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릿수 앞세워 무명 탈출 선언!
천안 시장지의 화려한 데뷔
ㅣ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ㅣ
충남 천안에 꽤 규모가 큰 붕어낚시터 하나가 주목받고 있다. 천안시 입장면 시장리에 있는 시장지가 바로 그곳. 만수면적 8만5천평으로 천안시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 그간 무명으로 묻혀 있다가 올봄 화려한 조황으로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 8만5천 평 규모의 천안 시장지(풍년지)가 마릿수 조과를 배출하며 천안의 새 낚시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제방 우측 하류권의 모습. 여기선 떡밥미끼에 60cm급 잉어가 낚였다.
천안에는 업성지(15만7천평, 유료터)와 대홍지(12만7천평, 무료터)라는 유명 저수지가 있다. 그에 반해 시장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입장면 거봉낚시 이용택 사장의 말에 따르면 지난 겨울 얼음낚시에서 준월척을 쏟아내면서 시장지란 이름이 수도권에 처음 알려졌다고 한다.
알고 보니 시장지는 현지꾼들에게는 꽤 인정받는 저수지였다. 현지꾼들은 풍년지라고 불렀다. 산란기인 3월에 마릿수 호황을 보이고 5월부터 굵은 씨알이 출현한다고 한다. 나는 시장지를 부평 서진낚시 김재식 사장에게 들었다. 김 사장은 지난 3월에 두 번 다녀왔는데 제법 손맛을 보았다고 했다.
▲ 제법 큰 떡붕어를 낚은 천안꾼 박상원씨.
봄기운이 완연해진 4월 3일 시장지를 찾았다. 거봉낚시 이용택 사장은 “시장지는 큰 씨알은 보기 힘들지만 입질이 잦아 대중적인 낚시터라 할 수 있습니다. 규모도 커서 연중 조황 기복도 적은 편이지요”라고 말했다. 토종붕어 외에 25~40cm급 떡붕어도 잘 낚여 중층, 내림낚시까지 다양한 낚시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취재 당일 화창한 날씨 속에 주말을 맞아 제방부터 상류까지 많은 낚시꾼들로 붐볐다. 상류를 둘러보았는데 대부분 살림망에 붕어가 들어 있었으나 씨알은 잔 편이었다. 전날 오후에 들어왔다는 당진의 양범석씨는 우측 상류 수몰나무 주변에서 30여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 “앙탈이 제법인데요.” 현지꾼이 연거푸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 상류의 낚시인들. 바닥, 중층, 내림낚시 등 다양한 낚시를 즐겼다. ▲ 떡붕어가 잘 낚였던 우안 최상류.
나도 점심때부터 좌안 최상류 새물 유입구 주변에 낚싯대를 펴고 두어 시간 낚시를 했다. 옥수수에는 입질이 없었고 글루텐떡밥과 지렁이에 붕어가 달려들었다. 씨알은 잘아도 찌는 쭉쭉 잘 올려주었다.
현장에서 만난 단골꾼 박진규씨(거봉낚시 회원)는 “산란 후인 4월 말부터는 씨알이 굵어져 일고여덟치짜리가 주종을 이루게 된다. 포인트는 특별한 곳이 없어 어디에 앉아도 손맛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지의 최고 피크는 초여름 오름수위 때라고 한다. 이때는 저수지 전역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붕어가 낚이는데 탁했던 물색이 맑아질 때 제일 입질이 활발하다고 한다. 오름수위 때는 주로 떡밥을 쓰는데 8~9치급이 주류를 이루며 월척도 종종 낚인다고 한다.
여름에는 떡붕어 중층낚시인들이 제방을 즐겨 찾고 토종붕어는 우안 하류 식당 앞쪽이 유망 포인트다. 이곳만 유일하게 수심이 깊다. 간혹 대물낚시인들도 찾는데 현장에서 채집되는 새우를 미끼로 상류에서 수몰나무를 끼고 밤낚시를 하면 심심치 않게 준월척을 낚을 수 있다고. 하류에 별 간판이 없는 식당 하나가 있어 닭볶음탕, 잔치국수, 된장찌개, 백숙, 라면 등을 판다. 식당 전화번호는 041-584-4711(대표 서거수).
▲ 시장지 상류에서 밤낚시를 한 낚시인의 살림망. 다양한 씨알의 붕어와 큰 잉어가 들어 있다.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안성IC나 평택~음성간 고속도로 남안성IC에서 내려 진입한다. 입장면소재지를 지나면 금방 작은 다리가 나오는데 다리를 건너 좌회전해 계속 가면 전원주택을 지나게 되고 시장지 최상류에 이른다.
▒ 취재협조 입장 거봉낚시 041-583-8484, 010-4455-5580
①은 버드나무가 빼곡한 지역으로 수심이 얕은 봄철 포인트다. 도로가에 주차한 후 제법 걸어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비해 조용히 낚시를 할 수 있다.
②③은 도장골 마을 앞이다. 양쪽으로 새물유입구가 있어 봄과 오름수위 때 명당으로 손꼽힌다. 주차 후 바로 앞에서 낚시를 하기 때문에 언제나 붐비는 곳이다.
④ 산 밑이지만 수심은 깊지 않다. 상류에 주차 후 걸어가야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꾸준하게 낚인다.
⑤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가족과 함께 찾아도 좋은 여름철 포인트다. 제방 아래쪽에서 진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