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 허교2지

 

소쩍새 우는 조락의 밤

 

김현 아피스 필드스탭

 

붕어 산란도 끝나고 텅 빈 논에 물이 차고 모가 심어지는 농사철 배수의 시기가 왔다. 잦은 수심의 변화와 마름과 말풀 등의 수초를 비롯 따가운 햇빛, 모기 등의 어려운 여건을 극복해야 하는 힘든 시기가 지금부터가 아닌가 한다. 5월을 막 넘긴 배수기를 맞아 정읍 석우제, 고흥 점암지에서는 5짜, 4짜 붕어 소식이 전해져서 이러한 소식에 귀는 쫑긋하였으나 이미 입소문이 나서 많은 꾼들로 가득 차 있다는 정읍꾼 임정수씨의 조언을 듣고 황금무지개 김명일 회원이 추천한 조용하고 아담한 준계곡형 소류지를 출조지로 선택하였다.
약 한 달 전 황금무지개 김명일 회원 등 몇몇 회원이 출조하여 잔 씨알부터 월척급까지 마릿수 손맛을 보았던 곳이라고 한다. 마름이 수면을 완전히 덮기 전 손맛을 보기 위해 6월 1일 출조길에 나섰다. 광주에서 한 시간 남짓 도로를 달려 영암군 서호면 쌍풍리에 위치한 허교2지에 도착하였다.
허교2지는 약 2천평의 준계곡형 저수지로 붕어, 잉어, 메기, 살치 외에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배스가 서식하고 있어 미끼는 주로 옥수수나 글루텐떡밥을 사용한다. 사각형태의 허교2지는 상류권에 부들과 중류 연안에 뗏장수초가 조금 형성되어 있고 마름이 전체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상황이었다. 상류로 영암천의 물이 유입되고 있으면서 주변의 논에 양수기를 이용해 물을 대고 있는 관계로 다행히 수심의 변화 없이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듯하였다.

 

허교2지 상류 부들밭에서 어신을 기다리는 황금무지개 노송경 회원.

필자가 새벽과 아침에 낚은 월척 두 마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2천평 소류지에서 월척붕어 줄줄이

 

황금무지개 회원들과 텅 빈 소류지를 여유롭게 둘러본 후 상류 부들권, 중류 뗏장수초권, 제방권 등 고르게 포인트를 정하여 각자 대 편성을 하였다. 1m부터 3m부터 다양한 수심에 옥수수와 글루텐을 달아 찌들을 세웠으나 퍼져 있는 마름 줄기 사이로 미끼 안착이 쉽지 않다. 간간히 블루길의 잔 입질만 이어질 뿐 별다른 입질 없이 날이 저물어간다. 서둘러 저녁식사를 마치고 해질녘 붕어 입질을 받기 위해 모두 집중하였다.
찌불을 밝히고 밤 10시 무렵 상류 부들권에 자리한 노송경 회원이 33.5cm를 낚아냈다. 그리고 중류권 김명일 회원이 27cm, 제방권의 임대일 회원이 31cm 붕어를 낚아내기 시작하였다. 이후 자정을 넘겨 쌀쌀한 새벽 3시경부터 6시까지 상류, 중류, 제방권에서 고른 월척붕어 입질이 이어지면서 마릿수 조과가 형성되었다. 모두들 피곤함도 잊은 채 아침의 폭풍 입질을 기대하며 새로이 미끼를 꿰어 마름 사이사이 찌를 세웠다. 이후 햇살이 뜨거워지는 오전 10시경까지 준척급과 월척급 붕어 몇 수를 더 낚고 철수를 준비하였다.

부들이 자라 있는 허교2지 상류.

상류와 중류에서 낚인 월척붕어들.

 

이날 허교2지 중류권에 자리한 김명일 회원이 월척붕어 31~36cm 10여수로 가장 많은 마릿수 조과를 일구었다. 옥수수보다는 글루텐에 입질이 활발하였다. 가장 깊은 수심을 유지한 제방권에선 씨알과 마릿수 면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이곳 역시 글루텐에 붕어들이 주로 낚였다. 상류 부들권에 자리한 김상중 회원은 글루텐에 어분을 배합한 떡밥을 미끼로 사용하였는데 메기와 살치의 입질이 간간이 이어졌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미끼는 옥수수글루텐이 좋았고, 2m 수심권에서 씨알 굵은 붕어들이 마릿수로 나왔으며 새벽시간이 붕어 입질 골든타임임을 하룻밤 조락의 시간을 보내며 확인하였다.
이곳 소류지의 가장 큰 단점은 상류와 중류 접근 시 좁은 논두렁길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젖어서 무너지기 쉬운 논두렁이 낚시인들의 진입 과정에서 손상되면 일 년 농사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음을 명심하고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여름에는 마름이 빼곡히 차오르므로 마름이 삭아 내리는 늦가을 추수 이후 안전하게 출조계획를 세우는 게 현명하리라 본다.
내비주소 영암군 서호면 쌍풍리 3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