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업체가 뛴다│파라솔·낚시텐트
영신양산
국내 낚시 파라솔의 원조
피노키오 BLUE로 제2의 중흥기 열겠다
이영규 기자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떠올리는 파라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영신양산에서 생산한 피노키오 파라솔이다. 영신양산은 우산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업체 중 한 곳으로 꼽힌다. 1958년 서울시 후암동에서 창업했으며 1999년에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현대 I벨리 지식센터로 이전한 62년 역사의 장수업체다.
현재 영신양산은 낚시용 파라솔과 텐트 외에도 골프우산, 패션우산, 아동용 우산, 패션 양산 등 다양한 우산과 양산을 생산 중이며, 국내외 유명 브랜드에 OEM 방식으로 우산과 양산을 공급 중인 우산업계의 큰 손이다.
영신양산이 파라솔에 피노키오란 브랜드를 사용하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인 1975년 무렵. 당시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이제 막 벗어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많은 투자를 시작하려던 분위였다. 책가방은 물론 아동복도 고급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던 시절이었다.
이에 영신양산에서는 원단에 나염을 해 고급스러우면서 밝고 화려한 디자인을 입혔고 당시 어린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피노키오 그림과 브랜드를 붙여 아동용 우산을 출시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그때 히트를 친 피노키오 브랜드가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중이다.
▲영신양산 김운호 대표가 피노키오 블루 밀리터리 2층 파라솔을 보여주고 있다. 순수 국산 기술로 제작한 2층 파라솔이다.
낚시용 파라솔 국내 최초로 출시
우산과 양산만으로도 승승장구하던 영신양산이 낚시 파라솔을 본격적으로 출시한 것은 1990년 무렵이다. 당시 서울의 대형 도매점 중 한 곳이던 남대문 제일낚시로부터 낚시용 파라솔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영신양산에서 최초로 출시한 30인치 피노키오 낚시 파라솔은 출시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전까지만 해도 낚시인들은 받침대에 우산을 노끈으로 동여 매 쓰거나 크고 무거운 업소용 대형 파라솔을 낚시용으로 대신 쓰곤 했다. 조력이 30년 이상 된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낚시가방 위로 튀어나온 우산 손잡이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는 우산만 있어도 세상의 모든 비와 햇빛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와중에 접으면 낚시가방에 쏙 들어가고 펼치면 우산보다 큰 30인치 파라솔이 등장하자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32인치와 36인치가 속속 출시됐지만 품절 사태가 속출했고 지방에서 올라온 도매점 봉고차들이 아침부터 회사 앞에 진을 치고 물건을 기다렸다. 영신양산 김운호 대표가 당시의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 크라운맥주 기획관리실에 다니다 사표를 내고 영신양산에 입사해 회사를 진두지휘할 때였죠. 30대 후반 즈음이었는데 도매업자들이 현금을 싸들고 올라와 물건을 달라고 아침부터 떼를 쓰곤 했습니다. 그런데 생산량에 비해 주문량이 훨씬 많다보니 즉각적인 공급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절대 선금을 받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래야만 도매업자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덜 받기 때문이었죠.”
김운호 대표가 회사에 들어온 30대 후반 무렵은 국내에 골프 열풍이 확산되던 시기였다. 당시 김운호 대표는 물건을 달라고 조르는 업자들을 피해 인근 골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덕분에 40대 초반에 이미 골프 실력이 싱글이 됐다며 웃어 보였다.
없어서 못 팔던 피노키오 파라솔은 1997년 IMF 당시 내수 시장이 위축되면서 그제야(?)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졌다고 한다. IMF 이전 영신양산이 만들어 국내에 공급한 피노키오 파라솔은 1년에 6만 개 이상이었다.
▲영신양산의 히트 상품인 피노키오 레드블랙 블루 2층 파라솔. 강력한 색상과 스테인리스 소재 하단 폴대를 채용해 내구성이 강하다.
▲김운호 대표가 자사 밀리터리 블루 파라솔의 방수 테이핑 처리를 보여주고 있다.
45, 47, 52인치는 국내 생산으로 품질 유지
2020년 현재 국내에서 파라솔과 낚시텐트를 제조하는 곳은 15개 업체 이상으로 알려진다. 업체가 늘어난 만큼 판매량은 예전 같지 않지만 역사와 전통의 영신양산의 품질은 변함없다는 게 김운호 대표의 자신감이다. 이에 영신양산은 기존의 피노키오 브랜드에 BLUE라는 글자를 추가해 좀 더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현재 영신양산은 작고 가격이 저렴한 중저가 파라솔은 여느 업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생산해오지만 45, 47, 52인치는 국내에서 제작하고 있다. 특히 히트 상품 중 하나인 황토 2단 파라솔 47인치는 특허장려금을 받기도 했을 정도로 파라솔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피노키오 파라솔의 기술이 집약된 대표적인 제품으로 레드블랙2층 스텐 신형 낚시파라솔을 꼽을 수 있다. 이 제품은 원단 겉면을 완벽하게 방수, 발수, UV 코팅 처리했고 좀 더 서늘한 그늘을 만들기 위해 안쪽 원단 역시 블랙 코팅한 제품이다.
8쪽의 면 모두를 촘촘하게 미싱 처리해 연결한 뒤 방수테이핑 처리로 마감해 새벽 이슬과 빗물을 완벽하게 차단한다.
동시에 인기를 끌고 있는 밀리터리 블루 파라솔 시리즈 역시 동일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낚시인의 취향에 맞춰 취사선택할 수 있다.
▲밀리터리 블루 파라솔. 47, 52인치가 있으며 중심 폴대가 3등분 돼 각도 조절기를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국내 가공 프리미엄 립스탑 원단을 사용해 제작한 더뉴 매직 미니 텐트.
각도 조절기 쓰기 좋도록 중심 폴대를 3단 분리 설계
여기까지가 전부가 아니다. 김운호 대표는 낚시인들이 별도의 각도조절기를 사용해 파라솔을 고정한다는 점에 착안해 중심 폴대를 3단으로 연결과 분리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따라서 굳이 각도 조절기에 맞추기 위해 파라솔을 절단하는 수고를 없앤 것이다. 지면에 꽂는 땅꽂이와 연결되는 하단 스테인리스 본체는 최대 6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낚시텐트로 인기가 높은 더뉴 매직 미니 자동텐트 또한 100% 국내 제작 상품이며 방수력과 내구성이 뛰어난 프리미엄 립스탑 원단을 사용해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 더뉴 매직 미니 자동텐트는 소(140·140·155cm)와 중(140·160·155cm)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소개한 제품들은 사용 중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 AS 처리를 받을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친 김운호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파라솔 시장을 나눠 먹기 위해 제품을 만들지 않습니다. 우리는 국내 낚시파라솔 시장을 개척했고 현재는 역사에 걸 맞는 품질로 낚시인들로부터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 품질을 계속 유지해나가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문의 031-737-90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