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

진해만 호래기 파티

작아도 화끈한 입질, 1인당 200마리는 너끈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진해만에 호래기(정식학명 반원니꼴뚜기)가 붙어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4년 전부터 시작된 호래기 선상낚시는 보통 12월 초부터 시작해 한 달 정도 이어지는데, 올해는 보름 빠른 11월 중순 개막을 알렸다.

▲  호래기가 물을 내뿜으며 올라오고 있다.

서해에 가을 주꾸미가 있다면 남해에는 겨울 호래기가 있다!
호래기는 그 뛰어난 맛과 마릿수 조과에 힘입어 짧은 시간에 당당한 바다낚시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접근하기 쉬운 방파제에서도 쉽게 낚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가족단위로 즐기는 등 해가 거듭될수록 호래기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호래기는 초겨울부터 봄까지 시즌을 맞는 볼락과 비슷한 시기에 낚시가 이뤄진다. 하지만 동해안과 남해안 전역에서 낚이는 볼락과 달리 호래기는 남해동부 경남지방에서만 낚이는 게 다른 점이다. 11월 초면 거제도 서쪽 해안인 함박금 일대(가배만)를 시작으로 어구를 거쳐 진해만으로 어군이 이동하며 11월 중순경이면 진해만과 마산만 전역에서 호래기가 낚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통영 미륵도에 붙기 시작해 방파제마다 호래기 열풍이 일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시즌이 이어진다.  

▲ 소형 에기에 갑오징어가 낚이기도 했다.                               ▲ 야식으로 나오는 호래기 라면과 호래기 데침.

12월 한 달이 피크
 
진해만 호래기 피크시즌은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로 짧은 게 아쉽지만 짧은 만큼 화끈한 조황을 보여주는 게 매력이다. 진해 대명호 김종열 선장은 “진해만은 1월 중순에도 호래기가 다 빠지지 않고 머물고 있지만 그때는 민물새우가 얼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겨울이 되면 선상출조가 마감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호래기는 이맘때면 가로등이 있는 방파제에서도 낚이는데, 굳이 비싼 선비를 내면서 선상낚시를 하는 이유가 뭘까? 진해 루어낚시인 정복군씨는 “선상낚시를 하면 방파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방파제에서 열흘 동안 낚을 조과를 선상낚시는 하룻밤이면 너끈히 낚을 수 있어요”라고 말하며 “진해만에선 명동방파제를 비롯하여 우도, 장천, 행암, 수치방파제 등지에서 호래기가 잘 낚여 매일 밤 호래기를 낚으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하지만 밤새 낚시해봐야 30~50마리에 불과해 200~300마리 낚는 선상낚시 조과와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진해만 호래기 선상낚시는 명동에서 지척인 밤섬을 비롯하여 초리도, 우도, 소쿠리섬 등지에서 이루어진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씨알은 다소 작은 편이지만 예년보다 많은 마릿수 조황을 보이고 있어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낚시인들이 진해만을 찾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12월은 돼야 호래기가 낚이겠지 하며 일찍 시작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갈치가 일찍 끝나 심심풀이로 호래기낚시를 시도해보니 11월 중순에도 호래기가 의외로  잘 낚이더라”고 대명호 김종열 선장이 말했다.

▲ 행암항에 정박해 있는 낚싯배들이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

▲ 취재일 낚인 호래기 씨알. 보름만 지나면 어른 한 뼘 크기로 자란다.

▲ “정말 많이 잡았군요.” 진해 성충일씨와 정복군씨가 동승한 낚시인들과 함께 낚은 호래기를 바라보며.

