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공개
청원-상주간고속도로변 알짜 붕어터
보은 둔덕지와 망월리지
이영규 기자
청원-상주간고속도로 보은IC 인근에 소문 안 난 월척터가 숨어있었다. 보은IC 옆의 둔덕지와 보은군 삼승면에 있는 망월리지! 해빙과 동시에 초고속 입질을 보이고 있다.
보은은 충북에서도 소류지 많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대외적으로 알려진 소류지 낚시터는 드물다. 더구나 최근엔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면서 붕어 양이 줄었다. 또 충북은 유료낚시터의 인기가 높아 자연지 낚시터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보은 지역에서 호조황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저수지 두 곳이 있다고 해서 지난 3월 초에 둘러보았다.
▲대전꾼 김병호씨가 둔덕지 제방 좌측 하류에서 낚은 39.5cm를 보여주고 있다.
1만평짜리 4짜터 둔덕지
3년간 부진했다가 지난 겨울부터 회복
보은군 삼승면 둔덕리의 둔덕지는 청원-상주간고속도로 개통 전인 5년 전만 해도 몇몇 지역꾼만 뽑아먹던 낚시터였다. 고속도로 개통 후 외지꾼들이 드나들었지만 그 수는 적었다. 보은 요금소를 나와 길옆에 내려다보이는 둔덕지를 보고 “고속도로 요금소 옆에 있어서 별 볼일 있겠어?”하고 무시한 것이다. 그러나 둔덕지는 대물 붕어 자원이 많은 곳이다.
둔덕지는 동문지, 지산지로도 불리며 면적은 약 1만평. 지난 3년간 극도로 조황이 부진하다가 최근 다시 월척 붕어를 배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 얼음낚시 때 38, 40, 42cm가 올라온 게 계기가 됐는데 얼음낚시 호황은 이틀을 못 넘겼지만 ‘둔덕지에 대물 자원이 여전히 많다’는 게 새삼 알려졌다. 지난 3월 초 취재 때는 대전낚시인 김병호씨가 39.5cm를 낚았다. 둔덕지는 논 가운데 제방을 쌓아 만든 저수지로 3면이 제방이며 상류와 하류의 구분이 힘들 정도로 수심이 완만하다. 상류로 볼 수 있는 서쪽 구석에만 부들수초가 밀생해 있고 전 연안이 1.5m 내외 수심을 보인다. 배스나 블루길 같은 외래어종은 없다. 5~6치 붕어가 너무 많아 대물낚시의 방해꾼으로 취급될 정도다.
최근 둔덕지를 찾는 꾼들은 옥내림 채비를 선호하고 있다. 삭은 수초가 바닥에 많이 쌓여 있어 미끼가 바닥에 살짝 닿는 옥내림 채비가 유리하다는 게 김병호씨의 얘기다. 전 연안을 걸어서 둘러볼 수 있으며 포인트 편차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는 길 청원-상주간고속도로 보은IC 요금소를 나와 ‘보은지사·둔덕·금굴리’ 방향으로 빠져 급우회전, 거꾸로 800m가량 다시 올라가면 둔덕지에 닿는다.
▲보은요금소 옆 갓길에서 촬영한 둔덕지 상류권. 보기엔 밋밋해 보여도 월척 붕어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 수초가 무성해져 낚시가 힘들다.
▲김병호씨가 39.5cm를 뜰채에 담는 순간.
배스 서식하는 망월리지
잔챙이터에서 월척터로 변신
망월리지는 보은군 삼승면 내망리에 있는 2천평 소류지다. 7년 전까지 20~23cm급 붕어가 잘 낚이던 평범한 소류지였으나 배스 유입 후 붕어 씨알이 부쩍 굵어진 곳이다. 지금은 9치가 가장 잔 축에 속한다. 둔덕지로 기자를 안내한 김병호씨가 작년 가을에 여기서 37cm를 낚았고 4짜가 낚였다는 소문도 나돈다.
망월리지는 현지에서는 내망지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이곳이 대물터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재작년 얼음낚시 때부터다. 당시 월척을 대여섯 마리씩 낚은 꾼들이 흔했을 정도로 대호황이었는데 이 소문이 청주, 대전까지 퍼져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었다. 이번 겨울 얼음낚시 때는 별다른 호황이 없었으나 해빙되자마자 월척이 잘 낚이면서 다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망월리지에서 옥내림 채비로 월척 2마리를 낚은 상주의 황준연씨. 한 마리는 낮에 지렁이로, 한 마리는 새벽에 옥수수 미끼로 낚았다.
▲무넘기 부근에서 바라본 망월리지.
취재일에는 10여 명의 꾼들이 망월리지를 포위하고 있었는데 밤새도록 강풍이 분 탓에 빈작에 머무르고 말았다. 유일한 조과는 상주꾼 황준연씨가 낚은 월척 2마리와 9치 1마리, 그리고 오전 10시경 무넘기에 앉았던 청주 이희동씨가 낚아낸 9치가 전부였다.
월척 2마리를 낚은 황준연씨는 옥내림 채비를 사용했는데 한 바늘에는 지렁이, 다른 한 바늘에는 옥수수를 꿰었다. 월척 중 한 마리는 새벽 3시경 옥수수를 물고 나왔다고 한다.
망월리지는 전 연안에서 고른 입질을 보이며 배스 유입 후 밤낚시보다 낮낚시가 잘 되고 특히 옥내림 채비가 잘 먹힌다. 제방쪽 수심은 1.8~2m로 깊은 편이며 맞은편으로 볼 수 있는 상류도 1.5m 내외다.
▒가는 길 청원-상주간고속도로 보은IC를 나와 직진하다가 영동 방면 19번 도로로 우회전한다. 약 6km 가면 삼승면에 들어서고 삼승파출소를 지나 나오는 원남사거리에서 상주·부탄 방면 502번 지방도로로 좌회전, 고가 밑을 지나 좌측 S오일 주유소를 지나면 우측에 내망1구 이정석이 보인다. 우회전해 600m 가면 망월리지.
▲해빙 직후부터 월척 붕어를 마릿수로 배출한 망월리지. 배스가 서식하고 있어 걸면 대부분 9치 이상이다.
또 하나의 다크호스 석동이못
19번 도로 옆의 대물터, 배스 유입으로 걸면 35cm 이상
보은군 삼승면 우진리의 석동이못(석딩이지)은 보은에서 유명한 연밭 낚시터였는데 배스 유입 후 대물터로 변한 곳이다. 3월 초 현재 삭은 연줄기 사이로 찌 세우기 좋은 구멍들이 곳곳에 나 있어 낚시 여건은 좋은 편이다. 해마다 3월 20일경이 피크였다. 마릿수 재미는 없지만 걸었다하면 35cm 이상이라는 게 현지꾼들의 얘기다. 연이 덜 무성한 중앙부에서 보트낚시를 하기도 한다. ▒ 보은IC를 나와 19번 도로를 타고 영동 방면으로 약 1.8km 가면 우측 길가에 있다.
▲석둥이못.
출조길 맛집
원남사거리 ‘수한식당’의 선지해장국
보은군 삼승면 원남사거리에 있는 수한식당은 낚시인들 사이에 맛집으로 유명하다. 주 메뉴는 선지해장국인데 푹 삶은 시래기 국물의 진하고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짭짤한 새우젓을 포함해 다섯 가지나 되는 밑반찬도 구미를 당긴다. 현지 주민들도 즐겨 찾는 맛집이다. 망월리지에서 5분 거리. 043-542-9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