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지그에 걸려든 잿방어가 수면 위로 끌려오고 있다.

Lure Study

금속 루어의 아버지  METAL JIG

태생은 수동, 효과는 자동인 속전속결용 루어의 대명사 

I 조홍식 <루어낚시100문1000답> 저자 I

루어의 분류 중에 지그(Jig)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지그는 가장 무거운 금속 루어이며

멀리 던져지고 빨리 가라앉는 속전속결용 루어의 대명사다.

여기에는 러버지그(Rubber jig)나 페더지그(Feather jig)처럼 커다란 바늘에

납과 같은 금속으로 만든 머리를 붙이고 여러 가지 술이나 깃털을 단 형태도 있는데,

최근 가장 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메탈지그(Metal jig)다.

철저하게 꾼의 테크닉이 조과를 좌우하는 루어

물속에서의 운동감을 놓고 볼 때 메탈지그는 수동적인 루어라고 할 수 있다. 스푼이나 스피너, 플러그 등은 단순 릴링에도 수류저항을 크게 받아 격한 운동성이 자동적으로 나타나지만, 밋밋한 형태인 메탈지그는 단순 릴링만으로는 운동성이 살아나지 않는다. 그래서 낚시인이 낚싯대와 릴을 이용해 적극적인 액션을 가해주지 않는 한 쇳덩어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사용자의 테크닉에 따라 조과 차이가 크게 날 수밖에 없다.
메탈지그는 생김새는 스푼과 비슷하지만 더 공격적인 루어다. 체적은 작고 비중은 높다보니  수류 저항과 공기저항도 작다. 그렇기 때문에 깊은 수심을 공략할 때, 또는 강풍 속에서 원투를 요할 때 두각을 나타낸다.
메탈지그의 또 하나의 특징은 사이즈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움직임이 단조롭다보니 크기와 무게를 달리한 가지치기로 단조로움을 극복하려는 목적일 것이다. 1g짜리 극소형부터 500g에 달하는 헤비급까지 있다. 전갱이, 볼락낚시에 사용하는 마이크로 사이즈에서부터 남양의 참치나 심해 괴어를 낚는 수직지깅용 대형 사이즈까지, 대상어를 가리지도 않는 루어가 바로 메탈지그다. 이런 다재다능한 용도에도 불구 지금까지 국내에선 메탈지그를 저평가해왔다.
국내의 메탈지그 용도는 한정적이었는데 최근에야 빛을 보고 있다. 우리나라 루어낚시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쏘가리 낚시에서도 메탈지그는 거의 사용치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민물낚시에 있어서는 배스낚시가 도입된 이후 활발하게 사용됐다고 볼 수 있다.
바다에서는 농어 루어낚시가 인기를 끌면서 스푼 형태의 캐스팅 지그가 간혹 쓰이기는 했지만 역시 큰 임팩트는 주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부시리·방어 지깅낚시의 활성화 덕분이다.

▲1990년대까지의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한 메탈지그들. 투박하고 단순한 형태가 대부분이다.

서구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개량 발전

루어의 족보로 따지자면 서구에서는 취미로서의 루어낚시가 인기를 모으기 전에 이미 어로도구나 낚시용으로 메탈지그가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특히 대구, 광어, 참치와 같은 바닷고기를 낚을 때 높은 인기를 끌었다. 금속 소재 루어의 기본 형태를 스푼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메탈지그를 원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처럼 바다낚시용 메탈지그는 초기엔 서구제품이 주류를 이루다가 순식간에 일본제품이 시장을 장악하며 고급화되어 갔다. 그 발단은 199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PE 낚싯줄의 등장과도 연관이 깊다. 가늘고 강한 PE줄의 등장은 그간 공략이 어렵던 깊은 수심을 쉽게 노리는 계기가 됐고, 그와 더불어 낚시 포인트와 대상어가 확대됐으며, 그래서 이들을 낚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메탈지그의 개량도 함께 이루어진 것이다.
필자 역시 해외원정에서 사용하던 메탈지그는 미국 제품 일색이었으나 어느 순간 일본 제품으로 바꾸고 난 뒤부터는 확실히 조황이 좋아진 것을 느끼고 있다. 특히 근해에서 즐기는 지깅낚시, 주로 부시리나 방어를 낚는 지깅낚시 스타일을 정립한 것은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일본이다.
일본에서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날의 현대식 지깅 기술을 정립한 것은 90년대 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2001~2002년경부터 일본의 정립된 이론과 테크닉이 유입돼 확산됐다. 현재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아울러 이 다이내믹한 낚시 기술은 역으로 미국과 유럽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메탈지그 사용법

