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세상 쉬운 바다루어 17]

호쾌한 캐스팅과 폭발적인 손맛

부시리·방어 캐스팅게임

박경식 프리라이터·솔트루어린 회원

예전에는 부시리와 방어를 주로 지깅으로 낚았다. 250g 내외의 길쭉한 메탈지그를 바닥으로 내린 후 빠른 속도로 쳐올리면 메탈지그에 반응한 부시리와 방어가 메탈지그를 덮치는 식이다. 지금도 수심이 깊은 곳, 조류가 빠른 곳, 수온이 내려가서 대상어의 입질층이 낮은 경우 지깅이 효과적이지만 최근에는 낚시인이 선호하는 낚시 스타일이 바뀌고있다. 지깅이 더 잘 먹히는 경우에도 캐스팅게임을 고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캐스팅게임은 펜슬베이트로 상층을 노리며 캐스팅 후 입질하는 순간까지의 짜릿한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상층에서 더 큰 대상어가 입질한다는 믿음으로 인해 현재 부시리, 방어 마니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인기가 어느 정도냐면 겨울에 지깅 출조를 하는 낚싯배엔 손님이 적지만, 조과가 떨어져도 캐스팅게임을 나가는 낚싯배는 항상 만석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온리 빅 원’, ‘못 먹어도 고’라는 말은 이제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니며 오직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상어를 잡는 것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당분간 국내에서 부는 캐스팅게임의 열풍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듯하다.

▲호쾌한 캐스팅으로 펜슬베이트를 날리고 있는 낚시인.

예전에는 부시리와 방어를 낚기 위해 지깅을 주로 했지만 최근에는 좀 더 박진감 넘치는 캐스팅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즌

연중 가능 하지만 6~11월이 본 시즌

캐스팅게임이라고 해서 시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겨울에 대상어의 활성이 낮을 것이라 생각하고 무조건 지깅으로 깊은 곳을 노렸지만 지금은 2~3월 겨울에도 캐스팅게임을 한다. 특히 4월을 전후로 대형 부시리가 산란을 위해 움직일 때 큰 씨알이 낚인다는 사실을 알아낸 낚시인들은 4~5월을 대물 시즌으로 점찍고 집중적으로 도전한다. 그 후 6월부터는 70~80cm 부시리와 방어가 본격적으로 전층에서 낚이기 시작하며 폭발적인 마릿수 조황은 11월까지 이어진다.

12월이 되어 북서풍이 강하게 불면 출항을 하지 못해서 낚시가 힘들지만 수온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도 출조만 하면 12~1월에도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제주도의 방어축제가 11월 중순에 치러지는 이유도 11월 전후에 큰 방어가 잘 낚이기 때문이다. 만약 초보라면 6월에 입문해 11월까지 즐기는 것이 조과나 효율 면에서 좋으며 고수라면 큰 씨알을 노리고 4~5월을 집중적으로 노린다.

▲캐스팅게임에 낚인 부시리.

70~80cm부터 120cm가 넘는 큰 씨알까지 모두 상대할 수 있다.

로드와 릴

캐스팅로드 전용대에 5000번 스피닝릴이 기본

캐스팅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는 아주 다양한 스펙의 캐스팅게임용 로드가 출시되어 있다. 사실 필자도 어떤 것을 구입해야 하는지 헷갈릴 정도로 종류가 많기 때문에 우선 자신이 노리는 대상어의 씨알을 먼저 정할 필요가 있다. 부시리, 방어의 경우 50~60cm를 노리는 낚시인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는 제외한다.

70~80cm를 노린다면 라이트한 캐스팅게임용 로드를 선택하면 된다. 합사 2~3호를 쓸 수 있고 70~80g 루어를 캐스팅할 수 있는 것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미터급 대상어를 노린다면 합사 4~5호를 쓸수 있고 100g 내외의 루어를 캐스팅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로 캐스팅용 로드는 예전처럼 L, M, H 단위로 강도가 표기되지 않고 대부분 합사를 사용할 수 있는 강도나 루어를 캐스팅할 수 있는 무게를 표기하기 때문에 로드에 표기된 스펙을 잘 보고 구입해야 한다.

선상에서 캐스팅하기 때문에 로드는 7ft 내외가 적당하며 두 대 정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출조하는 지역에의 상황에 따라 맞는 로드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잘한 씨알이 잘 낚이고 입질이 잦은 곳이라면 조금 가벼운 로드를 사용하고, 반대로 입질을 잘 하지 않지만 큰 씨알이 입질한다면 강한 장비를 사용해야 애써 건 대상어를 놓치지 않는다.

