘으로 운행하는 기구를 제트스키라고 한다. 이 제트스키는 1972년 모터사이클 회사인 일본 가와사키에서 처음 발명했다. 80년대 초부터 세계 각국에 보급되어 해양레포츠 아이템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강상제(한강에서 지내는 제사)에서 첫 선을 보였고 해를 거듭할수록 제트스키 마니아들이 늘어나 이제는 제트스키가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인 해양레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이 제트스키가 단순히 수상에서 질주하는 레포츠에 그치지 않고 미국, 호주, 뉴질랜드 같은 나라에서는 얼마전부터 제트스키와 낚시를 접목해 ‘제트스키피싱’이란 장르로 발전 시켜나가고 있었고 그 제트피싱이 우리나라에도 상륙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강릉에서 학원업을 하며 네이버카페 카약캠프(매니저 김성진)에서 카약커로 활동하고 있던 김현(닉네임 데미)씨가 2014년 9월에 첫 시도를 하면서 제트스키피싱이 소개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걸음마단계라 제트스키피싱 앵글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김현씨는 평소에 친구들과 어울려 가끔 제트스키를 함께 탔다. 패들링으로 카약피싱을 즐기고 있던 입장에서 제트스키의 속도감에 매료. 그리고 운항중에 롤링이 적어 낚시를 할 때 카약 보다 제트스키가 편의성과 안정성이 높아 보여 유튜브를 통해 제트스키피싱 영상을 찾아 기본적인 지식을 익혔다. 먼저 제트스키를 구입하고 제트스키에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설치할 피싱랙을 구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어 미국의 사이트를 검색해 찾았으나 해상운송비, 관세 등 제반비용을 포함해 50만원이 넘는 금액이 들어 차라리 자체제작을 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재료비 3만원으로 자작하여 피싱랙을 만들고 어탐기를 설치하는데 성공. 그 후 제트스키피싱을 시작하자 카약캠프 동호회 멤버들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2015년 봄에 카약캠프 매니저인 김성진씨와 회원 윤창호도 제트스키를 구매하게 되어 셋이서 오늘날까지 강릉을 무대로 꾸준하게 제트스키피싱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강릉 안목해수욕장 앞을 질주하는 제트스키.

비교할 수 없이 뛰어난 안정성

필자는 이러한 사실을 올해 6월에 열린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의 정기출조 때 들을 수 있었다. 김현씨는 직접 제트스키를 싣고 와서 제트스키피싱을 선보였는데 필자는 그것이 신기하기도 하여 실체를 살펴보고 싶다고 하니 강릉에서 시연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6월 24일 오후에 강릉으로 올라가 제트스키피싱 관련자들과 대화를 통해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이튿날 아침 6시부터 제트스키피싱을 촬영할 수 있었다.

강릉 안목항에서 제트스키를 런칭하여 송정해변, 경포해변, 사근진해변을 거쳐 사천해변까지 연안 모래밭 지형의 광어 포인트와 깊은 수심대의 자연어초를 골고루 탐색해 나갔다. 필자는 카약캠프 회원 이한현씨의 콤비보트를 타고 일행들을 따라나섰다. 이날 동원된 제트스키는 3인승 3대. 각각 한 사람씩 타고 낚시를 했다. 제트스키는 1인승과 다인승이 있지만 낚시용으로는 3인승이 가장 적당하다. 3인승은 두 명이 함께 낚시는 할 수 있으나 수납 등 공간 확보에 다소 불편함을 느껴지기도 하여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타는 게 가장 능률적이다.

필자가 낚시하는 과정을 살펴보니 일어서서 낚시를 하거나 앉아서 낚시를 하거나 전혀 불편해 보이는 장면이 보이지 않았다. 큰 배가 옆으로 지나가면서 파도를 높게 일으켜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액션을 주거나 낚은 물고기를 제압 또는 랜딩하는 과정에서도 제트스키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외국의 경우 돛새치 트롤링도 제트스키로 많이 한다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인승 제트스키에 부인과 함께 탑승한 윤창호씨.

미국, 호주에서 낚시 장르로 발전

제트스키의 놀라운 능력 중 하나는 수심이 30cm 이상이라면 어디든지 운항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어장줄 같은 장애물에 걸리지 않고 쉽게 타고 넘을 수 있다. 배낚시의 경우 신속한 포인트 이동이 그날의 조과를 좌우하기도 하는데 제트스키는 자동차의 터보와 같은 슈퍼차저(Superchager)가 장착되어 있어 순간 출력이 높아 포인트를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었다. 필자가 탑승한 60마력 엔진의 콤비보트로는 제트스키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다.

