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민어낚시대회 중 만난 행운
외수질로 56cm 수조기를 낚다

추가열  가수

지난 7월 19일 격포 드래곤피싱에서 주최하는 제1회 민어낚시대회에 참석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작년에 인생 민어를 낚은 시기가 8월 3일. 당시 나는 86cm를 낚았는데 이번 기회에 90cm를 넘겨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이번 출조는 내가 속한 기획사 H.kent 조경식 대표와의 동출이었다.
새벽 5시에 단체촬영을 하고 격포항을 출발했다. 물때는 5물. 오전 내내 내만권을 돌아다녔지만 민어 소식은 어느 배에서도 들려오지 않았다. 올해는 유난히 민어가 낱마리로 올라온 터라 마릿수는 기대도 안 했고 오직 대물 한 마리로 승부를 보려고 작심했다.
내권을 벗어나 이동하려던 순간 지루했던 적막을 깨고 좌현 뒤쪽에서 “뜰채! 뜰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세 마리의 민어가 올라왔고 그제야 선장이 안심하는 표정이다.

“민어로 치면 미터급 이상의 가치”
시간은 어느덧 점심시간을 훌쩍 지나 대회 종료로 치닫고 있었다. 민어는 주간에는 바닥에 있고 야간에는 위쪽을 떠다니는 먹이고기를 잡아먹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낮에 민어를 노린다면 바닥을 철저히 공략해볼 필요가 있다.
지루한 바닥 공략으로 점차 지쳐갈 무렵 무언가가 “턱!”하고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오리엔탈피싱의 크레바스 MH대에 짜릿한 진동이 이어졌다. 쿡- 쿡! 처박는 느낌에 속으로 ‘걸었다’를 외치며 뜰채를 찾았다.
드랙은 풀려나가고 로드에는 기분 좋은 진동이 전해졌다. 몇 시간의 허전한 마음을 보상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때 선장과 사무장이 화들짝 놀라며 “수조기가 이렇게 큰 건 처음 본다”며 소리쳤다. 이게 웬일이람? 올라온 것은 조기였다, 수조기!
계측 길이는 56cm. 선장님은 “민어로 치면 미터급 이상의 가치가 있다”며 오히려 쾌재의 함성을 지른다. 도시어부에서 이덕화 님이 그토록 낚으려던 5짜 수조기를 내가 걸어낸 것이다. 웬만한 민어와도 안 바꾼다는 대물 수조기로 특별상을 수상하며 이번 출조를 마칠 수 있었다.     
낚시는 참 묘하다. 기량 차이보다 누가 더 즐겁게 낚시하느냐에 따라 조황 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유튜브(추가열의 낚시여행)를 통해 많이 배우고 소통하려고 한다. 구독자가 1000명이 되면 구독자와의 동출과 더불어 실시간 방송도 하고 싶다. 구독자들과 소통하며 낚시도 배우는 그날이 오길 바란다. 

격포 민어낚시대회 도중 56cm 수조기를 올린 필자.
놀라운 크기에 처음에는 민어로 착각했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