릴은 2~3호 합사를 300m 정도 감을 수 있는 사양이 좋다. 드랙력은 14kg 정도면 어지간한 대상어는 충분히 제압할 수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 수중에 장애물이 많은 곳이라면 초반 제압을 하기 쉽도록 드랙력이 강한 릴을 선호한다. 아주 라이트한 캐스팅게임을 즐긴다면 드랙력이 7kg 내외라도 상관은 없다. 보통 스피닝릴의 경우 5000번 이상이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더 굵은 원줄은 사용하고 강한 낚싯대를 쓴다면 스피닝릴을 14000번 이상으로 올려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캐스팅게임 마니아층에서는 14000번이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지만 무리하게 높은 스펙을 따라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장비가 버텨도 사람이 버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가벼운 장비로 먼저 시작해 충분히 대상어의 힘을 만끽한 후에 장비를 업그레이드해도 늦지 않다.

▲캐스팅게임 기본 장비.

부시리, 방어용 캐스팅 전용 로드에 5000번 이상 스피닝릴을 사용하며 50~100g 펜슬베이트를 주로 사용한다.

합사는 3호 이상, 쇼크리더는 20호 내외를 쓴다.

채비

50~70g 펜슬베이트 인기

펜슬베이트를 주로 쓴다. 폽퍼나 메탈지그 등을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 펜슬베이트를 쓰기 때문에 당장 출조를 앞두고 있는 초보라면 펜슬베이트 두세 개만 준비해도 상관이 없다.

펜슬베이트의 무게는 선택한 로드의 무게 허용치에 맞춰 구입을 한다.

가벼운 로드라면 50g 내외를 쓰고 강한 로드라면 70g이나 그 이상을 사용하면 된다. 펜슬베이트가 길다고 해서 무조건 더 무거운 것은 아니며 나무로 만들었느냐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느냐에 따라 무게와 밸런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제품에 대해 잘 파악해본 후 구입한다.

펜슬베이트를 구입하면 바늘이 달려 있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따로 바늘을 구입해서 펜슬베이트에 달아주면 된다. 펜슬베이트의 포장을 보면 대부분 추천 바늘의 무게와 호수가 나와 있으므로 그것에 맞춰 달아주는 것이 좋다. 훅이 너무 크거나 너무 굵으면 고유의 액션 을 깨트리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크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어탐기에 나타난 어군.

중층 이하 바닥에서 발견되어도 펜슬베이트를 캐스팅하면 수면으로 급부상해 입질을 한다.

필수 테크닉1

출조한 포인트의 특성부터 파악

가장 먼저 할 것은 출조한 포인트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제주도, 남해 먼 바다, 동해 먼 바다는 모든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점을 파악하지 못하면 낚시를 어렵게 할 수 밖에 없다.

먼저 필자가 주로 출조하는 거제 안경섬과 홍도를 보면 미터가 넘는 대부시리나 대방어의 출현이 잦은 대신 해저 지형이 매우 험한 것이 특징이다. 수심 60m에서 갑자기 14m까지 급격하게 수심차가 생기는 곳이 있을 정도로 지형의 변화가 심한데, 이런 곳에서는 대상어의 초기 제압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장비나 라인도 한 단계 더 튼튼하게 사용해야 하며, 드랙력과 내구성이 좋은 릴이 필요하다. 그에 비해 수중여가 적고 수심이 일정한 제주도에서는 조금 더 가는 원줄에 가벼운 장비를 써도 부시리와 방어를 상대할 수 있다.

동해나 서해의 경우 대형 부시리가 바로 뱃전에서 입질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이럴 때 당황하면 자칫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라인이 빨리 터진다면 상관없지만 라인이 터지지 않고 무조건 버텨야 하는 상황에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유리한 자리를 찾아 신속하게 이동한 후 제압을 해야 한다.

포인트의 특성은 출조 때 선장이 충분히 설명을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선장의 말을 잘 들은 후 그것에 맞춰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주변 사람들과 팀워크를 잘 맞추어야 랜딩을 보다 쉽게 성공시킬 수 있다.

▲펜슬베이트를 완전히 삼킨 부시리.

입질하는 순간의 파워가 대단하다.

