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업체가 뛴다│파라솔·낚시텐트

호봉레저
결로현상 없앤 ‘무결텐트’로
낚시텐트의 최고급화 선언

이영규 기자

호봉레저 우준식 대표는 국내 낚시텐트와 파라솔 분야에서 장인이자 선구자로 불린다.
우준식 대표는 1972년, 인천시 가좌동의 텐트 제작업체 현대물산에 공원으로 입사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976년에 독립해 한국타프린 하청공장을 세워 2년간 운영했으나 친구가 운영자금을 들고 야반도주하는 바람에 망하고, 1978년도에 역시 텐트 전문업체 금화실업에 생산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자칼텐트로 유명한 대준물산이 우준식 대표의 근면성과 실력을 높이 사 1979년 12월에 개발실 계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준물산에서는 1985년도까지 근무했다.
1986년에 독립해 인천시 동암동에 동부실업을 창립한 우준식 대표는, 당시 납품업체였던 호봉실업이 대금을 제때 결제하지 못하는 바람에 우역곡절 끝에 호봉실업을 인수하게 됐다.

▲시흥시 대야동에 있는 호봉레저 본사에서 인터뷰한 우준식 대표. 50여 년 가까이 텐트와 파라솔을 제작해온 장인이다.

텐트폴 사용한 파라솔, 아이스텐 최초 개발 
이후 순탄하게 운영되던 회사는 IMF 여파로 1998년에 부도가 나 문을 닫았다. 2억3천만원어치의 물건을 납품했으나 3천만원만 받고 2억원은 떼인 게 이유였다. 빈털터리가 된 우준형 대표는 택시 운전, 정수기 영업, 막노동을 하며 재기를 꿈꿨다. 
그러던 1999년 여름 어느 날, 우준식 대표 눈에 운명과도 같은 장면을 목격된다. 친구와 함께 떠난 낚시터에서 친구의 낚시 파라솔이 바람에 뒤집힌 것이다. 당시의 낚시 파라솔은 일반 우산처럼 철로 만든 살을 사용해 내구성이 약했다. 그 순간 우준식 대표는 굵고 튼튼한 텐트 폴로 파라솔 살을 대신하면 튼튼해 잘 팔리겠다고 생각했다.
우준식 대표가 찾아간 곳은 그린비 브랜드로 유명한 이씨(issi)산업이었다. 이씨산업은 등산용 텐트와 천막 등을 만들던 회사였다. 우 대표는 파라솔 살을 텐트폴 소재인 파이버글라스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 말을 들은 이씨산업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국내에서는 그런 제품이 안 팔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우준식 대표의 집요한 요구로 파이버글라스 살과 텐트 원단으로 만든 낚시 파라솔이 최초로 만들어졌다. 우준식 대표는 시제품 100개를 들고 서울 시내 낚시점을 돌아다니며 영업을 시작했다. 낚시점 10곳 중 4곳만 관심을 보였고 나머지 6곳은 ‘이렇게 무거운 파라솔을 누가 쓰겠냐’며 받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요는 늘었고 곧바로 추가 제작에 돌입했다.
우준식 대표는 물건이 잘 팔리자 자신이 주문 제작한 제품임에도 파라솔 천에 호봉과 그린비라는 상호를 함께 찍어 팔았다. 사업자금이 부족했던 당시로선 우준식 대표가 을의 입장인 데다가 나름 이씨산업 측에서 물건을 제때 만들어 준 것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다(이후 약 3년간 그린비 글자 밑에 제조원 호봉을 함께 적어 판매했는데 소비자들은 그 연유를 잘 몰라 호봉과 그린비(이씨산업)가 같은 회사인 줄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10월 무렵이 되니 파라솔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물낚시 비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얼음낚시용 텐트였다. 다시 이씨산업을 통해 140x140cm 규격의 정사각형 낚시텐트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당시 일본에 얼음낚시 텐트를 OEM 방식으로 수출하던 이씨산업 측에선 ‘국내에선 그런 용도의 텐트는 안 팔릴 것이다’라며 우려했다. 결국 2000년 겨울에 첫 제품이 나왔고 이 제품이 바로 국내 최초의 얼음낚시용 텐트인 아이스텐이다.
아이스텐은 기존 텐트와 달리 바닥 쪽을 열 수 있는 제품이라 얼음낚시에 효과적이었다. 히트를 쳤다. 제품 이름을 아이스텐이라고 지은 것은 일반적인 숙박용이 아닌 바닥 개폐형 얼음낚시 전용이라는 점을 차별해 강조하기 위해 ‘텐트’의 마지막 한 글자 트를 뺀 것이다. 2002년부터는 기준의 우산식을 개량한 원터치 방식의 자동아이스텐을 개발됐고 2007년에는 이씨산업과 함께 개발(판매는 2009년부터 시작)한 알루미늄 폴대를 사용한 낚시텐트(스페이스돔 텐트)를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게 됐다(2005년 무렵에 회사명을 호봉레저로 바꿨다).

