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호의 어학연수(魚學然水)
허우도! 한적하고 물고기 많은 꾼들의 천국
녹동에서 거금도로, 다시 어선으로 갈아타고 허우도로
I 장만호 동양레포츠 필드스탭 팀장·어드바이저 I
허우도. 전라남도 내만의 작은 섬이지만 사계절 감성돔 낚시가 가능한 전천후 낚시터로 행정구역상 완도군 금당면에 속해 있으나 생활권으로 따져보자면 고흥군에 가까운 섬이다. 인구라고 해봐야 고작 7명이 생활하고 있는 작은 섬이지만 조황 면에서는 어디와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곳이 허우도다.
▲ 거금도에서 바라본 허우도. 주민 7명이 사는 작은 유인도다.
이름난 갯바위만이 좋은 낚시터는 아니다. 고기가 있을만한 여건의 섬들을 찾고 그곳에 진입하기 적당한 배편만 안다면 시간에 쫓기며 출조하지 않아도 넉넉한 손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허우도는 거금도 남쪽에 있는 작은섬으로서 주변에 거금도, 생일도, 금당도 등을 끼고 있으며 전복 양식장과 다시마 양식장이 섬을 에워싸고 있어 감성돔 서식여건이 좋다.
허우도로 가기 위해선 도양항(녹동항)에서 철선을 타고 일단 거금도(금진선착장)로 들어가야 한다. 거금도는 박치기 왕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의 고향이다. 거금도는 또 대리석 산지로 유명한데 우리나라 대리석의 대부분이 거금도산이다. 현재 거금대교가 완공 단계에 있어 올 연말이면 도양항에서 소록도를 거쳐 거금도까지 차로 진입할 수 있다. 거금도의 해안일주도로는 가족끼리 연인끼리 찾기에 더없이 좋다. 새로 포장된 한적한 이 도로는 외국에서나 본 듯 깨끗하고 시원한 풍광을 자랑한다. 백사장이 일품인 해수욕장과 몽돌해안이 있어 여름 피서철에는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데 사람이 붐비지 않으면서 숙박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이 거금도다.
거금도에서 허우도로 가기 위해선 익금선착장으로 이동하여 허우도 마을이장의 배를 불러서 타야 한다. 익금선착장은 해안도로 이정표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허우도에서 전복양식장을 운영하는 이장 김상석(010-3780-6374)씨에게 전화를 하면 직접 배를 몰고 나오시는데 허우도의 갯바위 및 방파제 등으로 안내해준다.
▲ 허우도 동쪽 갯바위. 취재팀이 감성돔과 우럭을 낚은 곳이다.
▲ 마을 앞 폐양식장에서 낚시하고 있다. 김상석 이장 댁에 묵으면 배로 폐양식장까지 태워준다. 이곳에서도 감성돔이 낚였다.
▲ 허우도 방파제와 갯바위에서 낚인 고등어. ▲ 허우도 동편 갯바위의 조과.
▲ 순천 119피싱 대표 강정희(동양레포츠 스탭)씨가 폐양식장에서 낚은 감성돔. ▲ 허우도 방파제에서 낚은 우럭을 자랑하는 김종민씨.
손을 타지 않아 밑밥만 뿌리면 바글바글
허우도 주변의 수심은 4~20m로 다양하며 본류의 직간접 영향을 받는 곳이 많다.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주변 양식장에서 감성돔이 겨울을 나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감성돔을 만날 수 있다. 물고기들이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밑밥을 뿌리면 집어가 쉽고 빠르다.
섬 주변을 면밀히 살펴보면, 여밭 포인트와 직벽 포인트, 본류낚시 포인트, 방파제와 양식장 포인트 등이 두루 갖춰져 있어서 그날 여건에 맞는 포인트를 자유로이 택할 수 있다. 섬이 작기 때문에 간편하게 산을 넘거나 갯바위를 돌아가면 반대 포인트로도 진입 가능하다.
허우도 남쪽은 수심 4~8m권으로 여밭이 아주 잘 발달해 있으며, 섬 주변을 감아 도는 본류의 간접 영향을 받아 찌낚시를 하기에 용이한 곳이다. 수심이 조금 더 깊은 곳, 남쪽 끝에 길게 뻗어 나와 있는 콧부리가 좋다. 발앞은 수심 8m권이지만 조금만 나가면 20m권으로 떨어지는 급심지형을 이루고 있어 한겨울 선상낚시터로도 알려진 곳이다.
허우도 동편의 갯바위들은 원도에서나 볼 수 있는 깊은 수심을 가지고 있다. 발 앞은 약 6m가 나오지만, 전방 20m 지점부터는 10m 이상 수심이 나오는 지형으로 중간 중간에 여들이 산재하여 감성돔 포인트로서 손색이 없는 곳이다. 또 야영이 가능할 정도로 갯바위 지형이 편하다.
허우도 서쪽 마을 앞 선착장과 양식장 주변은 수심 8m권으로 모래와 자갈, 여들이 잘 발달 된 곳이다. 바닥층을 노리면 동해안에서 볼 수 있는 성대가 올라오기도 한다. 양식장 시설물이 어초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굵은 우럭도 포획 가능한 곳이다. 허우도의 방파제는 낚시명당이다. 주변의 전복, 다시마, 가두리 양식장에 감성돔의 먹잇감이 풍부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며, 조류가 완만하여 수온 변화가 적고 햇볕이 잘 드는 입지 조건이다.
거금도에서 녹동으로 나가는 배가 저녁 8시까지 늦도록 운항하기 때문에 종일 낚시가 가능하다는 것도 허우도 낚시의 장점이다. 배 시간만 잘 알고 있으면 물때에 맞추어 낚시가 가능한 것이 다른 곳과 차별화된 점이라 하겠다.
허우도에서 낚시를 마치고 다시 거금도로 나오게 되면 잊지 말고 유자 동동주와 유자 막걸리를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술들은 타 지역에서 판매하지 않는 거금도의 특산 민속주다. 막걸리 특유의 텁텁한 맛이 없고 유자향이 짙게 나기 때문에 여성들도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다. 5~6월이면 품질 좋고 값싼 다시마와 톳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