필수 테크닉2

저킹과 릴링으로 입질 유도

포인트의 특성을 파악했다면 입질을 받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그런데 아는 낚시인들은 알겠지만 바다에 대상어가 있다면 입질 받는 요령 같은 건 사실 없다. 6월부터 11월까지는 던지면 무는 수준으로 마구잡이로 입질을 하기 때문에 ‘어떻게 낚시를 해야 하지?’라는 고민은 사치다.

그것보다 본인 체력이 어느 정도 될까 걱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던지면 무는 수준으로 입질할 때는 펜슬베이트가 수면에 착수한 직후부터 긴장을 해야 한다. 액션은 어느 지역에서나 동일하다. 강한 저킹보단 리드미컬한 저킹을 하면서 천천히 릴을 감으면 된다. 저킹이 빠르면 여윳줄이 생기게 되는데 여윳줄을 팽팽하게 감아줄 정도로 릴링을 해주면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단, 초보자가 주의할 것은 다이빙펜슬베이트를 사용할 경우 어느 정도 펜슬베이트의 머리가 물속에 잠겼다가 나오도록 로드를 아래로 숙인 상태로 저킹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입질이 활발할 때는 착수 후 릴링만 빠르게 해도 입질을 하지만 유독 혼자 입질을 받지 못한다면 잊지 말고 저킹을 해주어야 한다.

▲선두 데크에 서서 캐스팅을 하는 낚시인들.

라인이 엉키지 않도록 서로 협조하고 순서를 지켜 캐스팅을 한다.

필수 테크닉3

선장과의 소통이 중요

캐스팅게임을 하다보면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보통 두 가지 경우다. 첫째는 대상어가 중층 이하에 있는 경우이며 둘째는 대상어가 아예 없는 경우다.

최근에는 낚시인들의 펜슬베이트 운용 능력이 향상되어 대상어가 있는 곳이라면 대부분의 경우 입질을 받아 내기 때문에 입질이 없다면 앞서 말한 두 가지를 생각하면 된다.

만약 선장이 어탐기로 바닥층의 대상어를 발견했다면 지깅으로 전환을 하거나 아예 다른 포인트로 옮기는 것을 선택한다. 포인트에 대상어가 없다면 두말할 것 없이 포인트를 이동하면 된다. 이 판단은 대부분 선장이 하지만 포인트에 대상어의 유무나 활성은 낚시인들도 알아야 상황에 대처하기 쉽기 때문에 모든 것을 선장에게 맞기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을 선장을 통해 듣는 것이 좋다.

가끔 큰 사이즈 펜슬베이트에 입질이 좋았다거나 특정 컬러에 입질이 좋았다고 말하는 낚시인들이 있지만 그것은 참고만 하면 되고 반드시 그것을 따를 필요는 없다. 그 이유는 한 배에 6~8명의 낚시인이 한 가지 루어만 쓰는 것이 아니라 모두 끊임없이 자기 나름대로의 루어 로테이션을 하고 있으므로 ‘언제 어떻게 어떤 루어에 입질했냐’에 대한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결국 딱 한 번의 입질이라도 그것은 수많은 경우의 수중 하나에 불과하므로 맹신할 필요는 없으며 모르는 사실이었다면 하나의 패턴으로 참고만 하면 된다.

펜슬베이트 선택 요령

펜슬베이트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길이, 무게, 컬러, 보디의 형태, 무게 밸런스 등 제품마다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많은 특징 중에서도 펜슬베이트를 선택할 때는 제품의 무게와 싱킹, 플로팅, 서스펜딩 상태를 알아야한다.

루어의 무게가 무거우면 캐스팅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묵직한 힘으로 물속에서 물을 더 많이 밀어내고 그만큼 물의 저항을 많이 받아 주변 대상어에게 어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무거운 펜슬베이트를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체력에 부담이 되므로 가벼운 것과 병행해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싱킹, 플로팅, 서스펜딩의 경우 대상어의 활성에 따라서 선택할 수도 있고 펜슬베이트 자체 무게에 따라 결정될 수도 있다. 싱킹이라고 해서 무조건 깊은 곳을 노리는 것이 아니다. 싱킹 루어를 사용해도 대부분 노리는 곳은 상층이기 때문에 수심은 크게 고려할 필요가 없다. 싱킹 타입의 경우 대상어의 활성에 따라 상층과 중층을 두루 노릴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상층만 노릴 것인가 결정한 후 릴링 속도로 유영층을 구분하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