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격포 간출여에서
60.1cm 감성돔

최권희 격포낚시밴드 회원

천성적으로 물이 좋은가보다. 내가 설렜던 때는 늘 물가였던 것 같다. 유년 시절에 할아버지를 따라 다녀 본, 지금으로 말하면 근교 둠벙이나 수로 같은 곳을 찾아 야전텐트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에 부스스 일어나 할아버지께서 묶어놓은 잉어 한 마리를 보고 있으면 그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잉어 50cm 이하를 보통 ‘발갱이’라고 하지만 그때 나에겐 환상의 대왕 물고기였다.
그렇게 민물낚시 조력은 40년이 넘었고, 이제 보니 바다낚시도 10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민물낚시의 잔기술을 응용하며 바다낚시에 접목해가지만 바다는 그리 녹록치 않다. 하지만 나에겐 남들보다 우세한 어복이 있다! 이번에도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사정 없이 풀리는 드랙
5월 17일, 변산반도의 격포로 감성돔 출조에 나선다. 낚시인들은 오후에 갯바위로 나가기 위해 하나둘씩 낚싯배에 승선했고, 격포 내만에 있는 명인여, 노은여, 소여, 사자섬, 누에섬, 사당도 등 배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포인트에 차례차례 하선했다. 나도 주변 작은 간출여에 내렸다. 중썰물에 생각보다 빠른 유속이어서 1.5호 구멍찌로 세팅하고 조류에 흘렸다. 두 시간여 이렇다 할 입질은 없는데 지인들로부터 전화만 울려댄다. 대부분  손맛을 봤냐는 전화다.
유속이 제법 죽었다. 후다닥 원줄 2.75호, 목줄 1.75호, B찌로 바꾸고 목줄은 4m, 바늘에서 1m 위에 2B 봉돌 하나를 물려 반유동 채비로 흘렸다, 딱 기다렸던 물 흐름. 그리고 어신이 왔다. 인정사정없이 챔질을 하고 그 힘을 느껴볼 겨를도 없이 드랙을 사정없이 차고 나간다. 몇 분 정도 파이팅을 한 듯싶다. 놈이 처음으로 정체를 드러내자 다시 박아댄다. 대물을 본 순간 긴장은 더욱 고조되어 채비가 터질라 최대한 조심스레 랜딩을 했다. 그렇게 수면 위로 드러낸 모습은 가히 대물이었다.
항구 앞 낚시점에 도착하여 계측해보니 이게 무슨 일인가. 계측자에 올려보니 60.1cm가 나왔다. 아직 낚시를 은퇴하지 말라는 걸로 알고 다시 도전할 날을 기약해본다. 

문의 부안 격포낚시 010-5097-4793

철수할 때 60cm 감성돔을 들고 촬영한 필자.

계측자에 올린 감성돔. 60cm가 조금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