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야호! 얼음낚시
입문자라면 필독
실전! 얼음 붕어낚시 노하우 12
이영규 기자
2021년 새해벽두부터 몰아친 사상 최강 한파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1월 8일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전남 곡성이 영하 18.5도, 해남이 영하 17.1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같은 날 전남 광주는 영하 13.5도로, 근대적인 기상 관측망이 갖춰진 1971년 이후 역대 최고로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근대적인 기상 관측망이 갖춰지기 전의 최고 기록은 1943년에 측정된 영하 19.4도다). 1월 10일 현재는 경남권 산간 소류지에서도 얼음낚시가 가능한 상황이다.
12월 중순 첫탕 호황 후 1주일 만에 내린 많은 눈의 영향으로 조황이 일시 주춤했지만 그렇다고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특히나 이번 겨울은 추위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얼음낚시가 늦게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찾아온 얼음낚시 찬스지만 최근 10년 새 붕어낚시에 입문한 낚시인들은 얼음낚시를 ‘겨울에 잠시 즐기는 외도낚시’ 정도로 인식할 뿐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온난화로 따뜻한 겨울이 계속 이어지면서 얼음낚시를 경험할 날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얼음낚시 초보자들이 알아두면 좋을 낚시 테크닉과 장비, 채비 상식을 소개한다.
낚시터 선정과 출조 시기
1 잘 나온다고 소문난 곳으로 가라
물낚시 때는 번잡하지 않은 포인트(낚시터)를 찾는 게 유리하지만 얼음낚시 때는 ‘잘 나온다고 소문난 곳’을 찾는 게 좋다. 이유는 간단하다. 물낚시에 비해 얼음낚시는 잘 되는 곳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절기에는 씨알도 잘고 별 볼일 없던 곳이 얼음낚시 때는 명낚시터로 떠오르고 씨알도 굵게 낚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사람이 몰려도 현재 가장 조황이 좋은 낚시터를 찾되, 기왕이면 출조를 서둘러 좋은 포인트를 먼저 선점하는 게 얼음낚시에서는 유리하다. 단, 이런 곳은 사람이 몰리는 3, 4일 후에는 조황이 급감하므로 가급적 초반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2 초빙을 노려라
예부터 얼음낚시는 첫탕을 노리라는 말이 있다. 일부만 결빙돼 반은 물, 반은 얼음인 상황에서는 물낚시도, 얼음낚시도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역이 완전하게 결빙 되면 곧바로 입질이 활발해진다. 완전 결빙 후 약 1주일가량이 얼음낚시 피크이므로 이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3 출조 전날 눈 오면 불황 맞을 확률 높다
제 아무리 붕어가 잘 낚이던 상황이라도 전날 많은 눈이 내리면 조황은 뚝 떨어진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눈이 덮이면 물속이 갑자기 어두워지기 때문에 붕어들이 경계심을 느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보된 적설량이 소량이라면 몰라도, 만약 밤새 얼음판이 완전히 덮일 정도로 수북이 눈이 왔다면? 그날은 아예 한 마리도 안 낚이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낚시인들은 아예 출조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자작한 얼음 뜰채로 얼음구멍의 살얼음을 걷어내는 모습. 쓰지 않는 오래된 낚싯대를 개조하면 얼음구멍 가까이 가지 않고 살얼음을 떠낼 수 있어 유리하다.
4 너무 추운 날은 입질도 끊긴다
얼음낚시에 알맞은 조건은 낮 기온이 영상을 회복하는 날이다. 예를 들어 밤에는 영하 7~8도로 떨어졌어도 햇살이 비추면 영상 내지 영하 1~2도 수준의 기온을 보일 때 입질이 왕성하다. 반면 한낮에도 영하 7~10도 수준으로 추운 날은 입질 빈도가 뚝 떨어지므로 좋은 조과를 기대할 수 없다. 특히 낮 기온이 영하 5도 이하면 얼음구멍에 빠른 속도로 살얼음이 얼기 때문에 제대로 된 낚시가 힘들다.
포인트 선정과 대편성
5 얼음구멍 크기는 25cm 내외가 좋다
얼음낚시에 가장 알맞은 구멍 크기는 25cm 내외다. 이보다 작으면 얼음구멍에 채비를 넣을 때 불리하고, 너무 크게 뚫으면 조황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얼음구멍은 직경이 20cm만 되도 허리급 월척까지 문제없이 끌어낼 수 있지만 얼음구멍이 작으면 멀리서 채비를 떨어뜨릴 때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불편하다. 간혹 큰 고기를 쉽게 뽑아내겠다는 생각에 장난 삼아 얼음구멍을 50cm 이상으로 크게 뚫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입질 빈도가 크게 떨어진다. 이에 대해 얼음낚시 전문가들은 차가운 외기가 물에 전달돼 악영향을 미친다, 넓어진 얼음구멍 때문에 물속이 너무 밝아져 붕어들이 경계심을 일으킨다는 등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얼음끌. 얼음구멍 크기 조절이 자유롭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하나만 산다면 아이스드릴보다 얼음끌을 추천한다.