메탈지그의 용도는 크게 두 가지인데 캐스팅(Casting)과 수직지깅(Vertical jigging)이 그 것이다. 전자는 메탈지그를 원투해 사용하는 것이고 후자는 선상에서 수직으로 지그를 가라앉혀 사용하는 것이다. 캐스팅의 기본 동작법은 다음과 같다.
●저크&저크(Jerk & Jerk) : 원투 후 원하는 수심까지 메탈지그가 가라앉으면 낚싯대를 강하고 폭넓게 당기고(저크) 그 사이에 생긴 여유분의 낚싯줄을 재빨리 릴링해 감은 후 곧바로 다시 낚싯대를 저크하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때 메탈지그는 쉼 없이 빠르고 돌발적으로 움직인다.
●리프트&폴(Lift & Fall) : 지그가 가라앉도록 기다린 후, 바닥에서 뜀뛰듯 또는 일정 수심에서 상하로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이다. 지그의 동작 폭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직지깅 기법이 발달하면서 등장한 메탈지그 동작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위에 설명한 두 기법으로 압축되며, 이 두 가지를 기본으로 낚시인이 현장에서 적절한 조합과 응용으로 대처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또 다시 등장한 기법이 두 기법을 조화시킨 ‘콤비네이션 저크(Combination jerk)’다.
●페달 저크(Pedal Jerk) : 낚싯대를 채는 동작과 릴을 감는 동작이 쉴 틈 없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방법이다. 낚싯대가 위로 올라갈 때는 릴 핸들을 아래로 돌리고 낚싯대가 아래로 내려갈 때는 릴의 핸들을 위로 돌린다. 즉 양손이 교대로 격하게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동작의 반복이다. 마치 두 손으로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형태와 같다하여 이름 지어진 동작법이다.
●원피치 원저크(One-Pitch One-Jerk) : 낚싯대를 한 번 챔질하는 데 따라 릴을 한 번 감는 동작의 연속이다. 페달 저크와 달리 낚싯대와 릴의 핸들방향이, 즉 양손이 동시에 오르내리는 것이다. 지그의 폴링과 슬라이드 동작을 의식하여 개발된 방법으로서 저크의 폭, 저크 사이의 줄의 늘어짐과 릴링 속도에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다.

▲스플릿링에 어시스트훅을 연결한 모습.

▲쇼어지깅에서 많이 쓰이는 소형 메탈지그들.

▲길쭉한 형태의 롱지그들. 큰 폭의 슬라이딩 액션을 연출한다.

