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획 섬으로 떠나는 낚시와 여행

통영 매물도
당금방파제 록피싱과
해품길 트레킹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겨울 섬 여행지로 경남 통영 매물도를 추천한다. 낚시터로 알려진 곳이지만 낚시와 더불어 트레킹을 하며
속살을 들여다보면, 매물도가 태곳적 원도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섬이란 것을 알게 된다.

▲당금마을방파제를 걸으며 포인트를 둘러보고 있는 김완석(좌) 씨와 한기석 부장.

▲거제도 남부면에 있는 저구항 매표소. 통영항보다 매물도까지의 뱃길이 가깝기 때문에 저구항을 이용하는 낚시인과 관광객이 많다. 현재 동절기라 하루 3편 왕복 운항한다.

▲저구항 매표소 내부.

▲한기석 부장과 김완석 씨가 매물도로 출항하는 여객선 ‘매물도구경3호’에 오르고 있다.

▲거제 저구의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저구 막걸리.

1월의 섬 여행지는 통영의 매물도로 정했다. 엄동설한에 고기도 낚고 여행 분위기도 내려면 통영의 매물도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가 잘 낚이는 가거도, 추자도, 거문도는 겨울 감성돔의 최종 종착지이자 겨울 감성돔낚시터라는 느낌 때문에 여행지라는 느낌은 덜하고, 여객선을 타고 느긋한 마음으로 출조할 수 있는 매물도가 여행의 콘셉트에 잘 맞았다.
이름도 특이한 매물도(每勿島)는 원래 낚시인들의 섬이었다. 1810년, 경남 고성의 주민들이 매물도로 이주해 삶의 터전을 마련한 후, 1970년대에 들어 대매물도엔 초등학교가, 소매물도엔 매물도 분교가 생길 정도로 주민이 늘어났지만 곧 급격한 노령화와 젊은 사람들의 출도로 인해 매물도는 점점 낙도가 되어 갔다.
그런 매물도를 끊임없이 찾은 사람들이 바로 낚시인들이다. 낚시인들은 통영항에서 여객선과 어선을 타고 들어와 노인 부부가 사는 마을에 며칠씩 머무르며 낚시를 했다. 그것이 입소문이 나서 1980년대엔 통영권 원도낚시터로 매물도가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고 곧 갯바위 출조 전용선도 생겨나며 매물도에는 항시 낚시인들이 드나드는 섬이 되었다. 매물도로 출조해보면 쉽게 느낄 수 있는 사실이지만, 마을 사람들이 낚시인에게 매우 호의적이라는 것이다. 아마 오랜 세월 낚시인들과 함께해온 것이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매물도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2007년부터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가보고 싶은 섬’ 시범사업 대상지로 지정이 되면서 마을에 정비가 이뤄지고 매물도를 상징하는 다양한 조형물이 들어서면서, 낚시인뿐 아니라 관광객도 드나들기 시작했다. 특히 대매물도 아래에 있는 소매물도는 전국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했기에 금방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가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흔들린 스케줄
지난 12월 27일, 일본 브리덴의 한국 총판을 맡고 있는 한진무역의 한기석 부장, 김완석 씨와 함께 통영 매물도로 낚시여행을 떠났다. 27일 오전 일찍 부산에서 만난 후 느긋하게 거제도를 돌아보고 거제도 저구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매물도로 들어가려 했으나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TRAVEL GUIDE 1*
매물도 가는 길
매물도는 통영여객선터미널과 거제 저구항에서 여객선이 출항한다.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운항 거리가 길기 때문에 통영여객선터미널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대전 이남에서 출발한다면 거제 저구항을 추천한다.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는 하루 3번(6:50, 10:50, 14:30) 매물도로 출항하며 소요 시간은 2시간30분, 요금은 편도 1만7100원. 거제 저구항에서는 동절기엔 3번, 하절기엔 4번(사진 참조) 출항하며 소요 시간은 40분 정도로 뱃길이 짧고 요금도 편도 1만1400원으로 저렴하다.
매물도는 통영여객선터미널과 거제 저구항에서 여객선이 출항한다.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운항 거리가 길기 때문에 통영여객선터미널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대전 이남에서 출발한다면 거제 저구항을 추천한다.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는 하루 3번(6:50, 10:50, 14:30) 매물도로 출항하며 소요 시간은 2시간30분, 요금은 편도 1만7100원. 거제 저구항에서는 동절기엔 3번, 하절기엔 4번(사진 참조) 출항하며 소요 시간은 40분 정도로 뱃길이 짧고 요금도 편도 1만1400원으로 저렴하다.

