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대부시리를 낚았습니다.” 쿠로시오 필드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윤화 씨가 추자도 쇼어 빅게임에 도전해 110cm 부시리를 낚는 데 성공했다.

태풍이 지나간 뒤 바다 여건이 불안정한 시기가 왔다. 특히 올해는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수온이 크게 떨어졌다 올라가기를 반복하면서 조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도 출조만큼은 포기하지 못하기에 어김없이 계획을 짰다. 여름이면 자주 가는 추자도. 태풍이 지나간 뒤라 물은 뒤집혀 있을 것이고 수온도 높지 않을 거라 예상해 빅게임 장비와 더불어 농어 장비까지 챙겼다.

지난 8월 18일, 제주도에서 휴가 중이던 홍성기 씨와 제주항에서 만나 추자도행 퀸스타 2호를 타고 하루 먼저 추자도로 들어갔고 나머지 인원들은 주말에 맞춰 추자도로 들어가기로 계획했다. 

▲ 추자도 빅게임 출조를 함께한 팀루어테크 회원들.

불안정한 수온 탓에 부시리 대신 농어 공략 

추자도에 입도해 점심을 먹은 후 낚싯배를 타고 빅게임을 하기 위해 부시리가 자주 출현하는 넙데기에 하선했다. 물때는 11물에 간조는 오후 1시30분. 끝썰물과 초들물을 노리기로 하고 빅게임 장비와 농어 장비를 준비했다.  

넙데기는 추자도의 대표적인 쇼어 빅게임 포인트이기도 하고 봄, 가을에는 농어 포인트로도 유명한 곳이다. 초들물까지 노려볼 수 있기에 오후 3시까지는 충분히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부시리, 방어를 노리기 위해 빅게임용 펜슬을 달고 힘차게 캐스팅했다. 

▲ 추자도 넙데기에서 부시리를 노리고 있는 팀루어테크 회원들.

▲ 넙데기에 내린 필자가 부시리 입질을 받고 파이팅하고 있다.

나와 홍성기 씨가 돌아가며 열심히 캐스팅을 해보았으나 작은 부시리만 쫓아왔고 큰 사이즈는 보이지 않았다. 부시리 몇 마리를 낚았지만 사이즈가 작은 놈들만 나왔다. 수온도 겨우 20°C 안팎으로 낮았다. 

간조가 다가오니 파도가 점점 높아져 우리는 준비한 농어 장비를 꺼냈다. 평소에 즐겨 쓰는 루어테크 1온스 지그헤드와 5인치 버클리 뮬렛 스모크 컬러를 세팅해 포말 속으로 캐스팅했다. 몇 번 캐스팅하지도 않았는데 입질이 들어왔고 첫 농어로 80cm를 낚았다. 연이어 홍성기 씨의 로드에도 입질이 들어와 연거푸 큰 사이즈의 농어를 낚아 올렸다. 농어는 넙데기 전역에서 낚였고 20마리 넘게 낚을 수 있었다. 이처럼 첫날은 농어 손맛을 실컷 즐겼고 빅게임은 다음날에 다시 도전했다. 

▲ 추자도 입도 첫날 넙데기에서 80cm 농어를 낚은 홍성기 씨.

▲ 넙데기에서 농어 장비로 낚은 쏨뱅이.

▲ 농어를 낚을 때 사용한 채비. 1온스 지그헤드에 버클리 5인치 뮬렛 컬러 웜을 사용했다.

▲ 필자가 넙데기에서 낚은 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수온 낮아도 대부시리는 온다

다음날 오전, 쿠로시오 스탭 이윤화 씨를 비롯해 오재헌, 김명룡, 홍기태, 최정학, 조민철 씨가 추자도에 합류했다. 점심을 먹은 후 넙데기 맞은편에 있는 개린여에 모두 하선했다. 부시리를 목표로 빅게임 장비를 세팅했다. 캐스팅 전용 로드에 14000번 스피닝릴, 합사 8호, 쇼크리더 150lb, 펜슬베이트는 160mm 내외를 사용했다. 

