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낚시 호황현장
웅천천 철갑붕어 5년 만에 돌아왔다
ㅣ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ㅣ
보령 웅천천은 ‘철갑붕어’의 산지다. 보령시민의 식수원인 보령댐에서 발원하여 부사호에 이르는 10km의 웅천천에는 총 8개의 보가 있는데 보마다 단단한 철갑비늘의 장사급 돌붕어가 우글거리고 있다. 올해 웅천천 돌붕어는 5년 만의 호황을 연출하고 있다.
“우와, 대단합니다!” 인천꾼 김영문씨가 웅천천의 일곱 번째 보에서 파이팅을 벌이고 있다.
▲ “손맛이 이렇게 좋은 줄 미처 몰랐네요.” 아홉치 돌붕어를 낚은 김영문씨가 감탄을 연발했다.
지난 2006년 11월 초순 웅천천 철갑붕어 호황 현장을 소개한 기사를 기억하는 독자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당시 웅천보에서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호황을 보였고 4짜급 돌붕어도 선보였다. 당시 취재팀은 34~35cm급 돌붕어를 낚아 올리며 천하장사급 손맛에 감탄을 연발했는데 나는 대를 세우지도 못하고 터트려 울분을 삭히기도 했었다. 그때 취재팀으로 참가했던 더피싱 운영자 한정호씨와 인천의 김형민씨는 그 손맛을 잊지 못해 매년 겨울 웅천천을 찾았으나 철갑붕어는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지난 4월 중순 웅천 현대낚시 백민기 사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삼일 전부터 이곳 사람들이 웅천천에서 돌붕어 월척을 타작하고 있어요. 한 사람이 일고여덟 마리씩 낚는데 모두 33에서 38센티급 월척이에요. 한 사람은 여덟치부터 35까지 스무 마리 넘게 낚기도 했습니다. 빨리 내려오세요.”
드디어 웅천천 철갑붕어가 돌아왔구나! 취재팀을 급조하여 사흘 뒤인 4월 19일 웅천을 찾았다. 인천의 김영문, 김형민씨와 한솔낚시 구우회 사장과 점심 무렵 인천에서 출발했는데 소식을 들은 4명의 한솔낚시 회원들도 뒤늦게 웅천읍 현대낚시점에서 합류했다.
백민기 사장은 “지난 주말에 왔으면 원 없이 낚았을 건데, 어제 내린 비가 아무래도 걱정이 되네요. 한번 가봅시다”하며 앞장을 섰다. 원래 나를 포함해 네 명이 내려오기로 했으나 갑작스럽게 늘어난 인원 때문에 두 곳으로 나눠 투입되었다. 허금행씨 등 한솔낚시 회원 4명은 다섯 번째 보에, 취재팀은 일곱 번째 보에서 밤낚시를 하기로 했다.
보에는 아무도 없었다. “웅천 현지꾼들이 혹시 자리를 뺏길까봐 외부에 전혀 호황소식을 흘리지 않아요. 어제부터 취재팀을 투입하기 위해 이곳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돌려놓았습니다.” 백민기 사장의 말이다.
밤에는 잔챙이, 아침 되자 8~9치 줄줄이
▲ 밤낚시에 열중하고 있는 한솔낚시 구우회 사장.
▲ 힘이 장사인 웅천천 돌붕어. ▲ 인천꾼 허금행씨(좌)와 한솔낚시 구우회 사장이 취재팀이 낚은 총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다섯 번째 보는 하류 좌우측이 포인트로 물색이 좋은 편이었으며 앉을 자리도 많았다. 허금행씨 등 다섯 명의 회원들은 우측 연안(보에서 상류를 봤을 때)에 나란히 앉았다. 그에 비해 일곱 번째 보는 하류 쪽은 수심이 얕고 상류 쪽이 깊었다. 취재팀은 상류에 자리를 잡았다. 포인트 주변에는 중간 중간에 큰 돌들이 박혀 있어 강낚시 분위기가 물씬했다.
백 사장은 “가장자리는 바닥이 보일 정도로 얕지만 중간으로 가면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곳이 포인트입니다. 그래서 3.6칸 이상의 긴 대를 써야 합니다. 미끼는 짝밥 위주로 쓰세요” 하고 말한 뒤 낚시점으로 돌아갔다.
김형민씨가 대를 펴는 도중 입질을 받았는데 황금색 잉어가 걸려나왔다. “하하, 저는 이미 손맛을 다 봤습니다.” 이윽고 어둠과 함께 케미를 꺾고 입질을 기다렸으나 어떻게 된 건지 찌의 움직임은 전혀 없었고 자정 무렵까지 지루한 시간이 계속되었다. 다섯 번째 보에서 낚시하는 회원들은 다행히 입질이 다문다문 오는데 씨알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자정이 넘어서자 기온이 뚝 떨어져 밤낚시를 포기하고 동 틀 무렵을 기대하며 차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새벽 5시쯤 일어나 낚시를 시작했지만 동 튼 후에도 한 시간 동안 입질이 없자 구 사장이 “이대로 있다간 취재고 뭐고 다 틀린 것 같은데요. 어제 백 사장 하는 말이 성동수로인가 하는 곳은 낮에도 붕어가 낚인다던데 더 늦기 전에 그쪽으로 옮깁시다”하고 말했다. 그러자 김형민씨가 “그러면 나와 김영문씨가 이곳에서 낚시를 하고 있을 테니 두 분만 그쪽으로 옮겨보시죠”하고 말했다.
