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_여수 승월지

 

 

돌산도 특급, 2년 전 해금

 

 

김중석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였다가 2년 전 다시 낚시인들에게 돌아온 승월지 제방권 모습.

김진철(촤측), 김성태씨가 밤새 올린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취재일에 70% 수위를 유지한 승월지의 우안. 만수 때는 드러나 있는 턱 주변이 포인트가 된다.

김성태씨가 어둠속에서 찌불을 주시하고 있다.

승월지에서 필자가 사용한 채비. 군계일학의 슬림찌 업다운 중자와 20cm 길이의 목줄을 사용했다. 예민한 저부력 채비에

  입질이 시원했다.

 

 

여수는 바다낚시 메카이지만 민물낚시터로는 불모지로 여겨져 왔다. 그런 여수 지역에 최근 붕어낚시인들이 꾸준히 드나들면서 여러 낚시터가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복산지, 풍류지, 덕곡지, 관기지다. 모두 외래어종이 유입된 한방터로 유명해 시즌만 되면 골수 대물 낚시인들의 차지가 되고 있는 곳들이다.
그런 와중에도 마릿수 손맛을 원하는 낚시인들은 알려지지 않은 손맛터를 찾아 재미를 봐왔다. 그 중 하나가 돌산도에 있는 승월지다. 승월지는 오래전부터 저수지 인근의 서기마을, 덕곡마을, 승월마을 등 3개 마을에서 원앙새 군락지라는 이유로 낚시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그리고 주민들이 붕어 치어를 방류한 뒤 펜션단지와 어울린 민물낚시 특화구역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낚시를 금지시켜왔다. 그러나 관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자 2017년부터 낚시인들에게 개방되었다. 주민들에 의해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여 있을 당시에도 순천과 여수 낚시인들이 밤에 조용히 들어가 ‘도둑낚시’를 즐겨왔던 곳이다.

 

마릿수가 아니라 kg 단위로 붕어가 낚인다고?
최근에는 광주의 열혈 대물꾼 장경준씨가 7월 중순 단독 출조해 준척 월척 붕어를 50여 마리나 낚아냈다. 장경준씨에게 그 소식을 들은 나는 승월지 취재를 계획하였다. 
승월지가 있는 돌산도는 여수에서 거북선대교를 건너 진입한다. 돌산읍 방면 17번 국도변 좌측에 있는데 행정구역은 돌산읍 서덕리이며 수면적은 3만3천평짜리 준계곡지다. 인근 봉황산(460m)과 수죽산에서 흘러든 물을 수원으로 하고 있으며 승월지 아래에는 농경지가 적어 가뭄에도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
출발하기에 앞서 여수 풍류조우회 이상용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승월지에 대한 정보를 물었다. 이상용 회장은 “낚시금지에서 풀린 작년부터 출조해본 결과 토종터이면서 마릿수 재미가 가장 좋은 곳이었다. 8월 말인 지금은는 6치부터 8치까지가 주종이지만 추석 이후 서늘해지면 새우에 월척 이상의 굵은 붕어를 마릿수로 만날 수 있어 기대되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승월지에서는 마릿수 개념이 아닌 kg 단위로 붕어를 낚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하룻밤에 10~15kg씩 낚는 게 예사라는 것이다.
8월 25일 평산가인 전남지역 회원들과 승월지를 찾았다. 19호 태풍 솔릭이 지나간 직후라서 만수위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수위는 70% 수준에 머물렀다. 생각보다 여수 지방에 비가 적게 온 듯했다. 상류 일부 지역은 바닥을 드러냈고 배수가 진행 중이라 상류 일부 구간에서는 찌를 세우기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제방을 중심으로 좌우 중하류 연안에 포인트를 잡고 대를 펴는데 자리별 수심 기복이 심했다. 얕은 곳은 1m 남짓이었지만 깊은 곳은 4m가 넘는 곳도 있었다.
대를 편성하며 연안을 살펴보니 낮인데도 새우가 많이 보였다. 장경준씨의 말로 새우빨이 좋은 곳이라더니 뜰채로 긁어도 한 줌씩 채집될 정도로 새우가 풍부했다. 장마 직후라 그런지 씨알이 잔 게 다소 흠이었다.
대를 모두 편 오후 3시 무렵. 좌안 중류에 앉은 이재근씨가 가장 먼저 입질을 받아냈다. 이재근씨는 바닥이 고르지 않아 찌 세우기가 어려웠다고 했는데 그 바람에 낚싯대 칸수를 조절해가며 수심이 일정한 수중턱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너무 멀리 치면 갑자기 깊어져서 끊어 치는 방법으로 수중턱에 찌를 세웠고, 첫 미끼를 꿰어 던질 때부터 입질을 받아 해가 넘어갈 때까지 무려 30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씨알은 7~9치급. 3칸~4칸 사이의 낚싯대로만 올린 조과다.
그런데 그가 받은 입질의 80%는 끌려가는 입질이었다고 한다. 수중턱의 경사가 원인 같았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찌톱을 서너 마디 더 노출해 놓으면 빨려 들어가는 입질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해줬다.
17번 국도변에서 가까운 제방 끝자락 석축에 좌대를 편 필자에게도 뜻하지 않는 입질이 왔다. 수심 체크를 위해 찌를 세우는 도중 찌가 그대로 빨려 들어가며 초릿대까지 옆으로 휘어지는 게 아닌가. ‘빈 바늘이었는데 뭐지?’하면서 낚싯대를 들어 올리자 9치급 붕어가 물고 있었다. 그 순간 “붕어의 개체수가 얼마나 많던지 빈 바늘에도 붕어가 낚인다”고 이야기해줬던 풍류조우회 이상용 회장의 말이 떠올랐다. 건너편에서는 이재근씨가 연신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는데 심한 배수에도 불구하고 붕어가 새우의 꼬리에 꼬리를 탐하며 물고 늘어졌다.
케미를 꺾을 시간인 밤 7시경. 옆 자리 이해석 회원의 자리에서 쉬~익 하는 챔질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지는 것이 보였다. 이해석 회원은 “수심이 4미터라서 그런지 째는 힘이 대단하다”며 천천히 손맛을 즐기고 있었다. 계속 7~8치급만 낚다가 모처럼 큰 씨알이 걸리자 신이 난 것 같았다. 계측자에 오른 붕어는 32cm였다.