캐스팅 후 루어를 회수하니 부시리가 여전히 바닥에 있는 듯 입질이 없었다. 작은 펜슬로 교체한 후 겨우 60cm급 부시리를 한 마리 걸 수 있었다.

내가 60cm급 첫 부시리를 낚은 후 홍성기 씨가 드디어 강렬한 입질을 받아냈다. 이번 출조 첫 미터급 부시리가 올라왔다. 하지만 미터급 부시리는 그것으로 끝이었고 다음날을 기약해야 했다.

셋째 날 오전엔 다시 넙데기로 들어갔다. 빅게임이 안 되면 농어낚시라도 해볼 생각이었다.

부시리의 활성도를 감안해 작은 펜슬로 캐스팅을 시작, 해가 뜨고 수십 회 캐스팅 끝에 김명룡 씨가 작은 부시리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첫수가 70cm에 못 미쳐 걱정이 앞섰다.

▲ 개린여에서 미노우로 농어를 노리다가 감성돔을 낚은 홍성기 씨.

넙데기 끝에서 들린 이윤화 씨의 비명 

두 시간 동안 작은 부시리만 잡아내고 모두가 허탈해 있을 때쯤 넙데기 좌측 끝에서 캐스팅하던 이윤화 씨가 비명을 질렀다. 멀리서 봐도 강한 파워가 느껴질 만큼 로드가 활처럼 취었다.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은 이윤화 씨는 부시리의 힘을 감당할 수 없어서 어찌할 줄 몰라했다. 

“그대로 버텨!”

자리에서 일어났다가는 바로 물속으로 끌려갈 수 있는 상황. 드랙이 끝도 없이 풀렸다. 그러다가 드랙이 멈추는 순간 조금씩 핸들을 감으며 노련하게 부시리의 힘을 빼기 시작했다. 로드를 세웠다 내리기를 반복하고 옆에서 홍성기 씨가 로드의 버트 부분을 잡고 랜딩을 도왔다. 멀리서 입질을 받은 만큼 부시리의 힘을 충분히 뺄 수가 있었다.

갯바위로 올려 사이즈를 재보니 110cm. 대부시리를 발판 불편한 갯바위에서 여성 낚시인이 올렸다는 것 자체가 믿어지지 않았다. 이윤화 씨의 랜딩 테크닉도 좋았고 운도 따랐다. 연안 가까이에서 갑자기 입질을 받았다면 아마 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 이윤화 씨가 올린 110cm 부시리.

더 이상의 입질이 없자 1온스 지그헤드에 5인치 버클리 뮬렛 웜으로 농어를 노려봤으나 너울이 없는 상황에서 농어 입질은 간사했다. 농어 한 마리 낚고 더 이상의 입질이 없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나서 웜에 쏨뱅이가 여러 마리 입질했다. 농어 대신 씨알 좋은 쏨뱅이를 열댓 마리 낚을 수 있었다. 물때가 바뀌면서 오재헌 씨와 이윤화 씨가 무늬오징어를 낚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 더 이상 입질이 없어 우리는 모두 숙소로 돌아갔다.

이번 출조에서 전체적인 조황은 떨어졌지만 이윤화 씨가 갯바위에서 미터가 넘는 부시리를 낚았던 것과 한여름에 농어를 여러 마리 낚았다는 것에 위안 삼을 수 있었다. 올해는 윤달이 낀 만큼 추자도의 빅게임낚시가 늦가을까지 진행될 거 같다. 그때까지 꾸준히 추자도로 출조해 농어낚시와 함께 도전해볼 예정이다. 

▲ 넙데기에서 거둔 부시리 조과. 미터급은 한 마리며 대부분 60~70cm 씨알이 작다.

▲ 넙데기에서 미터급 부시리를 낚은 김명룡 씨.

▲ 넙데기에서 무늬오징어를 낚은 오재헌 씨.

▲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철수 후 추자도 묵리 연안에서 해수욕을 즐겼다.

취재협조 팀루어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