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포항 구룡포 팁런
“에기 컬러가 중요하다니깐!”
허수회 야마시타 필드스탭, 유튜브 낚시요물
“요물 행님! 무늬오징어가 에기 컬러를 탄다고 생각하십니까?”
가을 시즌만 되면 포항에서 팁런 낚싯배에 살다시피하는 동생이 전화가 와서 하는 소리다.
“나는 물색이나 일조량에 따라 에기 컬러를 바꿔서 쓰는 게 효과적이더라.”
“에이! 액션의 패턴이 중요하지 컬러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뭔가를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아서 지인들과 함께 포항 구룡포로 팁런을 떠났다.
▲ 포항 인스타호에 승선한 낚시인들이 야간 팁런을 하고 있다.
▲ 필자가 즐겨 사용하는 팁런 전용 에기. 야마시타의 에기왕 TR이다.
▲ 군함컬러 팁런 전용 에기로 히트한 무늬오징어.
겉지는 물색, 속지는 일조량에 따라 컬러 선택
9월 17일 오후 6시. 구룡포항에서 출항하는 포항 인스타피싱호를 타고 포인트까지 10여 분. 포항은 출항 후 10분 거리에 포인트가 즐비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출조할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든다.
필자가 팁런을 수년간 하면서 만든 데이터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물색과 그날의 일조량’이다. 포인트에 도착 후 함께 출조한 동생들을 부른 뒤 우선 에기 컬러 선택 요령을 알려주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에기의 겉지 컬러는 물색에 초점을 맞춘다. 물색이 탁하면 오렌지, 핑크, 옐로우 등 자외선에 대해 어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형광 컬러를 추천하며, 물색이 맑으면 블루, 내추럴, 내추럴 블랙 등의 컬러를 사용한다. 속지 컬러는 일조량에 따라 정한다. 실버>골드>핑크>오렌지>레드 순서로 일조량에 따라 낮부터 밤까지의 속지 컬러도 바꿔가며 해보면 효과적이다.
설명이 끝나자 “그러면 행님, 퍼플이나 축광, 케이무라는 언제 유리합니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퍼플 컬러와 축광 제품은 해가 지거나 낮이라도 응달의 포인트나 수심이 깊은 곳에서 사용하면 효과가 있고 케이무라 제품들은 일조량이 약간이라도 남아있는 초저녁이나 새벽에 사용하면 효과적이지.”
목이 아플 정도로 동생들을 모아놓고 설명이 마쳤을 땐 이미 편이 갈린 듯했다. 그중 한 명이 필자의 말대로 에기를 선택한 덕분에 배 일행 중 첫 무늬오징어를 낚았다.
“오~ 행님. 진짜 바로 반응하네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필자에게도 입질이 들어왔고 말을 잘 들은 동생과 필자는 그렇게 한 마리씩 무늬오징어를 만났다.
군함그린 컬러로 마릿수 조과
시간이 흐르고 점점 어둠이 짙어지면서 다양한 사이즈의 무늬오징어가 잡혀주었고 필자의 데이터에 의심을 가진 동생이 다시 찾아와서 에기 하나를 추천해달라고 한다. 탁한 물색이 지속되고 구름에 달까지 가려진 상황이니 녹색 겉지에 적색 속지의 인기 모델인 야마시타 군함그린 에기를 챙겨주었다.
그리고 몇 분 뒤 바로 마릿수를 추가했고 얼굴이 밝아졌다. 필자 역시 다른 컬러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녹색 겉지와 적색 속지가 있는 에기로 집중적으로 잡았다.
“요물 행님이 가진 데이터가 항상 정답은 아니겠지만 물색과 일조량에 따라 에기의 컬러를 적용하는 게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필자 역시 출조할 때마다 동생의 얘기처럼 상황이 맞아 떨어지면 좋겠지만 매번 그렇지만은 않다. 하지만 자신이 사용하는 에기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어떤 컬러라도 최고의 무기가 될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동작 하나하나에 더 의미 있고 성의 있는 과정을 만들어감으로써 좀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출조문의 포항 인스타호 010-4696-1782
▲ 인스타호를 타고 함께 출조한 낚시인들이 큼직한 무늬오징어를 걸어 기념 촬영을 했다. 낮에는 오렌지 컬러, 야간에는 퍼플 컬러가 잘 먹혔다.
▲ 필자가 인스타호를 타고 거둔 무늬오징어 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