나는 백민기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상황을 설명했다. 백 사장은 “성동수로보다는 용못이 유리하니 용못으로 가보라”고 했다. 용못은 여덟 번째 보 바로 아래쪽에 있는 수로형 둠벙이다. 물색이 항상 탁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보와 달리 낮 조황이 좋은 곳이다.
▲ 취재 당일 돌붕어가 마릿수로 낚인 다섯 번째 보. 겨울에도 돌붕어가 낚인다.
역시나 앉자마자 예닐곱치 돌붕어가 연달아 물어주었다. 간혹 여덟아홉치급도 낚였는데 얼마나 힘을 쓰던지 진한 손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역시 돌붕어야.” 감탄을 하며 한창 낚시에 몰두하고 있는데 김영문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금방 아홉치 돌붕어 한 마리를 낚았는데 힘이 정말 대단하다”며 기뻐했다. 아침 8시가 지날 무렵 구 사장이 전화를 받았다. 다섯 번째 보에서 밤낚시를 하던 회원들이다. “밤에는 잔챙이만 붙더니 새벽에는 제법 쓸 만한 씨알들이 낚이더라. 우리는 볼일이 있어 모두 낚싯대를 접었다. 허금행씨가 혼자 남는다고 하니 올라가면서 그쪽 보에 내려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일곱 번째 보로 돌아갔는데, 김영문씨가 8~9치급 두 마리, 김형민씨가 조금 작은 돌붕어 세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지 10분도 안되어 김영문씨가 “또 왔다”하며 힘차게 챔질. “어라 붕어가 아닌데?” 제압을 해보니 60cm급 잉어가 거센 저항을 하며 몸을 뒤집었다. 그 뒤 예닐곱치 붕어가 몇 마리 더 낚인 뒤 점심때쯤 입질이 끊어졌다. 결국 기대했던 대형 철갑붕어를 낚지 못한 취재팀은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무창포IC에서 나와 웅천 방면으로 우회전, 2.2km 가면 대천리 삼거리에 이르고, ‘보령댐’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하면 웅천천이 우측에 보이고 이내 여덟 번째 보에 닿는다. 계속해서 달리면 일곱 번째 보가 나오며 여섯 번째 보는 수부리 마을을 통과해야 닿을 수 있다. 웅천천 연안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보가 계속 나오고 결국 보령댐에 이르게 된다. 용못은 웅천읍 현대낚시에서 우회전해 계속 가면 노천교에 이르고 노천교를 지나자마자 우회전해 비포장도로 끝까지 가면 주차할 공간이 있고 바로 앞이 용못이다.
▒ 조황문의 웅천 현대낚시(041-934-7998, 010-6484-7998), ▒ 취재문의 인천 한솔낚시(032-541-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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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천의 여름~가을 시즌은?
5월부터는 여덟 개 보 전역에서 붕어가 낚이며 11월 하순까지 시즌이 이어진다. 그중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여덟 번째 보는 겨울에도 돌붕어가 계속 낚인다. 지금부터는 잡어 성화가 심해지지만 돌붕어의 마릿수도 는다. 씨알은 잔챙이부터 월척까지 천차만별.
이곳의 특징이라면 회유하는 무리에 따라 씨알이 달라지는 것인데, 며칠 동안 월척붕어만 회유할 때면 잔챙이는 아예 낚이지 않고 무더기로 월척만 낚이는 경우가 잦다. 뚜렷한 이유를 알 수 없어 날짜를 맞추기란 쉽지 않다.
여름에는 여덟 개 보 중 첫째 보, 셋째 보, 다섯째 보, 일곱째 보, 여덟째 보의 조황이 좋은 편으로 낮에는 붕어들이 깊은 곳에 은신해 있다 밤이면 얕은 곳으로 나오는데 연안을 따라 수초나 돌 등 은폐물이 발달해 있는 곳들이 포인트를 형성한다.
▲ 606번 지방도로에서 바라본 웅천천. 보마다 힘이 장사인 돌붕어를 품고 있다. 취재 당일엔 황금색 잉어도 낚였다.
꾸준한 헛챔질로 밑밥질을 해놓아야 좋은 조과를 얻을 수 있다. 일곱 번째 보와 여덟 번째 보의 경우 다른 곳보다 물색이 맑은 편이어서 4칸 이상의 긴 대를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그리고 최근 보령댐에서 넘어온 쏘가리 자원이 많아져서 간혹 지렁이를 물고 늘어지기도 하는데 쏘가리 덕분에 갈겨니나 동사리 같은 잡어도 적어지고 있다. 여름에는 참게와 우렁이를 잡기 위해 웅천천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