▲대매물도 전경. 맨 좌측의 섬이 어유도이며 앞에 작은 섬이 매섬이다. 우측의 큰 섬이 대매물도며 소매물도는 대매물도 우측에 나란히 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사의 사정으로 비행기가 결항되면서 기자가 제 시간에 부산에 도착하지 못한 것. 거의 반나절을 손해보고 거제도로 향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거제도의 바람의 언덕, 매미성과 같은 유명한 관광지는 대부분 폐쇄되었으며 장을 보기로 한 마트마저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해 방역을 하고 있었다. 급기야 저구에서 출항하는 여객선의 출항 횟수도 줄어든 결과, 오전 8시30분 첫배를 타려했던 것이 당일 마지막 2시30분 배를 타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마지막 배 시간을 맞출 수 있었지만 매물도로 들어가는 관광객은 소수였고 코로나19의 한파가 지방 곳곳에까지 미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관광지로 유명한 소매물도. 정상을 오르면 쿠크다스섬이라는 별명을 가진 등대섬을 조망할 수 있다.

▲대매물도 당금마을방파제 외항에 오른 낚시인들. 벵에돔과 전갱이를 노리며 이곳에서 1~2월에도 벵에돔을 낚을 수 있다.

▲대매물도 당금항의 야경. 마을 앞에 있는 긴 방파제가 유명한 당금방파제이며 사진을 촬영한 당금펜션 뒤로 트레킹 코스가 이어진다.

▲섬에 도착한 다음날 오전에 당금항 선착장 주변에서 전갱이를 노리고 있다.

▲브리덴 미니마루로 큰 씨알의 쏨뱅이를 낚은 김완석 씨.

▲한기석 부장이 볼락 루어채비로 25cm가 넘는 볼락을 낚아냈다.

▲30cm가 넘는 대형 쏨뱅이를 낚은 한기석 부장. 당금항 계류장의 완전히 바닥층에서 큰 쏨뱅이가 입질했다.

▲한기석 부장이 준비한 브리덴의 아징&록피싱용 로드. 모두 글래머러스 록피시 시리즈로 소형 전갱이부터 큰 씨알의 록피시까지 대응할 수 있는 로드다.

▲메탈지그, 웜, 지그헤드 등 볼락과 록피시를 낚기 위해 완전 무장을 했다.

▲태클 박스에 가지런히 정리해둔 지그헤드. 0.3g부터 5g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대매물도 트레킹 코스인 해품길을 오르고 있는 김완석 씨.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매물도 정상인 장군봉이다.

▲폐교가 된 매물도 초교의 운동장을 요즘은 캠핑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캠핑 마니아들에게는 7성급 캠핑장으로 불릴 정도로 여름에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하루 이용료는 1만원.

