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도 감생이 물올랐다
창선도 장곶이는 손맛 보증수표
ㅣ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ㅣ
남해군 창선도 장곶이 일대는 남해도 남쪽에서 삼천포로 오르내리는 감성돔의 중요 길목이다. 매년 봄가을이면 어김없이 감성돔이 붙는데 올봄에는 예년보다 월등한 호황을 연출해내며 단골꾼들을 속속 불러들이고 있다.
▲ 장곶이 마당바위에서 정봉환 선장과 부천 신바다물산 신동훈 사장이 이른 아침 감성돔을 노리고 있다. 마당바위는 삼각여 못지 않은 명당이다.
▲ "이 정도면 씨알 좋지요." 이성진씨가 45cm 감성돔을 자랑하고 있다.
▲ 울산의 박우경(왼쪽)씨 일행이 삼각여에서 오전에 낚은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5월 3일 물때는 7물. 다소 조류가 센 편이지만 날씨가 화창해 예감은 좋다. 장소는 장곶이 삼각여 포인트. 본섬 어장줄자리에서 약간 떨어진 여로 들물, 썰물 가리지 않고 낚이는 장곶이 최고의 감성돔 명당이다.
지금은 낮 12시. 아침 썰물에 40cm 전후의 감성돔 4마리를 낚은 울산 박우경씨 일행이 저녁에 출근을 해야 한다며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같은 시각 오후 물때를 보기 위해 느지막하게 마산을 출발한 한현태, 이성진씨가 배를 타고 들어왔다. 울산꾼들은 마산꾼들과 바통터치를 한 뒤 곧바로 철수했다.
울산꾼들은 갯바위 홈통 안쪽에서 난바다 쪽으로 흐르는 썰물 조류에 태워 감성돔을 낚았다. 두 시간만 있으면 조류는 들물로 바뀐다. 마산의 한현태, 이성진씨는 울산꾼들이 섰던 바깥쪽 반대편인 홈통을 바라보고 자리를 잡았다. 이윽고 바깥으로 흐르던 조류가 멈춰서더니 이번에는 바깥에서 홈통 안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홈통 안쪽은 7~8m를 보이는 바깥쪽에 비해 5~6m 수심에 불과했다. 하지만 마산꾼들은 “여가 잘 발달되어 있고 오늘처럼 날씨가 따뜻한 날이면 수온이 빠르게 오르므로 썰물 때보다 더 잘 낚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과연 밑밥질을 열심히 하던 이성진씨가 첫 입질을 받았다. 제법 힘을 쓰더니 잠시 후 뜰망에 담겼다. 준수한 43cm짜리 감성돔. 30분 뒤 이번에는 한현태씨 차례. 40cm급에 약간 못 미치는 씨알. 한씨가 감성돔을 뜰망에 담겨 올리자마자 이성진씨의 낚싯대가 또 활처럼 휜다. “와~ 손맛 좋은데요!” 이번에는 45cm급은 될 듯. 이성진씨가 손맛을 즐기는 사이 한현태씨가 얼른 감성돔 입에서 바늘을 뺀 뒤 뜰채를 들고 이성진씨를 도와 감성돔을 가볍게 떠낸다. 10분이 지날 무렵 또 한현태씨가 걸었다. 사이좋은 시소게임. 이번 녀석은 씨알이 잔 듯 뜰채를 들려는 이성진씨를 제지한 뒤 가볍게 들어뽕. 그 뒤 두마리가 더 낚였고 조류가 멈추며 조용해졌다. 한현태씨가 처음 자신감을 보였듯 들물 3시간 동안 모두 여섯 마리를 끄집어내며 삼각여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 정봉환 선장이 마산꾼들의 조과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삼각여의 소나기 입질! 들물 썰물 안 가려
남해도와 창선도 사이의 물골인 지족해협은 예부터 멸치가 많기로 유명하며 또한 감성돔 황금어장이기도 하다. 이곳에 한 달 전부터 감성돔이 붙어 연일 호황을 보이고 있다. 지족리 아레스호 정봉환 선장은 “예년과 달리 초반시즌부터 5짜급 감성돔을 속출하고 있는데 35~45cm급이 주종으로 낚이다 번번이 52~58cm 전후의 대형급이 걸려들어 진땀을 빼게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하순에는 이곳 물건리에 사는 낚시인이 비석바위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던 63cm짜리를 낚아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나는 4월 28일 인성실업컵 KPFA 랭킹 1전 취재차 사천을 찾았을 때 정봉환 선장에게 안부전화를 했다가 장곶이 호황 소식을 들었다. 다음날부터 주의보가 발효되어 바로 남해도로 가지는 못하고 5월 2일 저녁 늦게 경기도 부천의 신바다물산 신동훈 사장(한국어탁회 고문)과 함께 남해도로 향했던 것이다.
