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 연육교 개통
육지로 변한 거금도 볼락 탐사
대흥·청석·명천방파제 왕볼락 황금어장
| 임신우 올림픽 필드스탭·순천 신신낚시 가이드 |
지난 12월 16일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거금대교가 개통되었다. 이로써 2009년 이미 개통된 소록대교와 새로 놓인 거금대교를 건너 이제는 거금도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게 되었다. 거금도는 옛날부터 이름난 볼락의 보고였기에 특히 볼락루어낚시인들의 러시가 예상된다.
▲ 9년여 공사 끝에 웅장함을 드러낸 거금대교. 고흥 앞바다에 위치해 있는 거금도가 지난 12월 16일, 2km가 넘는 거금대교가 개통되면서 육로 낚시터로 변모했다. <사진 장만호>
다리가 놓이기 전 거금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주말 기준 1천명이 채 되지 않았는데, 다리 개통 후 3배가량 늘어난 3천 명 정도가 거금도를 찾고 있다고 한다. 거금대교 개통은 관광객들보다 아마 낚시인들이 더 반기지 않을까? 필자를 비롯한 순천 낚시인들만 해도 대부분 여수 앞바다를 찾고 있으나 한정된 장소와 줄어든 자원에 매력을 잃어가던 차에 거금대교 개통 소식이 가뭄에 단비 같이 반갑다. 특히 거금도는 다양한 어족자원이 풍부하여 볼락, 우럭, 노래미, 갑오징어 낚시 등을 즐기는 생활낚시인들에게 인기를 끌 전망이다.
필자는 거금대교의 개통을 앞두고 보름 전부터 루어헌터 카페 회원들과 함께 차도선을 타고다니며 거금도 포인트 탐사에 나섰다. 그리고 그 결과 거금도에 엄청난 루어 자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겨울에는 볼락이 주종으로 낚이며 농어새끼도 잘 낚였다. 대부분의 방파제마다 볼락이 있었으며 그중 익금, 금장, 대흥, 청석, 명천방파제에서의 조황이 좋았는데, 대체로 동쪽에 있는 방파제(명천, 청석, 대흥방파제)의 조과가 뛰어난 편이었다.
▲ 대흥방파제에서 볼락을 노리는 낚시인.
▲ 2인치짜리 핑크색 스트레이트웜에 걸려든 볼락. 지그헤드 바늘은 작은 게 효과적이었다.
볼락 씨알 거의 25cm 넘어
거금도가 연육되기 전까지 녹동(도양읍)에서 배를 타고 이동했던 번거로움은 사라졌다. 거금대교 개통에 맞춰 해안도로도 잘 정비되어 웬만한 방파제와 갯바위는 도보낚시로 즐길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요즘 필자를 비롯한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거금도를 찾고 있는데, 밤마다 마릿수로 낚이는 씨알 좋은 볼락낚시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우리가 밤마다 마을 주변 방파제에서 볼락을 낚고 있으면 현지 사람들이 다가와 “이런 뻘밭에 볼락이 낚이느냐”며 오히려 우리에게 물어보곤 한다. 그리고 우리가 낚아낸 조과를 보고 깜짝 놀란다.
탐사를 시작할 때 나는 배 타고 다니던 시절, 주간에 찌낚시로 볼락을 낚던 방파제 위주로 낚시를 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생자리를 찾아 낚시를 시도해 보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볼락 씨알도 거의 25cm가 넘었고, 잔챙이까지 합치면 매일밤 30~50여수씩 올렸다.
▲ 25cm 전후의 굵은 볼락이 잘 낚였다.
퇴근 후 초저녁에 쿨러 채우고 집으로 철수
1월 20일에도 낚시점 영업을 마치고 필자 혼자 거금도를 찾았다. 이날 찾은 곳은 거금도 동남쪽에 있는 오천리 대흥선착장. 방파제에 도착하니 이미 주변이 어두워졌고 집어등을 켜고 낚시를 시작하였다. 채비는 1.5g 탄환형 지그헤드에 2인치 웜을 사용하여 다섯 번 캐스팅에 강력한 입질을 받았다. 저항이 거센 걸 보니 볼락은 아닌 듯, 서너 번 밀고 당긴 끝에 올라온 녀석은 농어 새끼였다. 올라와서도 요란하게 물장구를 튀겼다. 그 다음 몇 번의 캐스팅이 있었을까? 드랙을 짧게 끊어 치고 가는 녀석. 큰 볼락임을 직감한 나는 신중하게 녀석을 물에 띄웠다. 수면에 파닥거리는 녀석의 머리를 보니 허걱! 왕볼락이다. 거문도에서나 볼 수 있는 씨알이다. 올림픽 피네챠 862UL-T 로드의 탄력을 이용해 힘차게 들어뽕! 아주 살이 찐 녀석이었다.
연이어 올라오는 입질에 나는 신이 났고 10마리를 낚자 금방 작은 쿨러가 빼곡해졌다. 돌산도 볼락 30여 마리와 족히 맞먹을 정도다. 다음날 출근을 위해 밤에 철수했는데 배를 타고 다니던 시절엔 꿈도 못 꿀 일이다.