광어낚시를 할 때는 제트스키의 시동을 끄고 바람이나 조류에 따라 흘리면서 공략해 나가는 방법으로 탐색했다. 그러나 어초나 암초를 공략할 때는 신속한 포인트 재진입이 필요해서 시동을 켜고 이동했다. 제트스키는 선회반경(거의 제자리에서 회전이 가능하다)이 극도로 짧기 때문에 포인트 재진입도 너무 빠르고 수월한 것이 장점. 그리고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시속 5~6km/h 속도로 서서히 이동할 수도 있었다.

위에서 살펴본 몇 가지 특징 이외에 제트스키피싱의 장점을 열거해 보면 제트스키는 수상 오토바이로서 조작 방법이 간단하다. 그리고 태풍이 왔을 때 유일하게 인명구조용으로 쓰일 정도로 제트스키는 파도에 뒤집어졌다가도 다시 세워서 탈수 있고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제트스키를 이탈했을 때는 몸에 지니고 있던 자석식 시동키가 엔진으로부터 멀어지면 제트스키의 시동이 자동으로 커지기에 안전성이 보장된다. 해상사고의 위험성이 모터보트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모터보트에 비해 공간이 협소하고 어창이 없어 물고기를 살려오기가 어렵다. 그리고 바다낚시에서는 파도가 거친 날은 온몸에 바닷물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제트스키피싱에 필수 요건들

이날 시연 과정을 지켜보면서 시연에 참여한 3인승 제트스키가 255마력부터 300마력의 엔진이 장착되어 있어 유류비가 감당이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단순히 제트스키만 할 경우는 최대 100km/h 속도까지 달리기에 휘발유 소요가 많겠지만 낚시를 할 경우는 평균 50~60km/h 속도를 유지하기에 모터보트 50~60마력 휘발유 소요량과 비슷하다고 하였다. 마력수가 엄청 높은데 유류 소요가 모터보트 보다 적게 드는 이유는 모터보트보다 몸집이 적어 가볍기 때문이다. 다만 터보 방식처럼 슈퍼차저가 장착되어 있는 제트스키는 슈퍼차저가 순간 출력을 높여주는 기능을 하기에 급발진하면 유류 소요가 많아진다.

제트스키피싱에 따른 필수적인 장비와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어탐기와 GPS다. GPS는 포인트 저장뿐 아니라 안전과 직결된다. 해무가 낀 날 망망대해에 GPS가 없다면 표류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장치는 운전석 앞쪽에 설치가 가능하다.

둘째 아이스박스를 고정시켜줄 수 있고 로드홀더가 부착되어 있는 피싱랙을 설치해야 하고 제트스키에 여러 가지 물건을 넣어둘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으나 낚시 특성상 낚시 용품을 수납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구명동의 착용이다. 구명동의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카약용 구명동의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겨울에는 드라이슈트 착용으로 체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넷째 반드시 동력수상레져 조정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광어를 낚아서 보여주고 있는 윤창호씨.

중고제품은 1000만원 이하

여섯 시간 동안 시연을 하면서 해무가 자욱하게 낀 탓에 풍성한 조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제트스키피싱의 장점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제트스키는 물 위에서 스피드를 즐기는 장비로 낚시가 잘 안될 때 질주의 스릴을 즐길 수 있고 특히 여름철에는 땅콩보트 같은 것을 끌어주며 물놀이하기에도 좋다.

마지막으로 가격이 궁금할 것인데 생각만큼 고가는 아니다. 슈퍼차저가 달린 3인승(255~300 마력) 제트스키는 시중 가격이 2500~3000만원이나 중고는 1000~150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제트스키피싱만 한다면 슈퍼차저가 달린 것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므로 슈퍼차저가 없는 3인승은 160마력 정도로서 새제품이 시중 가격 1500~1600만원이며 중고로 구입하면 700~800만원이다. 가끔 더 저렴한 매물도 나온다고 하니 부지런히 검색하면 가성비 좋은 물건을 찾을 수도 있다고 한다.

제트스키피싱은 색다르고 다이나믹한 방법으로 낚시를 즐기고자 하는 앵글러들에게는 흥미를 끌 수 있는 장르이기에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등 선진국에는 피싱용으로 튜닝한 제트스키가 많고 제트스키와 결합해 탈 수 있는 보트도 생산되고 있으며 태양을 피하기 위해 미니탑까지 설치한 제트스키가 등장하고 있다.■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cafe.daum.net/sealure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