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무늬오징어가 제철을 맞는다. 특히 초겨울에 낚이는 무늬오징어는 살이 두껍고 달아서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낚시인들이 가장 추천하는 무늬오징어 요리는 회가 1등이며 2등은 튀김이다. 그런데 튀김만큼 인기가 높은 무늬오징어 요리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파전이다.

오징어가 들어간 파전이 맛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무늬오징어로 만든 파전을 먹어보면 일반 오징어 파전보다 훨씬 더 맛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제철을 맞은 쪽파 향에 두꺼운 무늬오징어의 육질이 터지듯 씹힌다. 하지만 오징어 특유의 비릿한 맛이 전혀 나지 않기 때문에 맛있는 건 물론이고 많이 먹어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초겨울에 한창 수확하는 쪽파와 궁합이 잘 맞아 고추를 넣어 매콤하게 파전을 만들면 반찬, 술안주로 좋다.

파전을 만들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전혀 어렵지 않다. 파전을 만들 때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너무 크게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프라이팬보다 조금 작게 만든다고 생각하고 반죽과 재료의 양을 조금 줄이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그리고 밀가루는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파, 오징어 등의 재료를 붙이는 접착제 용도로 사용한다고 생각하고 되도록 양을 줄인다. 밀가루를 많이 쓰면 파전이 너무 두꺼워지고 밀가루 냄새가 많이 나서 재료 본연의 맛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란도 넣지 않는 것이 좋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계란을 넣으면 제사 때 사용하는 전과 비슷한 맛이 나고 무늬오징어의 향이 줄어들어서 추천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파전에는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매운맛을 살리고 무늬오징어 살의 물기가 사라질 정도로 바짝 구우면 더 좋은 맛을 느낄 수 있다.

▲ 무늬오징어 등을 갈라 내장을 제거하고 다리와 몸통을 분리한다.

▲ 원하는 부위 의 살을 골라 담는다. 살을 너무 많이 넣으면 질퍽해지므로 주의.

▲ 밀가루를 반 컵정도 그릇에 담는다. 밀가루에 부침가루를 조금 섞어도 좋다.

▲ 프라이팬에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예열 후 프라이팬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재료를 얹는다.

▲ 재료를 골고루 펼쳐 구운 후 오징어가 타는 냄새가 나면 뒤집는다. 너무 빨리 뒤집으면 파전이 망가지므로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