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_철원 남대천 화강

최전방의 비밀 붕어터를 가다

박 일 객원기자

▲가을밤 별빛으로 빛나는 화강의 밤낚시 풍경.

▲철원에 사는 남진규씨가 화강에서 낚은 37cm 붕어.

▲문준호씨가 아침 시간에 낚은 34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때깔 고운 화강 강붕어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강 이름은 무엇일까? 바로 남대천이다. 강원도 철원의 남대천, 강릉의 남대천, 양양의 남대천, 전북 무주의 남대천, 경북 의성의 남대천, 울진의 남대천 등 무려 6개나 되는 남대천이 있다. 그중 수도권 붕어낚시터로 주목받는 곳은 철원 남대천이다.
북한의 평강고원에서 발원하여 김화, 와수리, 철원을 거쳐 흐르다 한탄강으로 흘러드는 남대천은 물이 맑고 풍광이 뛰어난 강으로 수량이 비교적 풍부하고 어자원이 많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말인 9월 1일 낚시 후배인 문준호씨와 선배 최창현씨와 함께 남대천 최상류로 합류하는 줄기 중 하나인 화강에 있는 보를 찾았다. 내게는 수년 전 즐거운 낚시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화강은 북한 쪽에서 흘러와서 철원군 김화읍소재지 옆에서 남대천에 합류한다. 삼팔선 전방에 있는 지역이어서 위성지도로는 위치 찾기가 불가능한 곳이지만,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며 어렵게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예전에 찾았을 때에는 강가에 논과 밭이 조금 있었는데 그 자리에 아담한 집 한 채가 지어져 있었고, 낚시터 주변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새 집에 사는 부부가 도시생활을 접고 귀촌하였다고 한다.
예전에 한 번 뵌 적이 있어 인사를 드리니 반갑게 맞아주신다. 즐겁게 낚시하고 주변 정리만 잘하고 가라며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이곳은 김화읍 와수리에 있는 학포교 바로 윗 보인데 들어가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아 숨겨져 있는 포인트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낚시인 몇 명이 먼저 와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4짜급 붕어가 떼를 지어 유영해”
우리 일행도 보 최상류에 자리를 잡고 대편성을 하였다. 이곳은 주차 후 조금만 걸으면 낚시할 수 있는 곳으로 상류인데도 수심은 깊은 편이다. 2m 내외 수심에 모래와 뻘이 섞인 마사토 바닥이며 연안을 따라 말풀과 마름이 빼곡하게 들어 차 있어 붕어의 은신처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곳은 옛날부터 대물붕어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지만 피라미, 갈겨니, 누치, 마자 같은 강고기들이 많아 미끼 선정을 잘 해야 한다. 우리는 2.5~3.6칸 정도의 낚싯대를 4~5대씩 펴고 낚시를 시작했다. 미끼는 글루텐 중에서도 딸기글루텐이 잘 먹힌다. 옥수수도 먹히는데, 단단한 것을 골라 사용해야 잡어 성화에 버틸 수 있다.
낮에는 포인트 정리와 채비 점검을 하고 해질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낚시를 하였는데 초저녁부터 밤 10시 사이에 입질이 가장 왕성하게 들어왔다. 특히 케미를 꺾은 직후부터 한 시간 동안 허리급이 넘는 토종붕어를 네 수나 낚았다. 체색이 아름다운 황금붕어를 3명이 골고루 입질을 받았다.
낮에 후배가 언덕 위에 올라갔다가 붕어가 떼를 지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였는데 전부 4짜급 붕어더라고 했다. 밤 10시가 넘어 잠시 뜸했다가 12시가 넘은 시각 후배 문준호씨가 37cm를 낚았다. 그 뒤부터는 7~8치급 붕어기 간간이 낚였다. 그러다 동틀 무렵에 또다시 허리급 붕어가 출현, 36, 37cm 두 마리를 추가할 수 있었다. 그 외 50cm 정도 되는 메기와 자라, 마자, 모래무지 같은 강고기는 헤아릴 수 없이 낚았다.
단골낚시인들의 말에 따르면 이곳 철원 남대천은 장마 직후부터 10월 말까지가 피크타임이며 이 시기에는 4짜 붕어도 자주 낚인다고 한다. 그리고 올 여름에 50cm 중반 붕어도 낚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낚시터 바로 옆에 있는 귀촌하신 노부부에게 부탁하면 간단한 식사도 제공받을 수 있다.

가는길 서울에서 갈 경우 구리포천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신북IC에서 43번 국도를 갈아 타고 철원까지 간다. 김화읍사무소가 있는 학사교차로를 지나 100m 정도 진행하다 좌회전한 후 70m 가다 다시 우회전하면 43번 국도 아래 토끼굴을 지나게 된다. 이곳에서 1.2km 직진하면 목적지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주소는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학사리 산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