남해도 삼동면 태공낚시에 도착하니 서울낚시인 세 사람이 출항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어제 네모바위에서 5짜급 감성돔을 걸어 수면에 띄웠으나 뜰채를 준비하지 못해 놓쳤다. 억울하고 분해서 서울 가는 것을 미루고 뜰채를 구입해 오늘 하루 더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침보다 오후 출조가 더 유리하다”
우리와 마산 이성진씨 일행이 삼각바위에서 감성돔을 타작하고 있을 때 정봉환 선장은 배 키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고 대바위에 내려서 두 마리를 낚았다. 오후 4시 철수시각에 맞춰 우리에게 온 정봉환씨는 “두 마리를 낚고 난 뒤 대형급을 걸었으나 수중여에 목줄이 쓸려 터트리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설욕을 부르짖던 서울꾼들은 안타깝게도 허탕을 치고 오전 일찍 철수했다고 한다.
철수하는 길에 희망호 이태영 선장은 “지금은 들바람(바다에서 육지로 부는 바람, 즉 남서풍이나 남동풍)이 불어줘야 파도가 일어 물색이 흐려 감성돔이 잘 낚인다”고 말했다. 정봉환 선장은 “포인트마다 감성돔이 박혀 있어 한두 마리 정도씩은 낚을 수 있는데 요즘은 아침보다 느지막하게 출조해서 오후 물때를 노리면 마릿수 조과도 가능합니다. 오전보다 수온이 높고 잡어성화도 덜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양화금, 장곶이 일대는 아침 5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수시로 출항하고 있으며 10분이면 모든 포인트에 도착할 수 있다. 배삯은 1인당 1만5천원으로 1인 승선하여 출항할 경우 2만원을 받는다.
▒ 취재협조 아레스호 정봉환 선장(010-6612-6265), 남해 태공낚시(055-867-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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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Guide
장곶이 시즌 및 대물 포인트
지족해협 양쪽으로 북쪽엔 창선도 남동편의 장곶이에서 남쪽엔 남해도 삼동면 양화금에 이르기까지 감성돔 포인트가 넓게 펼쳐져 있다. 봄가을 시즌 초반에는 감성돔이 장곶이 삼각여에 제일 먼저 붙어 좌우로 회유하기 시작하는데 양화금 일원에서 마지막을 장식한다. 특히 삼각여 주변은 조류소통이 좋고 온통 돌바닥인데다 조금만 나가면 수심이 16~24m까지 깊어지는 명당이다. 수심은 평균 6~7m로 장곶이 일대는 썰물, 양화금은 대부분 들물 포인트라고 보면 틀림없다.
최근 대형 감성돔이 자주 출몰된 곳은 양화금 비석바위·미끄럼바위, 장곶이 촛대바위·비석바위·네모바위·마당바위 등이다. 대형급이 붙는 곳의 특징은 수심이 얕지만 수중여 같은 은폐물이 유독 많아서 긴장을 늦추면 채비를 터트리기 일쑤다. 봄감성돔 시즌은 6월 중순까지 이어지는데 지금부터는 마릿수는 기대할 수 없지만 45~55cm급의 굵은 감성돔이 낚이니 채비를 튼튼하게 써야 한다.
장곶이 봄감성돔 낚시방법
1 깊은 곳보다 얕은 곳을 노려라. 봄 감성돔은 따뜻한 수온을 좋아하기 때문에 깊은 곳보다 얕은 곳에 있을 확률이 높다.
2 빠른 조류보다 느린 조류가 좋다. 가을 감성돔은 빠른 조류에서 낚이지만 봄 감성돔은 애기의 종종걸음처럼 느릿느릿 가는 조류를 좋아한다.
3 사는 물때보다 죽는 물때를 노려라
4 봄에는 조류가 가지 않아도 낚인다. 채비를 멀리 캐스팅하여 조금씩 끌고 들어오는 방법을 써보라.
5 채비를 천천히 내릴 수 있는 전유동이나 B~3B 반유동 채비로 중하층을 노려라.
6 오전보다 수온이 높은 오후 출조가 낫다.
7 양화금은 들물, 장곶이는 썰물에 감성돔이 잘 낚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