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낚시 현장 ①
서천 축동지의 새해인사
3m 수심에서 뽑아내는 월척 짜릿짜릿
ㅣ장재혁 객원기자·천류 필드스탭ㅣ
얼음낚시 피크시즌에 접어들면서
중부지역 남단에 해당하는
충남 서천까지 꽁꽁 얼어붙었다.
서천의 대형 저수지인
축동지(24만평)가 월척과
마릿수 붕어를 토해내고 있다.
신정휴일을 앞두고 출조지를 선정하느라 고심했다. 시화호 형도각지, 문수포수로 등 작년 얼음낚시에서 호황을 보였던 경기 화성 지역의 조황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 시선을 남쪽으로 돌렸다. 홍성, 보령 지역의 조황을 살펴보고 있는데 때마침 충남 서천의 김선엽씨가 “서천 축동지에서 최근 며칠 사이 얼음낚시에 월척붕어가 자주 낚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선엽씨는 “연말에 첫탕을 탄 낚시인들이 월척 붕어 한두 마리는 기본이고 준척 이하 붕어를 마릿수로 낚았다”고 말했다.
충남 서천군 한산면 송산리에 있는 24만평 크기의 축동지는 결빙만 되면 마릿수와 씨알 모두 만족할만한 조과를 보여주는 곳으로서 작년에도 호황을 보여 낚시인이 몰렸었다. 1월 3일 다음카페 평산가인 이승엽(나는나), 김선엽씨와 축동지로 향했다.
이승엽씨가 서천 축동지에서 낚싯대를 세우고 얼음 붕어와 맞서고 있다.
이승엽씨가 서천 축동지에서 거둔 조과. 월척 붕어를 포함해 20여 수를 낚았다.
지렁이 꿰어 수심 맞추다가 낚은 새해 첫 월척
축동지 호황 소식이 빠르게 퍼졌는지 낚시차량이 눈에 많이 띄었다. 여명이 밝아오는 축동지의 빙판에 얼음구멍을 뚫는 소리가 분주하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김선엽씨는 ‘어제 제방에서 70m 떨어진 부근의 조황이 좋았다’면서 우리를 제방 좌측 지역으로 안내했다. 축동지는 5천원의 입어료를 받는 유료낚시터로 운영되고 있는데 낚시터 관리소 측에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제방에서 250m 구간만 낚시를 허용하고 있었다.
빙질을 살펴보니 두께는 5~7cm이고 수심은 3m 정도였다. 얼음구멍을 뚫고 낚시 준비를 하는 사이 주변이 밝았다. 수심을 맞추고 지렁이를 달아 얼음구멍에 넣고 두세 번의 고패질을 해주자 찌가 제대로 서기도 전에 옆으로 끌려가더니 물속으로 사라졌다. 깜짝 놀라 챔질했는데 붕어가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힘겨루기 끝에 얼음구멍으로 고개를 내민 붕어는 한눈에 봐도 월척이었다. 새해 첫 월척!
낚싯대를 다 펴기도 전에 입질을 받고 그것도 월척이라니.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입질이다. 찌를 살짝 올리다 내려가는 예신이 있은 후 찌톱이 수면으로 다 드러날 정도로 시원하게 솟았다. 이번에는 6치 붕어가 깊은 수심에서 힘을 쓰면서 올라왔다. 나와 가까이 앉은 이승엽씨와 김선엽씨도 6~8치 붕어를 연신 낚아내면서 얼음구덩이에 붕어를 채워가고 있었다.
월척 붕어를 포함해 10여 수의 조과를 거둔 필자(좌)와 36cm 월척을 낚은 서울 면목낚시회 권상근 고문
“환상적 찌올림에 힘도 대단해!”
햇살이 완전히 퍼지자 김선엽씨와 내 자리의 입질 빈도는 뜸해지고 이승엽씨 자리에서만 입질이 계속됐다. 11시경 다급하게 부르는 이승엽씨의 목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대가 반원을 그리며 휘어져 있고 초릿대가 팽팽하게 얼음구멍을 향해 꾸벅꾸벅 인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빙판에 올려진 붕어는 33cm 월척이었다. 이승엽씨는 “몸통까지 올리는 찌올림이 환상적이고 손맛도 좋았다”면서 즐거워했다. 이승엽씨의 얼음구덩이엔 10수 정도의 붕어가 담겨 있었다.
다른 낚시인들의 조황을 둘러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내 자리보다 30m 상류 쪽에 앉은 서울 면목낚시회 권상근 고문 자리에 큼지막한 월척 붕어가 보여 사진을 찍었다. 36cm. 그의 얼음구덩이엔 월척 외에 15마리의 붕어가 있었다.
정오가 되자 입질이 뜸해져 자리를 옮겨 보았지만 한두 번 입질이 들어온 뒤엔 끊기곤 했다. 오후가 되자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연안 수초대를 찾아 얼음구멍을 뚫었는데 이곳에선 6치 이하가 주로 올라왔다.
▒가는 길 서천·공주간 고속도로 동서천나들목을 빠져나와 부여·청양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29번 국도를 타고 가면 곧이어 한산면소재지. 면소재지를 지나 8km 더 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송마길 또는 한산사랑의집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여 750m 가면 도로 좌측에 제방이 보인다.
▒축동지 관리인
최동열 010-5402-0805
얼음구덩이에 낚은 붕어를 넣어두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낚시인.
바닥채비와 내림채비 얼음낚시 비교실험
내림보다 바닥채비에 입질빈도 높았다
나는 축동지에서 시험 삼아 바닥채비와 내림채비 두 가지를 병행해보았다. 미끼는 모두 지렁이만 사용했다. 그 결과 내림채비에 입질이 오면 확실하게 끌고 내려가는 입질을 보여 주었으나 입질 빈도는 바닥채비보다 현저히 낮았다. 입질 빈도는 물론 챔질타이밍 잡기에도 바닥채비가 우세했다. 얼음붕어의 입질이 예민하여 내림채비가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딴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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