 

새벽 폭풍에 날아간 100마리의 꿈
밤이 깊어지자 태풍 뒤끝의 바람도 없어지고 잔잔해졌다. 가끔씩 붕어를 끌어내는 요란한 물소리가 저수지에 울려 퍼질 뿐이었다. 그러나 자정 무렵 산들바람이 일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이 거세졌다. 새벽 두 시경에는 파라솔이 뒤집어질 정도의 강풍으로 변했다. 우리는 당황하기 시작했고 먼저 차에 들어가 눈을 붙였던 회원들의 파라솔이 날아가고 급기야 좌대가 엎어지는 불상사까지 일어났다. 나는 필사적으로 파라솔을 붙잡았고 물결이 크게 일렁이는 와중에도 찌를 응시했다. 여명이 밝아올 즈음에는 비까지 내리면서 바람은 멈출 줄 몰랐다. 
바람은 아침 8시가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잔잔해졌다. 일요일 오전까지 낚시를 해보면서 낮낚시까지 해볼 계산이었으나 새벽에 전쟁을 치루는 바람에 모두 지쳐 그냥 철수하기로 했다. 취재일 가장 많은 붕어를 많이 낚은 이재근 회원은 폭풍에 살림망이 수장되면서 50여 마리의 붕어 중 절반 이상이 탈출하였다. 밤새 100마리를 채워보겠다고 기염을 토하던 그였다.
승월지는 여수에서 거북선대교를 건너 향일암 방면으로 25분 달려야 도착하는 먼 거리에 있지만 확실한 붕어 손맛터로 추천하고 싶다. 

 

가는길 목포·순천간 남해고속도로 해룡I.C에서 여수 방면 17번 국도를 이용해 여수를 거쳐 거북선 대교를 건너면 돌산교차로이다. 이곳에서 돌산·향일암 방면으로 17번 국도를 따라 좌회전하여 14.4km를 가면 죽포삼거리. 여기에서 돌산읍 방향으로 우회전해 1.4km를 가면 좌측에 승월지 제방이다. 내비 주소는 전남 여수시 돌산읍 서덕리 933-3.

 


 

승월지의 쉼터

무인판매 컨테이너

 

승월지 상류 서덕리 교회앞 주차장 공터에 노란색 무인판매 컨테이너가 있다. 마을에서 운영 중인 시설로서 얼음과 커피,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을 비치하고 있었다. 가격은 1천원으로 동일했으며 이용 후 자율적으로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승월지를 찾을 경우 기왕이면 이곳에서 간식거리를 사주는 것도 주민과 낚시인이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