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유료터]
횡성 안흥낚시공원
귀촌부부가 가꾼 가족형 펜션낚시터
김병조 ㈜천류 미디어스탭, 유튜브 춤추는찌불의 일조삼락
▲필자와 동출한 민광기 씨가 4짜에 육박한 향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가뭄으로 출조할 곳이 마땅치가 않다. 농민의 마음은 메마른 대지처럼 타들어가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낚시를 하러 간다는 게죄스러운 마음이 들 정도다. 무엇보다 배수로 인해 낚시할 만한 곳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취재는 해야 하기에 수소문 끝에 눈에 확 들어오는 곳을 발견했다. 지금껏 취재한 곳 중 집에서 가장 거리가 먼 강원도 횡성의 안흥낚시공원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안흥낚시공원.
▲안흥낚시공원에는 펜션형 방갈로 12동이 나란히 배치돼 있다.
농사보다는 낚시터 운영이 재밌어요
대전 집에서 횡성 안흥낚시공원까지의 거리는 190km, 차로는 2시간30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내비에 찍힌다. 주말은 좌대 예약이 꽉 차 있어 할 수 없이 금요일에 출조했는데 그래서인지 고속도로가 전혀 막히질 않았다.
강원도는 필자가 대학 졸업 후 취업하여 첫 발령을 받았던 지역이다.
그곳은 태백시였는데 강원도는 그런 인연으로 나에게는 제2의 고향처럼 포근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거리상 부담감은 있었지만 강원도로 출조한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설렜다.
여행자의 감성으로 차량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가다보니 어느새 낚시터에 도착했다. 강원도라고는 하지만 서울 동서울요금소 기준으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기에 수도권에서 출조 하기에는 전혀 부담이 없는 곳이다.
낚시터 초입 주천강의 강물이 빠르게 흐르고 마을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숲속에 잘 꾸며 놓은 낚시터가 눈에 들어왔다. 먼저 관리사무소에 들러 김철목 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낚시터가 있을 만한 곳이 아닌 곳에 낚시터가 있는 것이 궁금해 사연부터 물었다.
서울에 살던 김철목 씨 부부는 수년 전 귀촌을 결정하고 마땅한 곳을 찾으러 전국을 물색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다가 무언가에 이끌린 것처럼 5년 전 지금 이곳에 마음을 빼앗겨 대지를 구입하고 거주할 집부터 지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농사를 배워볼 요량으로 동네 분들의 도움을 받아 토마토와 고추 농사를 지었는데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농사는 그만짓기로 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후배의 제안으로 낚시터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중장비를 동원해 땅을 파 보니 바닥이 암반층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그리고 1년 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준비 끝에 금년 4월 낚시터를 오픈했다고 한다.
낚시터를 하게 된 경위를 이야기 하면서 또 다른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김철목 씨는 “저랑 제 아내는 사주에 물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낚시터를 하면서 마음도 편안하고 무엇보다 공기 좋은 강원도에서 지내다 보니 건강해지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저희 낚시터를 다녀간 출조객들이 멋진 낚시터에서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말할 때마다 이곳에 낚시터를 만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김철목 사장 부부의 해맑은 미소에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가장 인기가 많은 새물유입구 방면 1번
방갈로에서는 붕어가 연타로 낚였다.
▲포천에서 출조한 정지상씨 가족이 방갈로 뒤 야외테이블에서 삼겹살구이로 저녁
만찬을 즐기고 있다.
▲깔끔한 수세식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편의시설 완벽히 갖춰 가족낚시터로 최고
안흥낚시공원은 안흥찐빵으로 유명한 강원도 횡성 안흥면에 있다. 개인 사유지이며 1천평의 인공 저수지다. 낚시터는 덕어산 줄기를 따라 이어진 골짜기에 있고 계곡에서 내려오는 계곡수가 유입이 될 뿐 아니라 낚시터 바닥에서 샘이 솟아나 가뭄에도 물 걱정이 없는 곳이다.
