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 중리낚시터

에어컨 빵빵, 온수 콸콸
올여름은 고급 펜션 뺨치는
럭셔리 좌대에서

이영규 기자

본격 피서 시즌을 맞아 수상좌대낚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 추세로 돌아서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수상좌대가 건강도 지키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경치 좋고 시설이 현대적인 럭셔리 좌대는 고급 펜션을 대체 할 장소로 부각되면서 올 여름 피서낚시의 최고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포천 중리낚시터의 C형 수상좌대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맑은 물과 울창한 푸른 숲이 청정낚시터임을 대번에 알게 해준다. C형 좌대는 VIP 좌대와 더불어 가장 큰 규모로 5인용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많은 인원이 낚시할 수 있다.

전국에 수많은 좌대낚시터가 있지만 ‘럭셔리 좌대’ 순위로 볼 때 톱 순위에 랭크되는 곳이 포천의 중리낚시터다. 정식 이름은 중리테마낚시파크. 거창한 이름만큼 시설에 많은 투자를 한 곳으로 2015년까지 의암호에서 자갈섬낚시터를 운영했던 변귀환 씨가 운영을 맡고 있고 있다.
자갈섬낚시터는 당시에도 럭셔리한 좌대 시설로 화제를 모았는데 변귀환 씨는 그때 이미 ‘앞으로의 낚시는 패밀리피싱이 주도할 것’임을 예감했다고 한다. 즉 레저가 가족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대인 만큼 가족이 편하고 깨끗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한다고 판단하고 수상좌대를 고급 펜션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지난 2015년에 개장한 중리낚시터에는 현재 수상좌대만 27동을 운영 중이며 내부에는 대형 TV, 싱크대, 냉장고, 수세식 화장실, 온수가 콸콸 나오는 샤워시설은 물론 거실과 분리된 독립된 침실도 갖추고 있다. 좌대 외부에는 바비큐를 해먹을 수 있는 대형 테이블도 갖추고 있다.
변귀환 씨는 “낚시인들은 고기만 잘 나오면 그만이라고 생각이지만 가족은 그렇지 않습니다. 적어도 잘 꾸며진 고급 펜션급은 돼야 불만이 없거든요. 겉만 화려하고 예뻐서는 가족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고급 펜션만큼 편하고 시설이 깨끗해야 다음에 또 찾아오게 됩니다”라며 최근의 트렌드를 설명했다.

▲성제현 씨가 대형 잉어를 걸어 파이팅을 벌이고 있다. 가끔씩 잉어와 향어가 달려들어 화끈한 손맛을 안겨준다.

▲낮에 성화를 부렸던 피라미. 멍텅구리 채비를 해주면 아이들과 초보자가 쉽게 낚을 수 있다.

▲관리실 앞 배터에서 짐을 싣고 좌대로 출발하는 촬영팀.

▲1호 원줄로 70cm 가까운 향어를 끌어낸 성제현 씨.

 ▲도로에서 내려다본 중리낚시터 주차장 일대. 왼쪽에 보이는 붉은 지붕이 연안 방갈로다.

전국 최고 수준의 펜션 낚시터
지난 7월 1일. 군계일학 대표 성제현 씨와 함께 중리낚시터를 찾았다. 성제현 씨 역시 피서 시즌에 어울리는 낚시터에서 동영상 제작을 계획 중이어서 촬영에 동행했다. 이날 촬영에는 군계일학 회원인 서울의 윤창석(닉네임 일산꾼) 씨, 일산의 이영호(닉네임 일산꾼) 씨도 동행했다. 
포천시 관인면 있는 중리낚시터는 포천의 유명 등산 코스인 지장산 자락과 연결된 계곡형 저수지다. 만수면적은 약 3만평. 지장산 계곡물을 담수해 1급 수질을 자랑한다. 저수지 상류에는 개울이 짧게 이어져 아이들의 물놀이터로도 알맞은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낚시터가 깊은 산간에 위치해 모기 성화가 덜하며 어두워지면 여름에도 점퍼를 걸쳐야 될 정도로 서늘해 진정한 피서낚시터라고 할 수 있다.

