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강낚시철
시원시원 찌올림 무더위도 잊었다
홍성 와룡천 떡밥낚시 신바람
| 장재혁 객원기자·천류 필드스탭 |
저수지마다 배수가 진행되고 있어 조황을 장담할 수 없는 시기다. 6월 26일 평산가인 전경수(서비사랑) 회원과 함께 홍성의 한 소류지를 찾았지만 역시 배수 중이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던 나에게 홍성 토박이인 전경수씨가 와룡천을 추천해주었다.
▲ 가슴이 탁 트이는 와룡천 풍경.
▲ 홍성 낚시인 최영수씨의 밤낚시 조과. 살림망에 6~7치 붕어가 마릿수로 들어 있다.
와룡천은 충남 예산군 덕산면과 충남 홍성군 갈산면, 결성면, 서부면에 걸쳐 흐르는 약 20km 길이의 하천이다. 홍성I.C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평소 이 부근을 오가면서 눈에 익었던 곳이다. 전경수씨의 낚시터 소개가 정말 그럴듯했다.
“덕숭산과 용봉산의 산기슭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이 합류되어 와룡천으로 흐르니 수질이 좋습니다. 또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갈산면의 가곡지와 대사지 그리고 구항면에 있는 공리지가 있으니 붕어는 꾸준히 유입될 테고 하류는 천수만 A지구와 이어져 있어 장마철이나 큰비가 오고 난 뒤엔 잉어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옵니다. 요 며칠 비 온 뒤에 붕어 입질이 활발하다고 하니까 대물낚시는 잠시 접고 강낚시나 해봅시다.”
강이나 수로는 물을 뺄 염려가 없다. 그래서 배수기엔 강낚시가 저수지낚시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포인트 진입 기점인 와룡교.
대사지 붕어 유입되고 천수만 잉어 올라와
와룡천의 낚시 포인트는 중류인 결성면 교항리의 와룡교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었다. 이곳에 사는 전경수씨는 와룡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와룡천에는 잉어, 붕어, 떡붕어, 가물치, 동자개, 피라미 등 다양한 토종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고 밤에 생미끼낚시를 하면 팔뚝만한 메기도 낚인다고 한다. 와룡교에서 내려다본 와룡천은 물색이 흐리고 부들과 마름도 분포하고 있어 붕어가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이미 낚시꾼 여럿이 수초 사이에 띄엄띄엄 자리를 잡고 낚시하고 있었다. 포인트 여건을 살펴보기 위해 보가 있는 하류로 내려가 보니 보에는 물이 철철 넘쳐흐르고 있다. 또 와룡교 상류에도 연안에 줄풀과 부들수초가 형성되어 있는 포인트가 여러 곳 눈에 띄었다. 더 살펴볼 것 없이 와룡교 주변의 적당한 자리를 고르기로 했다.
우리는 와룡교에서 하류 쪽으로 100m 거리의 연안에 자리를 잡았다. 마름이 연안에 띠를 이루고 있다. 왼쪽에는 물골이 있는지 수심이 1.5~2m로 깊고 오른쪽의 마름 포인트는 70~80cm로 얕다. 먼저 온 홍성 낚시인 최영수씨는 “긴 대를 사용해서 마름수초 가까이 붙이면 입질을 자주 볼 수 있을 겁니다. 6~8치 씨알이 주로 낚이지만 간혹 큰 놈도 낚이니까 긴장을 풀지 마세요”하고 조언해준다.
▲ 줄풀이 멋져 보이는 와룡교 하류의 포인트.
환상적 찌올림 밤새 이어지고
미끼는 지렁이와 떡밥의 짝밥, 바닥은 모래가 섞여 깨끗한 편이었다. 낚시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첫 입질이 왔다. 거침없이 찌가 솟구쳐 오른다. 역시 떡밥낚시는 찌올림이 매력이다. 챔질하니 붕어가 좌우로 파고들면서 힘을 쓴다. 황금빛 체색을 자랑하는 7치 붕어가 올라왔다. 그 뒤에도 잔챙이를 몇 마리 낚았는데 어라? 옆에 앉은 최영수씨는 계속 씨알 좋은 붕어만 낚고 있다. 궁금해서 미끼를 살펴보니 그는 글루텐만 사용하고 있었다.
오후가 되자 낮낚시꾼들이 철수하고 다시 밤낚시꾼들이 들어왔다. 날이 어두워지고 찌불을 밝히자 낮에 들끓던 잔챙이 성화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다. 밤낚시의 분위기를 즐길 즈음 맨 우측 40대의 찌불이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챔질을 하니 6치 붕어. 이후로 5~7치의 고만고만한 붕어들이 낚였다. 이렇게 시원시원한 입질을 연거푸 받아본 게 얼마만인가.
어느새 건너편에 있는 낚시인이 보일 정도로 주변이 환해지고 있었다. 필자의 살림망엔 20여 수의 붕어가 들어 있다. 옆에 앉은 최영수씨는 5~8치 씨알로 50마리를 낚았다. 밤낚시 중 물소리가 크게 들렸던 건너편 곽영민씨의 자리에 가보니 50cm급 잉어와 6~7치 붕어 여러 마리를 낚아놓았다.
비록 씨알은 크지 않지만 1.5~2m 수심에서 마릿수로 낚인 강붕어의 손맛은 일품이었다. 배수 때문에 소류지낚시를 못하고 이곳을 찾은 게 차라리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여름밤 시원하게 솟아오르는 찌불을 감상하며 손맛을 즐기는 강낚시의 재미를 잊고 살았을 게 아닌가?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를 빠져나와 갈산교차로에서 안면도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상촌교차로에서 다시 좌회전하면 갈산사거리다. 남당리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바로 좌회전해서 2.4km 가량 가면 와룡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