낚시터 영업 시작 전부터 밑고기로 강붕어를 많이 이식 시켜 놓은 덕에 운 좋으면 4짜 토종붕어도 낚을 수가 있다. 그 외 향붕어, 잉어, 향어, 메기, 쏘가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식당은 없지만 낚시터에서 운동 삼아 걸어가면 심향가든이라는 맛집이 가까이 있어 염려할 필요가 없다. 닭과 오리 요리뿐 아니라 연포탕과 아구탕이 맛있는 식당이다. 필자도 아구탕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지금껏 먹어본 아구탕 중 최고였다.
좌대는 모두 연안에 배치되어 있어 바로 뒤에 주차 후 걸어서 진입할 수있다. 좌대 뒤편에는 야외용 테이블이 있어 고기를 구워 먹기 좋다. 어닝이 설치돼 있어 햇빛을 가릴 수도 있다. 다만 주변이 산이라 화재 위험 때문에 숯불 사용은 금하고 있다.
펜션형 좌대는 3인용 12개와 4인용 2개로 나뉜다. 실내에는 TV,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등이 있다. 주방에는 식기와 인덕션도 있어 다양한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 넓은 욕실에는 수세식 화장실이 있으며 여름에도 온수가 나온다.
무엇보다 다락방이 있는 복층형 구조가 인상적인데 3인용과 4인용의 구조는 같다. 실내 면적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3인용 좌대는 나란히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 맞은편이 산이라 고즈넉하게 밤낚시를 즐길 수있다.
좌대 요금은 3인용은 평일 15만원, 주말 20만원으로 4인까지 입실 가능하다. 4인용은 평일 20만원, 주말 25만원에 최대 6인까지 입실이 가능하다. 추가 인원은 중학생 이상 1인 만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낚시터에는 간이 풀장과 트램폴린이 있어 어린 자녀들이 좋아할 구성이다.
▲3인용 방갈로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낚시인들.
▲안흥낚시공원 방갈로.
다락방이 있는 복층형 구조이다.
▲필자와 친구인 민광기 씨가 거둔 마릿수 조과.
▲관리사무소에서 간단한 낚시소품과 간식 등의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포천에서 출조한 정지상 씨의 하룻밤 조과.
총 119마리로 살림망 두 개를 가득 채웠다.
▲낚시용 방갈로 뒤로 보이는 전원주택.
이곳이 풍광 좋은 곳임을 알려준다.
한낮에 시작된 붕어의 습격은 밤까지 이어지고
이번 출조는 지난달에도 동출한 고교 동기동창 민광기가 동행했다. 규정이 3.2칸 대 이하 두 대까지만 편성이 가능한 터라 필자는 2.4칸 대와 2.8칸 대 두 대를 편성했고 친구인 민광기는 2.5칸과 2.9칸 두 대를 편성했다.
집어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입질이 들어오는데 두 대를 모두 보기가 바쁠 정도였다. 짧은 대보다는 2.8칸 대에 입질이 잦아 한 대는 접어놓고 낚시를 했다. 토종붕어, 향붕어, 메기 등 전 어종이 잘 낚였다.
민광기에게도 큰 붕어가 입질을 한 것인지 쉽사리 물 밖으로 끌어내질 못하고 있다. 필자가 달려가 뜰채에 담았더니 체고가 상당히 높은 향붕어였다. 친구 녀석은 “토종붕어였으면 사짜였을 텐데…”하며 무척 아쉬워했다. 평소 노지낚시를 즐겨오던 민광기는 이런 시설 좋은 곳에서 낚시하는 것이 어색한지 “이건 완전 황제낚시네. 이런 곳에서는 한 달이라도 있을 수 있겠어”라고 말하는 바람에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다.
해지기 전에 저녁으로 준비해온 한우를 불판에 구워 먹으면서 반주를 한잔 곁들였다. 찌불을 밝힌 후에도 입질은 계속되었고 그렇게 붕어들과의 힘겨루기는 자정이 넘어서까지도 계속됐다.
아침 햇살이 창가에 스며들면서 잠이 깼다. 아침장을 보면서 마지막 손맛을 보고서는 낚싯대를 거둬들였다. 친구와 함께 진한 손맛을 보면서 또 한 편의 추억을 쌓을 수 있었기에 만족한 출조가 된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했다. 이번 여름휴가는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보낼 것을 기약하면서 강원도에서의 낚시여행을 마쳤다.
문의 010-4967-8768(안흥면 강변로지구1길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