낚시 여건은 당금마을이 최고
오후 2시30분에 저구항에서 출항한 ‘매물도구경3호’는 곧바로 소매물도로 향했고 40분이 지나 도착했다. 여객선은 소매물도에 먼저 도착한 후 대매물도의 대항마을, 당금마을 순으로 닿는데, 출항 시각에 따라 당금마을부터 도착할 수 있으니 선장의 하선 방송을 잘 들어야 한다.
우리는 당금마을에 내렸다. 매물도의 세 마을 중에서 당금마을의 낚시여건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당금마을에는 길이 350m의 당금방파제가 있는데 겨울에도 긴꼬리벵에돔이 낚이는 명당이며 당금마을 앞에 있는 매섬과 어유도 사이에는 강한 조류가 흘러서 항시 고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낚이는 어종은 계절별로 다른데 여름~가을에는 무늬오징어, 전갱이, 벵에돔, 돌돔이, 겨울~봄에는 전갱이, 벵에돔, 볼락이 유명하다.
우리는 미리 예약한 당금펜션에 짐을 풀고 곧바로 낚시를 하기 위해 선착장으로 내려갔다. 포인트는 어디라고 할 것 없이 마을 전체가 포인트가 된다. 당금마을 내에 있는 작은 방파제가 진입하기 쉽고 조과도 꾸준하며 선착장 내에서는 전갱이와 볼락이 잘 낚인다. 당금마을에는 최근에 어선을 정박할 수 있는 계류장을 만들었는데 그 주변도 명당이며 뭐니 뭐니 해도 당금방파제 외항이 가장 좋다.
볼락루어, 록피싱 장비를 꾸리고 기대에 차서 낚시를 했지만 손가락만한 볼락과 전갱이만 낚일 뿐 씨알 좋은 고기가 낚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낮보다는 밤에 조과가 좋을 것이기에 낚시는 해가 진 후 본격적으로 하기로 했다.

대왕 쏨뱅이의 등장
그런데 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거제도에서 미처 장을 보지 못했기에 당금마을 구판장(작은 가게)에서 먹을거리를 사려고 했으나 때마침 구판장 주인이 마지막 배를 타고 통영으로 나간 것. 이틀을 굶어야 한다는 생각에 순간 아찔했으나 당금펜션 주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숙박비만큼의 풍성한 먹을거리와 술까지 내어주었다. 화장실이 2개 딸린 큼직한 방 하나를 8만원에 빌렸는데 우리가 받은 것은 그보다 더 갚진 인심이었다.
조촐하지만 낚은 전갱이와 볼락을 반찬으로 저녁을 먹은 후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해가 진 후에는 제법 큰 씨알의 전갱이와 볼락이 낚였으며 놀라운 것은 30cm급 쏨뱅이가 내항에서 입질을 한 것이다. 김완석 씨가 첫 쏨뱅이를 브리덴의 메탈마루 17g으로 낚았고 두 번째 쏨뱅이는 한기석 부장이 3g 볼락웜 채비로 낚았는데 모두 씨알이 커서 하마터면 얼굴을 보지 못하고 채비를 터뜨릴 뻔했다.
낚시는 새벽 2시까지 했고 생각만큼 좋은 조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볼락과 전갱이로 마릿수 조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1월 중순 이후에 출조하면 괜찮을 듯했다.

▲한기석 부장(좌)과 김완석 씨가 동이 트는 해품길을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소매물도 정상에서 촬영한 등대섬. 등대섬의 깎아지른 절벽 때문에 쿠크다스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사진 최무석>

▲당금펜션에서 저녁을 먹었다.

▲낚은 전갱이는 프라이팬에 구웠다.

▲당금항에서 낚은 볼락과 전갱이.

*TRAVEL GUIDE 2*
숙소는 펜션 하나로 OK
과거에는 매물도에 숙소라 할 것이 없었고 통영시에 숙박업소로 등록한 현지 민박집이 전부였다. 하지만 매물도가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신식 펜션이 많이 들어섰는데 일반 펜션과는 다르게 낚시인들이 이용하기 좋게 만들어졌다. 야외에 공용 주방이 있어서 고기 손질이나 바비큐도 할 수 있으며 낚은 고기를 보관할 곳도 있다. 가격은 2인 5만원 선이며 방의 크기나 사용하는 인원에 따라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당금마을에는 구판장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원하는 상품이 없을 수 있으므로 거제도에서 장을 본 후에 들어간다. 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민박집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다. 가끔 현지 어부들이 저렴한 가격에 해산물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문어, 대구, 아귀 등 의외의 ‘가성비 좋은’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취재팀이 묵은 당금펜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