 ▲침대가 마련된 방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연안 펜션형 대형 좌대의 실내. 2층에도 방이 있어 단체가 이용하기에 알맞다.

 ▲관리실로 진입하는 입구에 있는 손맛터. 두 동의 펜션형 숙소가 있다.

27동의 수상좌대 외에도 주차장 옆에 펜션형 방갈로 10동, 관리실 옆 손맛터 부근에 10동의 접지형 수상좌대를 운영 중이다. 수상좌대는 규모에 따라 N형(2인용), P형(3인용), F형(4인용) 그리고 5인용인 C형과 VIP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각 인원수에 맞춰 이용하면 되는데 실제 인원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낚시인이 타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특히 주차장에 붙어있는 육상 펜션형 방갈로낚시터는 이동이 자유롭다는 것이 점이 장점이다. 방갈로 바로 밑이 낚시터다.
전국에 시설 좋은 수상좌대낚시터는 많지만 중리낚시터만큼 다양한 규모에 고급 시설을 갖춘 숙박 낚시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취재팀 맞은편의 낚시인이 일행과 올린 밤낚시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무넘기 방면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촬영팀.

 ▲관리실 건너편 연안 쪽을 향해 배치한 수상좌대들.

외래종 없는 토종터여서 가족낚시터로 적합
취재일 우리가 들어간 수상좌대는 제방 무넘기 부근에 있는 F형 좌대. 중리낚시터에서는 두 번째로 큰 규모로 큰 거실과 1개의 독립된 침실을 갖춘 좌대다. 좌대가 넓어 4면 모두에서 낚시할 수 있는데 한 면당 2명씩 대를 펴도 공간이 넓어 동시에 8명이 여유 있게 낚시할 수 있는 규모였다.
중리낚시터의 주요 대상어는 붕어이며 토종붕어, 중국붕어, 향붕어가 고루 방류돼 있다. 다만 계절과 시기에 따라 유독 잘 낚이는 어종이 있기 때문에 낚시에 앞서 요즘 어떤 어종이 잘 낚이는지를 미리 알고 들어갈 필요가 있다. 특히 요즘 방류한 향붕어는 입질이 예민하고 어분 위주의 미끼가 잘 먹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해 보인다.  
좌대에 내려 짐을 정리한 후 성제현 대표는 배를 대는 쪽을 바라보고 자리를 잡았고 나는 좌대들이 운집한 연안 방향인 상류를 바라보는 면에 대를 폈다. 윤창석 씨와 이영호 씨는 무넘기 방향에 자리를 잡았다.
언뜻 봐서는 윤창석 씨와 이영호 씨의 자리가 제일 좋아보였다. 오늘처럼 만수가 된 상황에서는 붕어가 무넘기 부근의 완만한 수심대로 회유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예상은 어디까지나 토종붕어만 있는 자연지에서의 예이고, 이곳처럼 양식 붕어를 많이 방류한 유료터에서는 또 어떤 식으로 낚시가 전개될 지는 미지수였다.
집어를 위해 오후 3시경부터 낚시를 시작했다. 찌가 서자마자 쭉쭉 올리는 입질이 들어왔다. 챔질해 보니 살치였다. 또 다시 올라온 놈은 피라미, 그리고 잠시 뒤 피라미와 유사하게 생긴 녀석이 올라와 살펴보니 끄리 새끼였다.
중리낚시터에는 블루길과 배스 같은 외래어종이 없어 이처럼 다양한 토종어종이 입질한다. 전문 낚시인들은 싫어할 수 있지만 가족낚시인에게는 오히려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차피 피서를 겸해 찾은 가족낚시인들은 뭐라도 자주 낚여야 즐겁기 때문이다.
윤창석 씨는 “낚시가 서툰 아이들은 피라미만 올라와도 좋아서 어쩔 줄 모릅니다. 이곳 중리낚시터에서는 피라미 외에 끄리, 모래무지, 메기 같은 다양한 고기가 낚이기 때문에 가족낚시터로 안성맞춤입니다. 어차피 아빠는 한적해진 늦은 밤에 붕어를 노리지 않습니까. 외래어종 때문에 입질이 뜸한 낚시터는 가족낚시터로서 적합하지 않아요”하고 말했다.

