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 명주소류지
납자루 피하면
월척은 따 놓은 당상
정국원 로즈피싱밴드 운영자, 피닉스 영업이사
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온 2월의 마지막 주말. 로즈피싱밴드 회원들과 2021년 첫 출조를 함께하기로 했다. 당일 일기예보에선 남해지역에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분다는 소식에 출조 예정지였던 남해권을 취소하고 경남 합천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울산에서 고성철(닉네임 붕어박사) 회원이 먼저 출발했다. 함께하기로 한 회원들에게 변경된 주소로 오라고 연락을 한 뒤 필자도 부산을 떠났다. 20여 분 지나 한 통화의 전화가 울려 보니 먼저 도착한 고성철 회원이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고 알려왔다. 제방 진입로의 철문이 모두 닫혀 진입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갓길에 정차한 뒤 또 다른 장소를 물색하다가 3년 전 준설 공사가 이루어진 곳으로 정했다. 다시 고성철 회원에게 전화해 의령 명주소류지로 급히 가보라고 했다. 1000평 규모의 소류지인 명주소류지는 준계곡지로 이맘때 내가 재미를 봤던 곳으로 외부로는 수초가 안 보이지만 봄낚시가 꽤 잘 되던 곳이었다,
▲제방에 앉았던 김영완(추억) 회원이 준척급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상류에서 수중턱을 노리고 있는 정문식 회원.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김영완 회원.
▲제방에서 옥수수를 미끼로 썼던 이용태 회원이 8치급 붕어를 올렸다.
준설 공사 후 동사리 사라지고 납자루 나타나
30여분 뒤 다시 전화가 왔다. 명주소류지에 도착했는데 바람은 많이 불지만 물색은 괜찮은 편이라고. 다른 회원들에게도 변경장소를 알려주었다.
오후 2시쯤 명주소류지에 도착하니 고성철, 김영완(닉네임 추억) 두 회원이 먼저 도착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나는 우안 중류에 주차한 후 낚싯대를 편성했다. 낚싯대 편성을 끝내자마자 제방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한 마리 걸었습니다!”
쳐다보니 김영완 회원이 턱걸이급 붕어를 걸어 내고 있었다. 토실토실한 봄붕어였다. 오후 3시쯤 회원들이 모두 도착하여 각자 낚시자리에서 대편성을 시작했다. 오후 4시경 필자 우측에 자리 잡은 정문식(닉네임 합천) 회원이 29cm급 붕어를 낚아냈다. 미끼는 새우였다. 준계곡지라 새우로는 아직 입질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붕어의 활성도가 나름 괜찮은 듯 보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둠이 소류지로 내려앉았다. 밤 8시 무렵 제방 초입에서 첨벙대는 물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달려가 보니 엄영한(닉네임 대물꾼) 회원이 32cm 월척을 올렸다. 옥수수 미끼에 낚았다고 하였다.
이곳은 원래 준설공사 전에는 동사리가 많아 생미끼를 쓰면 피곤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방공사 이후 동사리는 거의 사라지고 채집망을 확인하면 없던 납자루가 많이 들어왔다. 옥수수 미끼에 피곤하게 깔짝거리는 입질이 많았었는데 알고 보니 납자루 소행이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이곳저곳에서 챔질하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 주종이 26~29cm였다. 밤 11시 무렵, 입질이 뜸한 시간에 몸을 녹일 겸 따뜻한 어묵 국물에 소주 한 잔씩 마시며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쉬움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새벽 1시 무렵. 회원들은 제 자리로 각각 돌아가 새벽낚시를 즐겼다. 새벽 3시쯤 이곳에도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나는 낚시자리가 불편해 파라솔도 못 편 상태라 비를 피해 차량에 들어가서 쉬다가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아침이었다.
회원들은 각자 아침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회원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한 잔씩 돌리는 순간, 제방 무넘기 쪽 이용태(닉네임 가락꾼) 회원이 연이어 붕어를 낚아 내고 있었다. 씨알은 고만고만한 26cm급 준척급들이었다.
▲방생 직전 조과를 자랑하는 로즈클럽 회원들. 왼쪽부터 정문식, 김영완, 엄영한, 김기태 씨.
▲낚시를 마친 뒤 소류지 주변 쓰레기를 수거했다.
▲상류에서 바라본 명주소류지. 1천평 규모의 아담한 소류지다.
물속 수초 잘 피해 채비 내려야
비가 서서히 더 내리기 시작해 아쉬움을 뒤로한 채 낚싯대를 모두 걷고 철수 준비를 하기로 했다. 철수 전 낚은 붕어를 들고 기념샷을 남긴 후 붕어는 모두 돌려보냈다. 주위에 버려진 쓰레기를 모두 청소한 뒤 2월의 마지막 날을 회원들과 함께하였다.
명주소류지는 준설 공사 후 물속에 수초가 많이 자라서 구멍을 잘 찾아 바닥에 안착시켜야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또한 납자루가 많이 서식해 생미끼인 새우, 지렁이를 쓰면 피곤하므로 가급적 옥수수를 미끼로 쓰기 바란다. 회원들과의 2021년 첫 출조길. 나름 월척 외에 준척급 붕어 손맛을 볼 수 있어서 즐거운 하루였다.
내비 주소 화정면 독교리 479
Fishing Guide
●서식 어종 붕어·가물치·새우·참붕어·동사리·납자루
●잘 먹히는 미끼 옥수수·새우·지렁이·참붕어·옥수수
●적정 출조 인원 6명까지 가능하나 3~4명 출조 적당
●주차여건 총 10대까지 가능
●수면적과 형태 약 1천평 계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