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갑수의 경북조황 패트롤

의성권 붕어낚시 비상구 

쌍계천 길천보  

한갑수 HDF 필드스탭/의성IC낚시 대표

폭염으로 인해 저수지 물이 펄펄 끓는 판국이라 마땅히 갈 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았다. 특히 수초가 많은 평지형 저수지들의 여건이 최악이었는데 계곡지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8월 6일, 지난 몇 주 동안 좋은 조황을 보여주고 있는 길천보로 낚시를 떠났다. 길천보는 의성군 사곡면에서 발원한 쌍계천 줄기 중 봉양면 길천리 앞을 흐르는 구간에 놓인 보다. 늘 수량이 풍부해 저수지 조황이 좋지 않을 때 종종 찾아 손맛을 보는 곳이다.

길가 쪽 포인트는 이미 만원사례

해질녘 매장을 출발해 강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경. 소문이 얼마나 빠른지 길가 쪽 앉을 만한 자리는 꾼들로 빼곡했다. 할 수 없이 청호가든이라는 식당 옆에 주차한 뒤 200m가량을 걸어서 길천보 좌안 100m 지점에 자리를 잡았다. 옷은 온통 땀에 젖고 말았다.
낚싯대를 모두 펴고 나니 시계가 저녁 7시를 가리킨다. 케미를 꽂고 떡밥과 지렁이를 짝밥으로 꿰어 24~40대까지 총 6대를 펴 수초 너머를 노렸다. 수심은 1.2m 내외였으며 바닥은 깔끔한 편이었다.    
첫 입질이 온 것은 저녁 10시경. 3.2칸 대에 6치급 1마리가 올라왔다. 찌가 경박스럽게 올라오기에 피라미인 줄 알았는데 붕어였다. 건너편 양수장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고 있었는데 그 바람에 붕어들의 입질이 예민해진 것 같았다. 한 시간에 한두 번씩 입질을 받아 새벽 1시까지 총 10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잔 씨알은 방류하고 토실한 놈만 살림망에 담았다. 보낚시터에서 자주 낚이는 동자개도 4마리나 올라왔다.

도로변에서 바라본 길천보 중류 우안권. 분위기도 아늑하다.

▲필자의 맞은편에서 낚시한 대구 낚시인이 7치급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배수 탓에 월척은 없었지만 손맛은 쏠쏠

새벽 2시경 너무 피곤해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났더니 찌가 서로 엉켜있고 붕어는 없었다. 아마도 이때가 피크타임이었던 것 같다. 맞은편에 앉은 대구 낚시인은 그때까지도 꾸준한 손맛을 보고 있었다.
날이 밝자 잡어가 설치는 바람에 도저히 낚시 불가능이다. 일찌감치 대를 접고 주변 조황을 살펴보니 월척은 없었지만 6~8치급을 10여 마리 이상씩은 낚아놓고 있었다. 아마도 양수장에서 계속 배수를 한 것이 큰 씨알이 덜 낚인 이유 같았다.

▲필자의 낚시자리. 마름 너머를 노렸다.

▲길천보에서 올라온 붕어들. 7~8치급 토종붕어가 주로 올라왔다.

앞으로 배수를 멈추고 찬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면 길천보의 조황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 수위가 안정되면 저수지 조황도 살아나 길천보를 향한 발길은 줄어들지만 그래도 마릿수 재 미에서는 이곳을 따라잡기 힘들다. 올 여름 무더위 탓에 손맛이 그리웠던 낚시인이라면 길천보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필자 연락처  010-811-8601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의성IC를 나와 5번 국도를 타고 의성·안동 방향으로 우회전, 약 6km 직진하면 길가에 청호가든이라는 식당이 나온다. 가변차선을 50m 지나서 주차하면 길천보 좌안 포인트에 도착할 수 있다. 가던 방향으로 200m 더 가다가 다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다시 200m를 가면 길천보 우안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