얼음 물칸. 사진처럼 옆에 작은 구멍을 내 물칸으로 물이 흘러들도록 한다. 얼음 구멍에 바로 구멍을 뚫면 꼬리짓에 구멍이 점차 넓어져 붕어가 빠져나갈 수 있다.
연안 갈대를 공략해 붕어를 낚아내는 낚시인.
동일레저의 신제품 나이스 자립발판. 소품 등을 올려놓을 수 있어 얼음낚시에서도 매우 편리하다.
6 아이스드릴보다는 얼음끌을 먼저 구입하라
만약 얼음낚시가 처음이라 얼음 깨는 장비가 없다면 아이스드릴보다는 얼음끌을 먼저 살 것을 추천한다. 아이스드릴은 힘이 덜 들고 얼음구멍이 깔끔하게 뚫리지만 그 외의 용도로는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얼음끌로는 얼음구멍 크기를 조절하기 쉽고 고기를 넣어둘 얼음 물칸을 만들 때도 매우 요긴하다. 또한 올해는 유례없는 강추위로 얼음이 두껍게 얼었지만 최근 몇 년간은 두껍게 얼어봐야 10cm 내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정도 두께라면 얼음끌로도 손쉽게 구멍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비싸고 용도가 한정적인 아이스드릴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반면 얼음 두께가 20cm 이상이라면 아이스드릴이 편리하다.
7 얼음낚시에서도 긴 대가 유리하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얼음낚싯대는 길어야 2.5칸 대를 넘기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3칸 대는 기본이며 4칸 이상을 쓰는 낚시인도 많이 볼 수 있다. 결과는, 낚싯대가 길수록 다루기는 불편하지만 조황은 비례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얼음구멍과 멀리 떨어질수록 붕어의 경계심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수심이 1m 미만인 얕은 수초밭이라면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2.5칸 대부터 3.5칸 사이의 낚싯대로 대편성하는 게 가장 무난하다.
8 버티기에는 다대편성, 치고 빠지기에는 3~4대가 적합
얼음낚시는 한 자리 버티기를 고수하는 스타일, 게릴라처럼 계속 이동하며 붕어를 찾아다니는 게릴라 스타일로 나뉜다. 한 자리 버티기의 경우 보통 8~10대의 낚싯대를 요소요소에 편성하고 느긋하게 입질을 기다리는 방식이다. 이 방식도 포인트만 제대로 잡으면 매우 효과적인 공략법이다. 반면 계속 옮겨 다니는 게릴라전을 펼친다면 많아야 4대 정도만 펼치는 게 효과적이다. 낚싯대 길이는 2.5~3칸 정도가 알맞다.
9 옮기기 전에 다른 낚시인들의 조과를 살펴라
낚시를 마칠 때까지 한 포인트를 고수할 것인지, 수시로 이동하며 어군을 찾아낼 것인지는 낚시터의 특징, 낚시 당일 조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걸면 허리급이 낚이지만 워낙 터가 센 곳이라면 한 자리 고수가 유리하며, 원래 마릿수 조과가 좋았던 곳이라면 부지런히 포인트를 이동하는 게 좋다. 다만 마리수터라도 나만 못 낚고 다른 낚시인들은 잘 낚는다면 이동해야 하지만, 전부 입질을 못 받는 상황이라면 굳이 포인트를 옮길 필요가 없다. 그 경우는 옮긴다고 해서 입질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대편성한 낚시인이 얼음구멍 앞에서 수심을 조절하고 있다. 한자리 버티기를 할 때는 얼음낚시도 다대편성이 유리하다.
테크닉
10 잦은 고패질이 입질을 부른다
얼음낚시에서 잦은 입질을 유도하는 최고의 방법은 고패질이다. 간혹 입질이 없을 때 싱싱한 지렁이로 갈아 꿰어 넣으면 곧바로 입질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 역시 고패질 효과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겨울 붕어는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유인효과를 높이기 위한 고패질은 필수다. 계곡지보다는 수초나 장애물이 많은 평지지와 수로 같은 곳은 물속 장애물에 미끼가 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패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11 입질 약고 씨알 잔 곳에서는 작은 지렁이 유리
얼음낚시라고 해서 붕어 입질이 특별히 약하지는 않다. 그러나 전반적 조황이 부진할 때는 확실히 찌올림이 약한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바늘 크기도 줄이고 지렁이고 짧고 가는 놈으로 한 마리만 꿰는 게 유리하다. 이렇게만 해도 없던 입질이 나타날 때가 많다. 특히 붕어 씨알이 7치 이상을 넘기지 못하는 잔챙이터라면 작은 지렁이 한 마리꿰기에 훨씬 잦고 선명한 입질이 들어온다.
12 헌 구멍보다 새 구멍에서 입질 잦다
얼음낚시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전날 잘 나왔던 구멍이라도 이튿날 재차 노리면 조과가 크게 떨어진다. 그만큼 겨울 붕어의 회유 범위가 좁다는 증거일 것이다. 실제로 얼음이 두껍게 얼었을 때, 얼음 깨는 게 힘들다는 생각에 전날 밤에 살짝 얼은 구멍을 깨고 낚시해보면 십중팔구 빈작일 때가 많다. 이런 구멍은 최소 며칠이 지난 후 공략하는 게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