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_대호 삼봉지

희한한 오름수위, 언빌리버블!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4월 13~14일 충남 당진시 석문면 삼봉리에 있는 대호 삼봉지로 출조했던 낚춘사랑 회원들이 대박 조황을 터트렸다. 산란기를 맞아 최상류 수로로 거슬러 오르는 붕어 떼를 맞닥뜨린 것이다.
13일 토요일 전남 무안으로 취재를 갔다가 오후에 올라오는 도중 안재규 회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 평생 이렇게 많은 월척은 처음 낚았다. 오늘 아침부터 오전 내내 소나기 입질을 받아 살림망을 가득 채웠으며 살림망을 들지 못할 정도이다. 아홉치는 5마리가 채 되지 않으며 전부 33센티부터 38센티 사이의 월척이다. 4짜도 한 마리 낚았다”며 그는 몹시 흥분되어 있었다.
나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오다가 다시 차를 돌려 대호만으로 향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해서 보니 안재규 회장의 조황은 베스트가 아니었다. 낚춘사랑 회원들을 불러 내린 수원의 최교식씨는 금요일부터 이틀 낚시를 하였는데, 안재규씨보다 두 배 이상 낚아 놓고 있었다. 안재규 회장과 동행한 최응천 고문과 지승원 카페지기의 경우에는 안재규, 최교식씨와 나란히 앉아 낚시를 하였는데 희한하게도 각각 8마리와 10마리만 낚아 대조를 보였다. 그리고 김유근씨는 아침에 4짜(42cm)를 낚고 바로 철수했다고 했다. 미끼는 모두 지렁이를 사용했다. 
내가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날이 저물었다. 밤이 되자 오후에 간간이 오던 입질은 거짓말처럼 뚝 끊어졌다. 밤 10시까지 낚시를 하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오전 8시경 낚춘사랑 회원 김유근씨(한칸 반)가 자신이 낚은 4짜(42cm)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낚춘사랑 회원들이 대박조황을 터트린 삼봉지 우측 상류 부들 밭 포인트. 수원낚시인 최교식씨가 찌를 주시하고 있다.

▲낚춘사랑 회원들이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살림망에서 붕어를 꺼내 펼치고 있다.

▲4짜 붕어도 2마리가 배출되었다.

“이렇게 많은 월척은 평생 처음이야!”
호황 현장은 삼봉지 상류에 있는 세 개의 수로 맨 우측에 있는 수로 입구였다. 수심은 80cm~1.5m 사이로 전역에 부들이 밀생해 있었고 군데군데 갈대도 발달해 있었다. 수로 남쪽에는 취재팀이 앉아 있었고 맞은편에는 붕찾사 동호회에서 시조대회를 열고 있었다.
삼봉지는 대호의 지류 중 한 곳으로 당진포리 하류로 유입되는 삼봉수로에 제방을 설치하여 중류에 해창지, 상류에는 삼봉지가 들어서게 되었다. 해창지와 삼봉지 사이에도 둑이 설치되어 있다. 해창지는 연안을 따라 일부 수초가 있으나 거의 맨바닥이며 삼봉지는 상류에 새물이 유입되는 긴 수로가 세 개 있는데, 수로마다 수초가 잘 발달해 있어 봄철 산란 여건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이날은 아침부터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다. 동이 트자마자 붕어 입질은 다시 살아나는 듯 보여 하루 전날 호황이 재현되나 싶었는데, 입질은 간헐적으로 들어왔다. 곧 비가 내릴 것 같아 사진 촬영부터 하였다. 안재규씨와 최교식씨는 힘들게 살림망을 들어 올려 붕어를 펼쳐보였다. 안재규씨는 30여 수, 박교식씨는 50여 수 되는 것 같았다. 대부분 월척이었다. 나도 정말 오랜만에 목격하는 호황현장이었다. 그리고 곧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소나기 입질을 받았던 하루 전날과 달리 이날은 낱마리 조과를 보였다. 취재팀은 한 시간 정도 낚시를 하다 오전 8시경 낚은 붕어를 전부 방생하고 철수하였다. 그 뒤로도 간간이 월척이 낚인다는 소식은 들려왔지만 취재만큼의 호황은 재현되지 않았다.

삽교호 물 유입과 산란기 맞물려 빅뱅
삼봉지의 호황은 4월 초에 시작되었다. 수원의 최교식씨가 4월 2일 오전낚시에 일행 한 명과 함께 가서 각각 20여수의 월척 붕어를 낚았고, 13일엔 낚춘사랑 회원들이 출조하여 대박조황을 터트렸다. 최교식씨는 3월 말 우연히 삼봉지에 들렀다가 이곳을 잘 아는 현지꾼을 만나 문제의 명당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올해 삼봉지의 대호황 원인은 오름수위로 추정된다. 대호는 가뭄에 대비하여 삽교호에서 수로관을 통해 물을 공급받게 되어 있는데, 그 물이 들어오는 곳이 삼봉지 최상류에 있는 성산리 펌프장이다. 그래서 매년 봄이면 모내기철을 앞두고 삼봉지에는 삽교호 물이 대량으로 유입되고, 삼봉지에 일단 저장한 물을 해창지를 거쳐 대호 본류까지 흘려보내면서 물을 공급한다고 한다. 올해는 4월 초부터 삽교호 물이 양수되어 삼봉지에 오름수위가 펼쳐졌는데, 취재일에도 이틀 동안 50cm 이상 수위가 높아졌다. 나는 삼봉지에 물이 유입되면서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많은 양의 물이 흐르는 희한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삼봉지는 해빙 직후부터 낚시가 시작되며 3~4월 두 달이 피크다. 매년 산란기를 전후해서 좋은 조과를 선보이는데, 특히 삽교호에서 물이 들어올 때 조황이 좋은 편이다. 그런데 올해처럼 폭발적인 조황은 그간 보기 힘들었다. 아마도 올해 꽃샘추위가 늦게까지 이어져 붕어들의 산란도 늦어졌는데, 날씨가 풀리고 바로 시작된 산란시기와 오름수위가 맞아 떨어지면서 폭발적인 조황이 전개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한 단골낚시인은 말했다.
산란기 호황은 삼봉지뿐만 아니라 해창지에서도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둘 다 잠잠하다. 삼봉지나 해창지는 5월에 들어서면 수온 상승과 함께 블루길의 성화가 심해져 낚시가 힘들게 된다. 그때부터는 대호 본류대로 낚시터가 옮겨진다. 그 후 가을이 오면 다시 삼봉지의 낚시가 시작되고 그때는 밤낚시에 조황이 좋다고 한다 .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로 진입하면 제일 가깝다. 취재팀이 낚시한 장소의 주소는 충남 당진시 고대면 당진포리 1676. 티맵으로 찾아가면 취재팀이 낚시한 장소로 안내해주며 다른 내비게이션으로 찍으면 취재팀 맞은편으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