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부산 범방수로의

월척 퍼레이드

아깝다! 살얼음만 아니면 10수는 넘겼을 텐데…

신동현 객원기자, 강원산업, 패밀리좌대, 한조크리에이티브 필드스탭

▲부산 범방수로. 겨울에도 물낚시가 가능한 도심 속 낚시터다.

▲범방수로에서 낚인 허리급 월척붕어.

신년 새해 첫날, 필자가 활동하는 전국붕어낚시인협회 경남지회 회원 중 시간이 나는 회원들과 부산 범방수로를 찾았다. 번출과 신년회를 겸한 출조였다. 범방수로는 필자가 낚시춘추 2021년 2월호에 연재한 낙동강 순례 50편째에 소개한 곳이기도 하다.

범방수로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범방동과 생곡동 사이의 지사천을 말한다. 지사천에는 하류부터 상류까지 총 4개의 다리가 있고 총 거리는 1.5km 정도다.
하류에서 두 번째 다리의 상류는 초겨울부터 시즌이 시작된다. 어리연과 뗏장수초가 발달한 곳으로 수초 사이를 지렁이 미끼로 공략하면 마릿수 붕어를 낚을 수 있다. 하류 첫 번째 다리 주위는 수심이 다소 깊어 주로 한겨울에 자주 찾는데 상류보다 마릿수는 떨어지지만 씨알이 굵게 낚인다.

이번에 필자 일행이 낚시한 곳은 하류에서 두 번째 다리가 있는 곳이다. 지난 12월 둘째 주부터 셋째 주 사이에 세 번째 다리 상, 하류에서 준월척이 마릿수로 낚인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그때는 시간이 나지 않아 못 찾았다가 결국 새해에 찾게 되었다.

▲취재일 월척 조과를 자랑하는 촬영팀.

오후 3시~5시 사이가 입질 피크
12월 31일 경남 창녕의 석종기 씨가 먼저 범방수로에 도착했다. 필자는 원래 하류 첫 번째 다리의 상류 쪽에서 낚시하고 싶었지만 석종기 씨가 두 번째 다리 상류에 자리를 잡는 바람에 그 일대에서 낚시하기로 했다. 울산에서 온 김두현, 김경운 씨가 합류해 낚시 인원은 총 4명이 됐다.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진 새해 아침이지만 이제 막 추위가 시작됐기 때문인지 결빙은 되지 않았다.

범방수로의 장점 중 하나는 차에서 직선거리로 10m 안쪽 거리에 낚싯대를 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날씨가 춥고 장비가 많을 때 접근하기 좋다.

필자와 김경운 씨는 두 번째 다리 하류 방향에 자리 잡고 석종기 씨와 김두현 씨는 다리 상류에 자리를 잡았다. 전날부터 낚시한 석종기 씨의 살림망에는 월척 붕어와 준척 붕어가 담겨 있었다. 지렁이에 초저녁과 아침에 월척 입질이 들어 왔다고 한다.

필자는 지난해 이곳에서 낚시할 때 주로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 날이 어두워지기 전까지 소나기 입질을 받은 기억이 있다. 붕어가 회유를 시작하면 마릿수 월척 조과를 거둘 수있는 것이 범방수로의 특징이기도 하다.

포인트에 도착한 시간은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서둘러 아침낚시를 준비했다. 다리에서 하류 쪽으로 50m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긴대로 수심을 확인하니 2m 정도가 나왔다. 주로 긴 대를 이용했는데 4~6칸 대까지 총 10대를 폈다. 연안 쪽도 충분히 수심이 깊었지만 물색이 다소 맑았기 때문이다.

필자 일행이 낚싯대를 펴고 있는 사이 오전 7시가 넘어가는 시점에 다리 상류에서 낚시한 석종기 씨가 35cm 월척 1수를 낚았다는 소식이 들려와 마음이 바빠졌다. 좌대를 펴고 텐트를 치고 낚싯대 편성까지 마치고 나니 시간은 아침 8시가 넘었다.

지렁이를 미끼로 사용해 낚시를 시작했다. 그즈음 다른 낚시인들도 한두 명씩 범방수로를 찾기 시작했다.

