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물낚시의 이변
얼기 전의 대호에 어떤 일이 있었나?
대산 5번, 사성 1번수로에서 12월 중순까지 월척 봇물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12월 초부터 보름 동안 대호 가지수로에서 월척이 마릿수로 쏟아졌다. 그 뒤 12월 하순부터 꽁꽁 얼기 시작해 물낚시는 불가능해졌지만 첫 얼음낚시에 큰 기대를 안기고 있다. 낚시인들 사이에 이변으로 분석되는 ‘12월의 대호만 호황’을 돌아본다.
▲ “몽땅 월척입니다.” 지난 12월 14~15일 이틀 동안 대산5번수로에서 배출된 조과를 자랑하고 있는 피싱데이 회원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장홍석(짱), 한원준(새벽), 김규태(해심), 백용우, 강민수(레옹)씨.
▲ 당진읍의 조세웅씨가 챔질을 하는 순간.
“대호만에서 12월에 물낚시를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전혀 상상을 못하던 일입니다.” 서산 낚시인 백용우씨(40·건설업)가 상기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백씨는 낚시웹진 피싱데이 회원들과 함께 11월 하순부터 12월 중순까지 대호에서 80여 수의 월척을 낚아 올려 주위 낚시꾼들을 놀라게 했다.
12월의 대호만은 바닥이 훤히 보일 만큼 물색이 맑아지는 특징 때문에 대개 11월 하순이면 물낚시를 마감했다. 자연히 얼음이 얼기 전까지는 어한기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올겨울엔 그간의 상식을 깨고 얼음이 얼기 직전까지 호황이 이어졌으니 단골꾼들이 놀랄 수밖에.
백용우씨의 말에 따르면 “월척은 가을시즌 내내 적서리와 사성수로 등지에서 쏠쏠하게 낚였다. 11월 하순에는 대산 5번 수로를 찾았다. 그날 밤 6마리의 월척붕어를 낚았고, 12월에 들어서면 물낚시가 힘들 테니 그 안에 손맛을 만끽하자는 심정으로 피싱데이 회원들을 불러 함께 밤낚시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피싱데이 회원들이 2~3명씩 돌아가며 밤낚시를 한 결과 적게는 2~3마리, 많게는 6~8마리까지 꾸준하게 월척이 낚였다. 공철림씨(닉네임 어신)의 경우 혼자 12마리 월척을 낚기도 했다.
이러한 호황은 예상을 깨고 12월 중순까지 계속 이어졌다. 눈보라가 흩날리는 날도, 한파가 몰아치는 날도 월척은 계속해서 올라왔다.
“수온이 떨어지니 배스 성화도 거의 없고 붕어도 낚이면 모두 월척이니 추위를 견딜 만하더라구요.” 장홍석(닉네임 짱)씨의 말이다.
이 소식을 접한 서산 일번지낚시 김기동 사장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2월 중순에 물낚시를 한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하던 일입니다. 특히 이처럼 많은 월척이 낚인다는 것은 더욱….”
올 겨울철 대호만 호황의 원인에 대해서 그는 “아마도 예년에 비해 눈이 많이 내린 탓으로 밖에 설명을 드릴 수밖에 없네요. 산에서 흘러 내려온 탁한 물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중상류의 얕은 가지수로에 적잖은 영향을 주게 되었으니 무장수로나 대요수로, 영탑수로 같은 곳에서는 수심이 너무 얕아 낚시가 불가능한 반면 1~2m정도의 수심을 보이는 대산5번수로와 사성1번수로, 조금수로에서만은 유난히 좋은 조황을 선보였던 게 그 이유다.
▲ 스윙낚시에 보름동안 80여 마리의 월척붕어를 배출해낸 대산5번수로. 12월 10일 현재 얼음낚시가 진행되고 있다. 대산읍 운산리에 있는 대산지와 인접해 있다.
▲ 백용우씨가 35cm 붕어를 낚을 당시의 모습을 재연해보이고 있다.
얼음낚시는 아직 빙질 약하고 조황 없어
1월호 마감이 끝난 직후인 12월 17~18일 부리나케 대호만으로 달려가 대산5번수로와 사성1번수로에서 호황 모습을 차례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그 뒤 대호만 가지수로들은 살얼음이 잡히는가 싶더니 12월 하순부터 꽁꽁 얼었다.
“비록 물낚시는 못할지라도 대호만은 첫 얼음낚시에 매년 좋은 조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기대할 만합니다.” 김기동 사장은 “단 따뜻한 날에는 얼음을 타기가 위험하므로 아침 일찍 들어와 목적한 곳에 구멍을 뚫어놓은 뒤 연안으로 나와서 구멍치기로 노리는 게 요령”이라고 말했다.
1월 7일 김기동 사장과 통화를 했을 때 “아직까지 빙질이 불완전하여 얼음낚시를 즐기려는 꾼들의 움직임이 덜하다. 그러나 대호만 가지수로는 바로 이맘때가 얼음낚시 피크 시즌이니 빠르게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지금 외지꾼 대다수가 태안 죽림지와 서산 중왕리수로 등 그간 얼음낚시 명당으로 잘 알려진 곳의 조황만 묻고 있다”고 전했다.
■조황문의 서산 일번지낚시 (041-664-55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