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 대산면 대죽리의  둠벙 이야기

32번 국도변의 둠벙이 문제

길옆이라 무시했더니 새우에 34cm 쌍둥이 월척

장재혁 객원기자·천류 필드스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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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에서 바라본 대죽리 둠벙. 수면 중앙부에 부들 군락이 넓게 자리 잡고 있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죽리엔 3천평 크기의 둠벙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마을 진입로에서 1km 떨어져 있는 마을 앞 둠벙이고 하나는 마을 앞을 지나는 32번 국도 옆의 둠벙이다. 마을 앞 둠벙은 많이 알려져 낚시인들이 제법 찾고 있지만 도로 옆 둠벙은 잘 가지 않는다. 길옆에 있어서 어자원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작년 7월 평산가인 회원 김성호씨가 새우 밤낚시를 해서 33cm 월척을 낚은 뒤로는 다시 보게 되었다. 제대로 낚시를 해보겠다고 벼르다가 지난 4월 25일에 둠벙을 찾았다. 
이곳은 예전에 가물치 양식을 하기 위해 파놓았던 곳이다. 지금은 가물치 양식을 하지 않아 낚시를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현지민에게 물어보니 수로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물이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동행한 이승엽씨와 함께 포인트를 훑어보았다. 수면 중앙엔 부들 군락이 넓게 자라 있다. 나는 도로 쪽에 앉아 중앙의 부들 군락을 노렸고 이승엽씨는 이곳의 유일한 갈대 포인트인 맞은편 중류에 앉았다. 대편성을 마치고 미리 담가 두었던 채집망을 확인해 보니 미끼로 쓰기에 적당한 크기의 암컷 참붕어와 새우가 여러 마리 들어 있었다. 산란을 앞둬 배가 볼록한 참붕어는 대물 붕어가 탐내는 먹잇감. 일단 참붕어를 꿰어 낚시를 해보고 여의치 않으면 새우로 바꿔보기로 했다.

▲동틀 무렵 34cm 월척을 낚아낸 이승엽씨가 붕어를              ▲대죽리 둠벙에서 새우에 낚인 34cm 쌍둥이 월척.
보여주고 있다.

참붕어 기대 접고 새우부터 써볼걸!

해가 뉘엿뉘엿 모습을 감출 무렵 정면 부들 새순에 붙여 놓은 4.2칸대에 입질이 들어왔다. 한마디 올리다 옆으로 끌고 들어가는 입질이다. 입질만 봐서는 붕어가 아닌데… 챔질을 해보니 동자개였다. 밤늦도록 동자개의 극성은 계속됐다. 둠벙 옆 도로는 차량 소통은 많지 않지만 대형 탱크로리가 종종 오갔는데 소음이 크고 진동도 심했다.
밤의 정적을 깨는 강한 챔질 소리가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물보라 소리가 대단했다. 이승엽씨가 34cm 월척을 낚은 것이다. 미끼를 물어보니 새우를 썼다고 한다. 나도 새우로 교체하기 위해 채비를 꺼내보니 잡어 성화에 참붕어가 많이 훼손된 상태였다. 나도 그냥 새우를 쓸 걸 후회가 됐다. 졸린 눈을 비비며 찌불을 바라보았지만 야속하게도 입질 한 번 없이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독곶 방면 29번 국도변의 대죽리 이정표. 여기를 지나 만나는 갈래길에서 좌회전하면 둠벙에 이를 수 있다.

여명이 밝아올 무렵 이승엽씨 자리에서 또 한 번의 챔질 소리가 들려왔다. 거세게 저항을 하는 놈은 34cm 월척. 밤에 낚은 놈과 쌍둥이다. 붕어는 산란을 마친 뒤인지 배가 홀쭉한 상태였다. 붕어 입질은 더 이상 없었고 해가 뜨자 잡어 성화가 심해졌다. 참붕어를 다시 꿰어보니 칼자루 크기의 가물치가 걸려 나왔다. 월척 두 마리가 낚였지만 개인적으론 붕어 얼굴을 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수면 중앙의 부들 군락은 보기엔 좋아 보였지만 너무 밀생해 있어 수초대 안쪽을 공략할 수 없었다. 바지장화라도 신고 수초작업을 하면 더 나은 조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를 빠져나와 서산 방면 32번 국도로 진입한다. 서산을 거쳐 지곡, 대산을 지나 대호방조제 방면으로 가면 도로 우측에 명지지, 화곡지가 차례로 보인다. 화곡교차로에서‘독곶’방면으로 좌회전해 2.6㎞ 가량 가면 대죽리 진입교차로가 나오고 곧이어 만나는 갈래길에서 좌회전하면 도로 우측에 둠벙이 보인다.
●전국낚시지도 128P C2  아이코드 202-852-2537
●조황문의 서산 우리낚시 041-454-7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