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 점복개소류지

때글때글
7~9치 붕어가 떼로 덤비는구나!

정국원

봄기운이 완연하건만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조황이 부진하던 지난 3월 20일, 필자가 운영하는 로즈피싱 밴드 회원으로부터 손맛터 추천 요청을 받았다. 마침 나도 시조회 장소를 답사하던 중이어서 몇몇 회원들과 출조 일정을 잡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경남 사천시 곤양면 중항리에 있는 점복개소류지였다. 규모는 1천700평 정도로 아담하지만 해마다 봄에 준척급 손맛을 보여주는 곳으로 꽝이 없는 마릿수터다. 월척은 물론 4짜 붕어까지 낚인 곳이지만 주 씨알은 5~9치다.
필자는 오후 1시쯤 일을 마치고 저수지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연신 붕어를 낚아 내고 있었다. 회원들의 말에 의하면 활성이 좋은지 낮에도 입질이 활발하다고 한다.
필자는 낚시할 자리가 마땅치 않아 도로 옆으로 가드레일이 설치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가드레일 때문에 대편성이 어려운 곳인데 마침 가드레일에 받침틀을 설치할 수 있는 매직클램프를 가져온 덕분에 문제가 없었다. 최근 경남지역 저수지마다 차량 추락 방지를 위해 가드레일이 설치하는 저수지가 부쩍 늘었다. 그 바람에 낚시자리 만들기가 힘든 곳이 부쩍 늘었다. 피닉스에서 출시한 매직클램프는 그런 장소에 어울리는 제품이다

2~4m 수심 계곡지 붕어 손맛 대단
낚싯대 편성 도중 옥수수 미끼에 28~29cm급 붕어들이 올라왔다. 가랑비가 내리는 중에도 붕어 활성은 여전히 좋아보였다. 회원들의 낚싯대도 연신 고꾸라졌다. 점복개소류지는 전체 바닥이 마사토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붕어가 바늘에 걸리면 차고 나가는 힘이 대단하다. 수심까지 2~4m로 깊기 때문에 당길힘이 배가된다.
문태완(문가이버), 석정훈 회원은 수심 2m권의 상류에서 옥수수와 새우로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제방권 초입에 자리한 고성철(붕어박사) 회원은 수심 2.5m권에서 옥수수 미끼로 역시 정신없이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제방 중앙부에 자리한 황선영(허공) 회원은 수심 3.5~4m에서 많은 입질은 못 받았지만 28~29cm급 준척급을 낱마리로 낚아내고 있었다. 거의 모든 구간에서 입질이 들어왔다.
의외로 밤에는 입질이 뜸했다. 원래 이곳은 밤낮 할 것 없이 입질이 활발한 곳이라 의아했다. 그렇게 묵묵히 보낸 뒤 밤 11시경 옛 추억을 나누며 야식 시간을 가졌다. 13년 전 나는 이곳을 돌아가신 서찬수 씨와 동행출조한 적 있었다. 그때 서찬수 씨는 새우 미끼를 달아 갓낚시를 해서 41cm와 42cm 두 마리를, 필자가 34cm와 36cm를 낚아낸 얘기를 회원들에게 들려주었다.

새우, 옥수수가 최고로 잘 먹혀
밤이 깊어갈 쯤 각자 낚시 자리로 돌아가 새벽낚시에 집중하였다. 새벽에는 분명 대물 붕어가 나올 거라는 믿음을 갖고 낚시를 하였다. 그러나 예상 외로 새벽 4시까지는 거의 입질이 없었다.
다시 입질이 재개된 것은 새벽 5시 무렵. 저수지 여기저기에서 챔질 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록 월척은 없었지만 대부분 25cm 이상이다 보니 손맛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동틀 무렵 피크를 맞은 입질은 오전 8시까지 지속됐고 충분한 손맛을 본 우리는 철수를 결정했다. 낚시를 마친 회원들은 모두 본부석에 모여 단체촬영을 하고 낚은 붕어는 모두 방류했다.
점복개소류지는 마릿수가 많은 만큼 사철 낚시를 할 수 있다. 바닥이 마사토이다보니 채비 안착도 잘 되고 손맛 또한 시원하게 볼 수 있어 손맛에 굶주린 낚시인들에겐 특히나 좋은 곳이다. 특이하게도 새우, 옥수수 등에는 입질이 좋으나 참붕어나 떡밥에는 거의 입질이 없으므로 이 점 유념하기 바란다.

내비 주소 곤양면 중하리 862-1

▲제방 중앙에 자리를 잡은 황선영(허공) 씨가 아침에 입질을 받아내고 있다.

▲도로에서 바라본 점복개소류지. 아담한 규모다.

▲가드레일에 피닉스의 매직클램프를 고정해 받침대를 설치했다.

▲필자가 올린 9치급 붕어.

▲취재일 조과를 들고 단체촬영. 낚은 붕어는 모두 방류했다. 왼쪽부터 석정훈, 황선영, 문태완, 송권수, 고성철 회원.

▲제방에서 낚시한 고성철(붕어박사) 회원이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