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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y Boat

가격대는 20~40만원, 오리발·웨이더·구명조끼 구비하면 곧바로 출조 가능

김진현 기자

"자 이제 출발합니다." 지난 5월 25일 나주 드들강으로 벨리보팅에 나선 최영교(좌), 이정훈씨.

땅콩보트보다 저렴한 가격, 우수한 기동성과 실용성을 앞세운 벨리보트가 배스낚시인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직접 벨리보트를 타보니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금방 조작이 가능했고, 꽤 넓은 구간을 다니며 낚시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보트낚시 장비가 벨리보트였다.

보트에 바람을 넣고 있다.

벨리보트란 낚시용으로 만든 튜브형 간이보트다. 의자가 있는 튜브를 몸에 끼우고 발에 신은 물갈퀴로 젓거나 노를 저어서 이동한다. 낚싯대와 루어케이스를 거치해둘 공간이 있어서 오랜 시간 물위를 떠다니며 낚시할 수 있다.
벨리보트엔 가이드모터나 엔진을 장착할 수 없다. 엔진 없이 이동하려면 상당히 불편할 텐데 어째서 벨리보트가 주목받고 있는 걸까? 우선 저렴하기 때문이다. 40원만 투자하면 고급형을 구입할 수 있다. 거기에 필요한 부품을 구입해도 50~70만원이면 풀세트가 끝난다.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클래식 액세서리의 ‘Le Cumberland’나 아웃캐스트의 ‘FISHCATS4lct’의 경우 고급 제품이지만 4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50~70만원에 판매하는 벨리보트는 오리발과 웨이더, 구명조끼 같은 옵션들이 갖춰져 있는 세트상품인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다면 별도의 옵션을 장착했거나 재질을 땅콩보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 최고급 제품인 경우다. 150만~200만원대 땅콩보트(어탐기 등 추가 옵션을 장착하면 비용이 더 늘어난다)를 구입하기 부담스럽다면 벨리보트가 좋은 대안일 수 있다.
벨리보트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5월 25일 최영교(광주 최프로와루어이야기 대표)씨와 나주 드들강(지석강)으로 벨리보트를 타고 나가보았다.

벨리보트는 바람을 빼지 않아도 지프 차에 쏙 들어갔다.

벨리보트는 공기주입부가 커서

펼치고 바람 넣는 데 1분이면 끝  

출조 전 차에 벨리보트를 실을 때부터 조금 놀랐다. 벨리보트의 바람을 빼니 작은 상자만한 크기로 접혔다. 의자가 달려 있는 조금 큰 제품도 엉덩이를 받치는 쿠션이 클 뿐 튜브는 작게 접혔다. 바람을 빼지 않고 실어도 최영교씨의 지프에 쏙 들어갔다. 
강변에 도착해서 보트를 펼치고 바람을 넣었다. 이 과정이 다소 고생스러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벨리보트는 공기주입구가 크고 전용 펌프가 있어서 펌프질 몇 번 만에 보트가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보트를 펴고 바람을 넣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웨이더를 입고 구명조끼와 오리발을 착용하고는 보트를 들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보트가 가벼워 한손으로도 번쩍 들 수 있었다.  벨리보트는 작고 가볍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듯했다. 펴고 접는 시간이 짧아 출조와 철수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한두 시간 잠시 낚시를 즐기기 좋았다.
이정훈씨는 “땅콩보트의 경우 펴고 접기가 불편해 큰 마음 먹고 출조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지만 벨리보트의 경우 쉽게 펴고 접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큰 호수에서 빠르게 이동하기엔 보트가 유리하지만 작은 소류지나 강에선 벨리보트가 더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웨이더 위에 오리발(핀)을 착용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짜릿한 파이팅  

우리는 드들강의 큰 보를 찾아 들어가 낚시를 시작했다. 최영교씨는 노를 저어 다녔고 이정훈씨와 나는 오리발을 저어 이동했다. 노는 전진후진이 모두 가능하고 힘이 덜 든다는 것이 좋았지만, 노가 약간 거치적거렸다. 반면 오리발은 간편하지만 멀리 이동하기엔 힘이 들었다. 후진으로 나가는 것이 처음엔 불편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이정훈씨는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오리발을 저으면 한결 편하다”고 말했다. ‘오리발을 저어서 잘 나가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처음이지만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벨리보트 자체가 좌우 밸런스가 잘 맞고 엉덩이를 걸치고 편안하게 앉아서 낚시할 수 있기 때문에 캐스팅을 하거나 파이팅을 할 때도 보트가 어느 한쪽으로 쏠리거나 하는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다만 바람이 불면 서서히 밀렸는데, 땅콩보트 역시 바람이 불면 떠내려가기 때문에 그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낚시는 반대편 연안에 도착한 후 갈대밭 주변에서 본격적으로 할 수 있었다. 오리발을 저어서 다니기 때문에 숨은 배스들에게 경계심을 주지 않도록 포인트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캐스팅하는 것이 중요했다. 갈대밭을 따라 천천히 상류로 이동하며 강 중앙의 암반이나 수물나무를 공략했더니 어렵지 않게 배스를 만날 수 있었다. 웜으로 바닥을 노리기보다는 탑워터나 미노우로 넓은 구간을 빠르게 탐색해 나갔는데, 워킹을 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포인트를 훑어 나갈 수 있었다. 출조한 날은 낚이는 배스의 씨알이 작아서 아쉬웠지만 연안에서 같은 곳을 계속 노리는 것보다는 한결 수월하게 낚을 수 있었다.

배스를 히트해 파이팅하고 있는 최영교씨. 물속에 몸을 담그고 파이팅하는 맛이 색다르다고 했다.

특별한 재미가 있다면 배스와의 파이팅이었다. 초반에 파이팅을 할 땐 고기에게 약간 끌려가는 듯한 묘한 느낌이 좋았고,

어느 정도 배스를 끌어온 후엔 눈앞에서 바늘털이가 작렬해 생각지도 못한 짜릿함을 맛볼 수 있었다.
최영교씨는 “한때는 벨리보트를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죠. 그러나 직접 타보니 정말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호수라도 상류나 넓은 플랫지형이라면 얼마든지 밸리보팅이 가능하고 강이나 작은 저수지라면 벨리보트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밸리보트가 뒤집어지지 않을지 걱정하는 낚시인들도 꽤 있는데, 벨리보트를 타면 무게중심이 아래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뒤집어질 확률이 낮고, 벨리보트가 일반 보트보다 부피가 작기 때문에 바람도 덜 탑니다”라고 말했다.
낚시를 마친 후엔 철수도 용이했다. 보트의 바람이 빨리 빠져 금방 접을 수 있었고, 웨이더를 벗고 장비를 정리하니 마무리되었다. 철수 후엔 보트를 펴서 물기를 말려주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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