오전 9시가 넘을 즈음, 필자에게도 입질이 들어왔다. 찌가 살짝 솟았다가 다시 내려가는 입질이 들어온 것.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더니 한참을 지나니 다시 찌가 움직였다. 찌톱이 물속으로 빨려가는 입질! 빠르게 챔질했지만 헛방이었다. 미끼는 그대로 달려 있었다.

잠시 후에는 왼쪽으로 던져둔 5.2칸 대의 찌톱이 한 뼘 정도 솟다가 옆으로 끌려가는 입질이 포착됐다. 챔질하니 턱걸이급 월척이었다. 다리 상류에서도 준척 붕어가 낚였다는 소식이 들렸다.

▲창녕에서 합류한 석종기 씨가 방금 올린 월척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텐트 안에서 식사를 준비 중인 촬영팀.

▲미끼로 사용한 지렁이.

▲아침에 살얼음이 얼어 소형 FRP 보트를 타고 들어가 얼음을 깼다.

▲산책로변에 낚시텐트를 설치하고 낚시 중인 촬영팀.

▲범방수로에서 배스 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

겨울낚시는 살얼음이 변수
정오가 넘어서자 수위 변동과 유속이 생겨 채비가 하류로 떠밀렸다. 낙동강 하구에서 수문을 열어 방류가 시작된 것이다. 유속이 멈추고 안정될 때까지 점심을 먹기로 하고 오후 2시 이후부터 다시 낚시를 재기했다.

유속이 멈춘 후 또 다시 입질을 받아 오후 4시경 월척 1수를 추가했다. 하류에서 낚시한 김경운 씨는 오후 5시경 36cm가 넘는 허리급을 올렸다. 상류에서 낚시한 석종기 씨도 월척 붕어 1수를 낚았다. 반면 상류에서 낚시한 김두현 씨는 초저녁에 몇 번의 입질을 받았지만 수초 언저리로 일찌감치 얼음이 잡혀제때 챔질타이밍을 잡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처럼 날씨가 추운 날은 얼음이 수초 주변부터 얼어들어간다. 따라서 수초낚시는 초저녁과 낮에 집중해야 하고 얼음이 어는 밤에는 낚시를 포기해야 한다.

밤 10시를 넘긴 후로는 수초가 없는 곳에도 얼음 결정체가 떠다니고 살얼음이 잡히기 시작했다. 모두 밤낚시를 포기하고 채비를 회수한 뒤 다음 날 아침을 노려보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리 아래를 빼곤 모두 얼음이 얼어 낚시가 불가능했다.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 얼음도 빨리 녹지 않는 상황. 그나마 석종기 씨 자리는 다리 난간 주위로 얼음이 얼지 않아 아침에도 몇 수의 월척을 낚을수 있었다. 나머지 회원은 모두 낚시를 포기하고 철수 준비를 하였다.

이번 출조에서 필자 일행이 낚은 총 조과는 월척 8수에 준척 2수. 살얼음만 아니었으면 10수는 쉽게 넘겼을 텐데 아쉬움이 남았다.
범방수로를 찾을 때는 바다 물때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 사리물때에는 유속이 세고 수위변동도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조금 물때에 출조하는 것이 유리하다. 미끼는 지렁이가 유리하지만 글루텐도 잘 먹힌다. 다만 유속이 빠르면 지렁이보다 불리하다.

▲필자가 두 번 째 다리 상류권에서 낮낚시로 올린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범방수로 진입 여건
주차 용이한 범방동 방향이 인기 높아
범방수로는 범방동 방향에는 차가 진입할 수 있어 많은 낚시인이 찾는다. 특히 세 번째 다리 상류 쪽은 차량교행이 가능해 인기가 높다. 반면 하류 방향은 두 번째 다리 상류까지 차가 내려갈 수는 있지만 다른 차가 지나가려면 차를 빼줘야 하므로 번거롭다. 두 번째 다리에서도 하류 방향은 차량 진입은 가능하나 역시 다른 차가 진입하려면 차를 빼줘야 해 불편하다. 생곡동 방향에서는 차량 진입이 되지 않아 주로 다리 끝자락에 주차하고 도보로 이동한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주로 낮에, 짬낚시인이 자주 찾고 오토바이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로 범방동 쪽보다 조용히 낚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