▲사방의 문을 개방한 모습.

▲플라이를 덮은 상태의 무결텐트.

▲인기 제품인 밀리파라솔. 암막 처리 돼 있어 빛의 투과를 막는다.

결로 현상 해결한 무결텐트 개발 
국내 낚시텐트와 파라솔 시장을 선도 중인 호봉레저는 2015년 무렵에 밀리터리 텐트와 파라솔을 출시했다. 디자인만 바꾼 게 아니다. 같은 옥스퍼드 원단이지만 기존 150데니아 제품보다 두꺼운 원단인 250데니아, 350데니아 원단을 사용해 방수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현재는 450, 600데니아 원단 제품도 출시 중이다.
밀리터리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텐트 가격이 오르는 계기가 됐다. 내부에 블랙 암막 코팅, 그레이 코팅, 블랙코팅 등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우준식 대표는 “요즘 소비자들은 약간 비싸더라도 쾌적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고성능 제품을 원합니다. 암막처리가 잘 된 제품은  햇빛 차단율이 높아 낚시인들에게 아늑한 휴식 공간을 제공합니다”라며 최근 낚시인들의 소비 경향을 설명했다.
오토피싱텐트, 스페이스돔, 밀리터리 스페이스돔 시리즈를 차례로 개발한 호봉레저가 최근 야심차게 개발한 것은 바로 무결텐트다. 무결텐트란 텐트 원단의 통기성이 뛰어나 내부 벽면에 결로가 생기지 않는 텐트를 말한다. 기존 텐트와 달리 캔버스 원단을 사용한 점이 가장 특징이다.
캔버스 원단은 쉽게 말해 군용 막사용 천막 또는 몽고텐트 재질과 유사한 질감을 갖는 원단이다. 그러나 훨씬 얇고 가벼우며 통기성까지 뛰어나 결로가 생기지 않는다. 실제로 캠핑 애호가 중에서는 다소 부피가 크고 무거워도 통기성 뛰어난 캔버스 재질 텐트를 고집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가격도 일반 텐트보다 훨씬 비싸다. 
지난 9월 23일,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에 있는 호봉레저 사무실에서 무결텐트를 직접 구경할 기회가 생겼다. 나는 텐트를 보는 순간 빅히트를 예감했다. 짙은 올리브그린 컬러는 고급스러웠고 면 재질을 닮은 텐트 천은 촉감이 부드럽고 인간적이었다. 암막처리 텐트처럼 완전히 어둡지는 않지만 일반 낚시텐트보다는 햇빛 차단율이 높아 어두운 실내를 보장합니다. 밤낚시를 마친 후 낮에 텐트 안에서 숙면을 취하길 원하는 낚시인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품임에 틀림없었다. 
국내 최초로 캔버스 재질 무결텐트를 개발한 우준식 대표는 “무결텐트는 기존 밀리터리 스페이스돔 텐트보다 10만원 이상 비싼 60만원대 중후반에 판매할 예정입니다. 고어텍스 재질로 만든 낚시텐트를 제외하면 최고가 낚시텐트죠. 그러나 고어텍스 재질 텐트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고 품질은 훨씬 좋다고 자부합니다. 무결텐트는 한국 낚시텐트의 품격이 한 단계 상승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하고 포부를 밝혔다. 
호봉레저의 야심작 무결텐트는 현재 140x140, 1500x1700, 1500x2000, 2000x2000을  출시 중이며 더 큰 사이즈도 출시 예정에 있다. 

문의 호봉레저 031-318-5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