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거지를 넣고 탱글탱글하게 조린 갑오징어 우거지 조림.

요즘은 갑오징어낚시 패턴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봄과 가을에 주로 갑오징어를 낚았지만 제주도 해역에서 겨울에도 큰 갑오징어가 낚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겨울에 갑오징어 출조를 나가는 낚시인들이 늘어났다. 더불어 가까운 연안이 아닌 수심 100m 내외의 깊은 곳에서 갑오징어가 낚이다보니 씨알이 아주 큰 것이 특징이다.

2~4월은 연중 가장 큰 씨알의 갑오징어를 만날 수 있는 시기다. 1~2월에는 갑오징어가 특히 깊은 수심에 머물기 때문에 배낚시를 나가면 럭비공만 한 갑오징어를 마릿수로 낚을 수 있다. 그런데 큰 갑오징어의 경우 작은 갑오징어에 비해 단맛이 덜해 회 맛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겨울에 갑오징어 회를먹어본 낚시인들은 공감하겠지만 가을에 낚이는 자잘한 갑오징어에 비해 감칠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갑오징어는 조림을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갑오징어는 다른 두족류와 달리 살이 매우 두툼해서 조림 재료에 알맞다. 오래 조려도 살이 물러지지 않고 오히려 더 쫀득하게 되어 갑오징어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살이 너무 두툼해서 생선처럼 양념이 깊게 스미지 않기 때문에 양념이 갑오징어 전체에 잘 발리도록 물을 적게 사용하고 양념을 조금 더 진득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요리 포인트다.양념을 진득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설탕, 물엿, 올리고당 등 끓이면 졸아드는 당분을 적당량 넣는 것이 좋으며 당뇨 등이 걱정된다면 당을 줄인 자일리톨 설탕이나 당분이 낮은 올리고당을 사용하면 된다.

갑오징어를 손질할 때 주의할 것은 등뼈를 뺄 때 등에 칼집을 넣어서 빼내야 조렸을 때 갑오징어의 모양이 잘 잡히며 양념도 잘 머금는다는 것이다. 배를 가르면 조렸을 때 갑오징어 모양이 흐트러져 양념이 잘 스미지 않는다.

갑오징어를 조릴 때 우거지나 시래기를 넣으면 제격이다. 우거지와 시래기는 겨울에 제철인 식재료로 갑오징어와 궁합이 잘 맞으며 양념이 잘 스미기 때문에 함께 조리는 것을 추천한다. 우거지(배추)와 시래기(무청) 어느 것을 사용해도 좋으며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삶은 제품을 사용하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