부시리·방어용 롱지그(Long jig)의 효과

부시리·방어낚시 때는 갈치 새끼나 꽁치를 연상시키는 길쭉한 형태의 메탈지그, 이른바 롱지그가 위력적이다. 롱지그는 부시리나 방어가 길쭉한 지그의 독특한 움직임에 관심을 보인다는 데이터가 속속 입증되면서 등장한 최신형 메탈지그다. 일본에서 롱지그가 최초로 제품화한 때가 2001년이니 이제 막 10년 정도의 역사밖에 안 된 셈이다.
일본의 큐슈 북부 나가사키현의 히라도지방은 부시리낚시로 유명한 장소다. 이곳은 일찍이 지깅낚시가 정착한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부시리낚시를 즐기던 ‘키라(吉良)’씨가 롱지그의 개발자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유명 루어 메이커 피셔맨(FISHERMAN)사의 지그를 사용하던 그는 입질이 없자 줄로 지그를 깎아 여러 형태로 개조한 뒤 많은 입질을 받았는데, 이후 길쭉하고 무게 중심이 중간쯤에 있는 롱지그를 개발해내기에 이른다. 자신의 이름을 따 ‘킬러지그’라고 이름붙인 이 지그는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현재 우리나라의 지깅 전문꾼들도 누구나 몇 개씩은 갖고 있는 루어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모든 롱지그가 키라씨의 제품을 기초로 탄생했다 해도 무방하다.
그럼 롱지그의 어떤 움직임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일까? 일반적인 메탈지그는 좌우 폭의 움직임이 좁지만 롱지그는 훨씬 큰 폭의 움직임으로 부시리를 유혹하는 게 급소다. 낚싯대를 큰 폭으로 치켜 올린 뒤 순간적으로 내려버리면 솟구쳤던 롱지그가 슬라이딩 액션으로 미끄러지는데, 지그의 상하 길이가 긴만큼 미끄러지는 거리나 폭도 크게 나타난다.
이것은 물속에 돌을 가라앉힐 때 작고 납작한 돌멩이는 빨리 가라앉지만 넓은 기왓장을 가라앉히면 좌우로 길게 미끄러지며 천천히 가라앉는 것과 동일한 원리다. 이런 큰 폭의 슬라이딩 액션을 부시리가 좋아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부시리용 지그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롱지그의 또 다른 긍정적 효과는 작은 힘으로도 큰 액션이 발휘된다는 점과 수중 낙하 속도가 동일 무게의 일반 메탈지그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또 깊은 수심일수록 무거운 지그가 필요하고, 무거운 지그일수록 낚시인의 체력적 부담은 커지기 마련이다. 체력소모는 시간이 갈수록 낚시인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결국 지그에 충실한 액션을 가하지 못한다. 당연히 입질이 나빠지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롱지그는 깊은 수심에서도 같은 무게의 일반 지그보다 걸리는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어 빨리 가라앉고 지그를 조작하는 힘도 적게 든다. 결국 빠른 입수와 작은 힘으로 지속적인 액션을 줄 수 있으므로 조과가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수직지깅에서는 어시스트 훅이 대세

메탈지그에 부착하는 바늘을 생각해보자. 메탈지그의 바늘은 스푼과 같이 루어의 뒤쪽에 장치하거나 앞쪽에 어시스트 훅으로 장치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수직지깅에는 단연코 앞쪽(위쪽)에 다는 어시스트 훅이 유리하다.
이것은 지그가 수중 바닥에 닿은 이후부터 시작되는 수직지깅에서 밑걸림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깨무는 것이 아니라 흡입하는 부시리나 방어의 입질 형태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민물낚시에서도 저수온기 배스낚시에서 지깅을 할 때 트레블훅보다 어시스트 훅이 유리한 점은 동일하다. 어시스트 훅은 지그의 라인아이에 직접 묶어도 되지만 바다낚시에서는 스플릿링과 솔리드링을 이용해 연결할 때가 많다.
다만 캐스팅의 경우에는 어종에 따라, 지그의 액션 속도에 따라 바늘 부착에 차이가 있다. 뒤쪽에 싱글훅(외바늘)이나 트레블훅(세발바늘)을 다는 경우는 일단 사용하기가 편리하다. 또한 물고기의 활성이 낮아 입질이 간사한 경우에도 이득이 있다.
이에 반해 지그의 앞쪽에 어시스트 훅을 단 경우는 활성이 좋은 고기라면 루어의 머리 부분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쉽게 잘 걸려든다는 점과 바늘에 걸린 후에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이빨이 날카로운 어종(삼치나 줄삼치 등)이 걸리면 파이팅 도중 이빨에 목줄이 끊어지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 그밖에 갈치낚시의 경우에는 위, 아래에 모두 바늘을 달기도 한다. 그러므로 바늘을 다는 위치는 낚시인의 경험치를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