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_횡성 금계천 학담보

섬강 상류의 에어컨 낚시터

박 일 객원기자

▲한폭의 풍경화처럼 수려한 경치 속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김동원씨.

▲금계천 학담보의 붕어들. 6~9치급이 주종으로 낚였다.

▲학담보 공터 바로 앞에 낚싯대를 펼친 염칠규씨.

불쾌지수는 이미 위험 수치를 초과한 지 오래. 올 여름 100년 만에 찾아온 살인적인 더위가 계속되어 주말이 되어도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벌써 2주째 에어컨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7월 20일 강원도 계곡으로 피서낚시를 갔다 온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이 더위에도 밤에는 이불 없이 잠을 못 잘 정도로 서늘하고 사람도 별로 없는 한적한 데다 낚시도 잘 되는 곳을 다녀왔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강원도 횡성군 섬강 상류에 있는 금계천이란 곳의 어느 보라고 했다.
필자에게 연락을 준 후배는 오지나 한적한 곳을 찾아 장박낚시를 즐기는 꾼인데, 그의 제보는 신뢰도가 꽤 높은 편이라 알려준 장소와 위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7월 21일 주말을 이용해 강원도 횡성으로 떠났다. 열대야가 없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리라!

온갖 강고기에 마릿수 붕어, 그리고 월척까지!
중앙고속도로 횡성IC에 내려 공근면을 지나 우측에 낀 금계천을 따라 올라가니 후배가 일러준 포인트에 도착하였다. 시간은 오후 4시. 이날도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였는데, 도착한 보는 한 눈에 보기에도 대물들이 숨어 있을 만한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이곳 주소는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학담리로 나중에 단골낚시인들에게 물어보니 마을 이름을 따 학담보라고 불렀다. 폭은 30~40m, 낚시 구간은 400m 정도 되어 보였다. 다만 도로변 공터에 주차 후 물가까지 80m 정도 낚시짐을 메고 도보로 가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낚시짐을 메고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니 물가에는 텐트를 여러 동 칠 수 있을 만한 공터가 나왔으며 연안에서 7~8명 정도는 거뜬히 낚시할 수 있었다. 일행과 함께 짐을 옮기고 텐트부터 쳤다. 그리고 낚싯대를 편성하였는데, 염칠규씨와 필자는 편안한 공터 앞에서 낚시를 하였고 나성호씨와 김동원씨는 하류 쪽 후미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연안의 수심은 1m 내외였지만 조금만 나가면 3~5m로 깊어졌다. 가족들의 몰놀이 장소로는 위험해 보였다.
섬강 상류라 자원은 많은 듯 보인다. 오후 시간부터 물고기가 낚이는데 피라미, 모래무지, 마자, 돌고기. 꺽지 등 강계에 서식하는 물고기가 대부분 낚이는 것 같았다.
한낮에는 별다른 입질이 없었고, 오후 늦은 시간이 되니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씨알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간혹 8~9치급 씨알도 섞여 올라왔다. 오후 5시가 넘어가자 날씨도 제법 선선해졌다. 다양한 종류의 강고기가 낚여 여름철 천렵과 피서에는 적합한 장소 같았다.
이날 밤낚시에서는 지렁이, 깻묵, 보리계열 떡밥과 글루텐, 옥수수 등 다양한 미끼를 사용해보았는데, 씨알 큰 붕어는 지렁이 여러 마리 꿰기나 옥수수 미끼에 나왔다. 다른 미끼에는 강고기들이 주로 낚였다. 붕어들은 3칸 대 이하 짧은 대로 3m 이내의 수심을 노린 갓낚시에 잘 낚였다. 밑걸림이 없어 쌍바늘 짝밥낚시를 시도했는데, 효과가 매우 좋았다. 밤낚시에서 거둔 조과는 30~35cm 사이의 월척 붕어 4마리, 6~9치급 붕어 30여 수, 그밖에 꺾지와 메기를 비롯한 강고기는 마릿수로 낚였다.
섬강 상류에 있는 금계천에는 10여 개의 보가 있는데 이곳 학담보는 금계천 중류에 위치해 있었다. 맑은 물과 수려한 경치 속에 작은 동산이 숲을 이루고 있어 그늘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시원한 낚시터였다.

가는길 제2영동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춘천 방향으로 가다 횡성 인터체인지에서 하차한다. 톨게이트를 나와 ‘양평, 홍천’ 방면으로 빠진다. 공근면소재지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갈래길에서 ‘동면’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빠진다. 작은 삼거리에서 우회전한 뒤 500m 정도 가면 우측에 공터가 보이는데 이곳에 주차 후 걸어서 이동하면 연안에 닿는다. 내비주소는 횡성군 공근면 학담리 산 3-1(주차 공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