 ▲“중리낚시터는 물이 맑아 붕어 힘도 장사입니다.” 철수 직전에 올린 향붕어 월척을 자랑하는 윤창석(나그네) 씨. 

 ▲성제현 씨도 새벽 1시경 월척을 추가했다.

 ▲밤낚시로 월척 붕어를 올린 이영호(일산꾼) 씨.

 ▲이영호(왼쪽) 씨와 성제현 씨가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낚은 붕어는 모두 방류했다.

다대편성 보다는 쌍포 집어낚시가 유리
취재일은 이틀 전 내린 강우 탓인지 평소보다 조황은 다소 뒤졌다. 나는 초저녁 입질이 뜸해 오후 9시경 성제현 씨 옆에 앉아 휴식을 취했는데 성제현 씨는 특유의 집어낚시로 드문드문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이날 성제현 씨는 총 6대의 낚싯대를 편성해 4대는 일반적인 기다리는 낚시, 3칸 대 두 대는 쌍포로 편성해 집어낚시를 시도했다. 나는 이곳은 유료터보다는 자연지와 유사한 환경이이어서 다대편성 후 기다리는 낚시가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는데 성제현 씨의 전략은 달랐다. 성제현 씨의 말이다.
“대편성 직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될 사항이 낚시터의 규모나 성격이 아니라 서식 어종입니다. 토종붕어만 있는 자연지라면 다대편성도 상관없지만 여기는 방류한 고기도 많습니다. 즉 양식산 고기가 많으므로 낚시 패턴도 그에 맞춰줘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향붕어가 많이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더욱 양어장 스타일로 낚시할 필요가 있지요. 향붕어는 입질이 지저분하고 찌올림도 너무 빨라 다대편성하면 입질을 잡아내기 어렵습니다.”
성제현 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날 성제현 씨가 밤새 올린 15마리의 붕어 중 70% 이상이 쌍포로 집어한 3칸 대에 올라왔다. 기다리는 낚시 개념으로 편성한 4대의 낚싯대 중에는 정면으로 펼친 3.2칸 대에서만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제방 쪽에 대를 편 이영호 씨도 마찬가지였다. 총 6대 중 정면으로 펼친 3.2칸 쌍포로만 6마리의 붕어를 올릴 수 있었다. 이날은 대부분 좌대에서 빈작을 거두었던 점을 감안할 때 성제현 씨의 조과는 돋보였다.      
오전 10시경 낚시를 마치고 철수하는 배에서 바라본 중리낚시터의 아침 풍경은 더욱 아름다웠다. 다른 배를 타고 철수하는 가족 낚시인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는데 역시 가족낚시터는 조황보다는 멋진 경치 그리고 편하고 깔끔한 시설이 우선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듯 했다.
관리소에서 짐을 정리하는 동안 남편을 따라 낚시를 왔다는 서울의 김민정 씨를 인터뷰했다. 이번이 두 번째 동행출조였다. 김민정 씨는 “많은 좌대낚시터를 따라 다녔지만 지난달에 처음 와보곤 계속 여기만 오자고 내가 보채고 있어요. 수상좌대 빌리는 값이나 일반 럭셔리 펜션 빌리는 값이나 별반 차이가 없고 시설도 좋기 때문입니다. 여름 방학 때는 아이들과 함께 올 생각이에요”하고 말했다. 

문의 010-5623-8782, 010-5369-3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