▲ 거금도 일주도로도 왕복 4차선으로 넓어졌다. ▲ 오천리 대흥방파제에서 낚은 볼락 마릿수 조과.
사리물때와 강풍만 피하면 조과 보장
다음날 오후에는 루어헌터 회원 문부성씨와 함께 거금도를 찾았다. 순천에서 출발하면 거금도까지 한 시간이면 닿는다. 이날은 청석방파제에서 낚시를 시작했다. 보안등 불빛이 밝아 집어등이 필요 없을 정도다. 몇 번의 캐스팅에 입질이 왔다. 23cm 볼락이다. 이번에는 문부성씨의 로드가 한껏 휘었다. 수면에 뜬 녀석은 농어 새끼였다. 뒤이어 나에게도 입질이 왔는데 이번에는 25cm급의 쏨뱅이가 낚였다. 문부성씨가 “잘 살려놔! 매운탕감으로 이 녀석 만한 게 없다”며 웃었다.
사이드 캐스팅으로 방파제 테트라포드 주변을 슬로우 리트리브 후 잠시 스테이하고 폴링, 이런 패턴으로 반복하던 중 “투두둑~툭” 전형적인 볼락 입질이다. 문부성씨와 함께 한 자리에서 10마리씩 낚고 나니 입질이 뜸해졌다.
지체 없이 5분 거리인 대흥방파제로 이동. 살짝 물에 잠긴 테트라포드 사이로 군데군데 깨진 테트라포드가 드러났는데, 그 사이사이에 볼락이 은신해 있다. 이곳에서도 연신 볼락이 채비를 물고 늘어졌다. 살이 꽉 찬 녀석들이라 힘이 장사다. 이곳에서도 우리는 20마리 가까이 낚고 휘파람을 불며 철수를 준비했다. 초저녁 3~4시간에 30여수면 만족할 만한 조과가 아닌가!
그 뒤로도 시간만 나면 거금도를 찾고 있다. 거의 꽝이 없어 갈 때마다 20마리는 너끈히 낚인다. 단 사리 때는 조황이 뚝 떨어진다. 강풍이 부는 날도 조황이 나쁘니 날씨가 좋은 날 찾는 게 좋다.
▒출조문의 순천 신신낚시 061-74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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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왕 김일의 고향 거금도
거금도는 면적 62.08㎢, 인구 6천 명이 거주하는 우리나라에서 10번째로 큰 섬이다. 70년대 프로레슬링계를 풍미했던 김일이 태어나 자란 곳으로 유명하다. 고흥반도 도양읍에서 남쪽으로 2.3km 떨어져 있으며 그 중간에 소록도가 위치해 있다. 큰 금맥이 있어 거억금도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최고봉은 적대봉으로 해발 592m.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과 어업을 겸하며 김, 미역·굴 등의 양식업이 활발하다.
거금대교는 2002년 12월에 공사를 착수해 2011년 12월 16일 개통되었다. 길이는 2028m. 국내 최초 2층 구조의 사장교로 1층은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이며 2층은 차량 전용도로다.
거금도 볼락루어 가이드
거금도에는 18개의 방파제가 있다. 서쪽과 북쪽에 있는 방파제는 뻘이 많고 물색도 탁하고 수심도 얕아서 그런지 볼락 개체수가 많지 않았다. 남쪽과 동쪽에 있는 방파제의 수심이 깊고 조황도 좋았다. 사리 때에는 전 방파제가 물색이 탁해져 입질을 받기가 어려웠다. 사리 전후 사나흘만 제외하면 탁월한 조황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만조 직후부터 중썰물 사이에 최고의 조황을 보였다. 지그헤드는 1.5g, 1.7g, 2g만 준비하면 문제가 없다.
감성돔, 갑오징어, 농어도 잘 낚여
초겨울부터 봄까지 이어지는 볼락 외에 4~5월이면 감성돔과 점농어가 붙기 시작한다. 봄 감성돔은 명천방파제에서 잘 낚이는데 35~45cm가 주류를 이룬다. 점농어는 5월이면 붙는데, 익금, 명천, 오천 갯바위에서 50~60cm가 잘 낚인다. 부속섬으로 나갈 경우 70~80cm는 물론 간혹 미터급 농어도 출몰한다.
8월부터는 전남에서 가장 흔한 갑오징어와 문어, 주꾸미가 제철을 맞는다. 특히 갑오징어의 경우 거금도 전 방파제에서 낚이며 자원이 워낙 풍부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9월~11월에는 동쪽 갯바위에서 20~30cm 감성돔이 마릿수로 낚이는데, 부속섬인 계도, 취도, 독도, 준도, 허우도 등으로 배를 타고 나가면 좀 더 굵은 씨알을 낚을 수 있다. 낚싯배(선외기)는 주로 오천항에서 타며 가까운 준도, 독도, 취도까지 뱃삯은 1인당 1만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