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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국내 최초

카본 낚싯대의 효시
해동 흑기사(黑騎士)

이영규 기자

국내 최초의 카본 낚싯대는 무엇일까? 그것은 1982년 봄에 출시된 해동산업(주)의 흑기사(黑騎士) 시리즈다. 글라스로드의 아성을 무너뜨린 흑기사는 1980년대 초 미국 나사에서 개발한 탄소 섬유로 제작됐다. 탄소 섬유인 카본은 무게가 유리 섬유의 절반 밖에 안 되고, 여기에 인장강도는 2.3배, 탄성은 4배나 높아 꿈의 소재로 불렸다.   

▲해동산업(주)의 흑기사 광고가 실린 낚시춘추 1982년 7월호의 뒤쪽 표지 광고. 2.5, 3, 3.5칸에 이어 4칸 대를 전격 출시하면서 광고를 새롭게 단장했다.

낚싯대 한 세트 가격이 80년대 과장 월급 절반에 육박
흑기사가 등장과 동시에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다. 초창기 카본 소재는 원단 값이 워낙 비싸 글라스로드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에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흑기사는 2.5칸, 3칸, 3.5칸이 출시됐는데 소비자가격이 2.5칸이 5만8천원, 3칸이 7만4천7백원, 3.5칸이 9만6천원으로 한 세트가 22만8천7백원에 달했다. 80년대 과장급 직장인의 월급이 50만원이었으니 흑기사 한 세트가 월급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는 셈이었다.
당연히 일반 직장인들은 엄두를 낼 수 없어 대중화는 느리게 진행됐다. 여기에 흑기사를 써본 낚시인들로부터 “낚싯대가 가볍기는 한데 너무 가늘고 약해 잘 부러진다”거나 “완카본대보다는 반카본대가 더 낫다”는 주장들이 낚시인 사이에 돌기도 했다. 카본 낚싯대를 처음 경험하다보니 나온 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