선상낚시 포인트도 4~5m 얕은 수심
조류소통 좋은 잘피나 모래바닥이 포인트

진해만 호래기 선상낚시 포인트는 주로 4~5m 수심의 얕은 수심층에 형성된다. 조류의 소통이 원활한 홈통이나 잘피나 모래가 깔려 있는 곳이 최고의 호래기 포인트라고 한다.
정복군씨는 “호래기낚시가 처음 시작된 2007년만 해도 민장대에 호래기바늘을 사용해 호래기를 낚았으나 그 뒤로 에기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지금은 민장대와 릴대 두 가지 장비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민장대낚시는 호래기가 활성도가 좋아 피어오를 때 속전속결로 마릿수 조과를 올릴 때 유리하며, 릴대는 갑작스럽게 호래기의 입질이 까다로워졌거나 먼 거리에서 입질이 잦을 때 혹은 광범위한 포인트를 두루 탐색할 때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민장대와 릴대를 두루 사용하면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하고 말했다. 정씨는 “특히 포인트 진입 후 집어가 되기 전에 바닥을 뒤져 바닥층에서 꼼짝하지 않는 호래기를 꼬셔서 중층이나 상층까지 피워 올린다면 좀 더 편하고 쉽게 낚시를 할 수 있습니다. 바다상황이 좋아서 호래기들이 미친 듯이 물어준다면 굳이 그렇게 할 이유가 없겠지요. 이럴 땐 채비가 수면에 닿자마자 그냥 막 가져가니 훨씬 수월하죠”하고 말했다.
루어의 경우에는 민장대보다 마릿수에는 떨어진다. 활성도가 좋을 때는 조류에 흐르는 방향에 따라 집어등이 비쳐 밝은 부분과 어둠이 교차하는 부분을 공략하면 효과적인데, 캐스팅 후 마치 전유동 흘림낚시를 하듯 천천히 가라앉히면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건 루어낚시라도 호래기가 무는 수심층을 파악해 놓으면 마릿수 조과를 올리는 데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만약에 활성도가 떨어지거나 포인트 여건에 따라 입질이 없다면 조건이 맞지 않다거나 물색과 에기의 색상이 안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빠르게 맞는 색상을 찾아 교체를 해줄 필요가 있다. 물색이 맑은 때는 내추럴한 녹색이나 청색 계통의 에기가 좋으며 탁할 때는 눈에 잘 띄는 주황이나 노란색 계통의 에기가 잘 먹힌다.
진해만에는 모두 20여 척의 낚싯배들이 있는데 그중 8~9척이 매일 저녁 호래기 선상낚시 출항을 하고 있다. 나머지 낚싯배들은 열기, 볼락 외줄낚시나 감성돔 선상낚시 출조를 하고 있다. 호래기 낚싯배들은 저녁 6시 30분이나 7시에 출항하여 밤 1시경 철수한다. 낚싯배 요금은 1인당 4만원. 호래기바늘은 두개들이 한 봉지에 4천원. 호래기용 에기나 옵빠이스테는 개당 6천원선. 낚싯배 연락처는 박스 참조.  
▒취재협조  진해 행암항 대명호 011-518-6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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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만 낚싯배 가격인하

“선비 내렸습니다. 진해만 많이 찾아주세요”

대명호 김종열 선장

진해만 호래기 선상낚시 활성화를 위해 낚싯배 선장들이 모두 모여 선비 인하를 결정하였습니다. 올 겨울에는 작년까지 받아오던 1인당 뱃삯 5만원에서 1만원을 내려 4만원을 받고 있어 단골들이 너무나 좋아하고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4만원은 야참으로 나오는 호래기 라면과 호래기 데침까지 포함된 가격입니다.

Fishing Guide        

호래기 선상낚시 채비

민장대는 연질의 낭창한 붕어낚싯대를 사용한다. 길이는 2.5칸(4.5m)이나 3칸대(5.4m) 정도가 알맞으며 원줄은 카본 또는 나일론사 1~1.5호를 사용한다. 바늘 위 원줄과 목줄에는 초록이나 붉은색 계통의 집어등을 기본적으로 4개 부착한다. 바늘은 쌍바늘 가지채비가 기본이다.
가지줄엔 가벼운 솔리드 바늘을, 아래 줄에는 약간 무거운 스텐 바늘을 달면 한층 안정감이 있다. 솔리드 침이란 무게를 줄이기 위해 민물새우를 꿰는 침을 민물찌톱의 재료인 글라스파이버(일명 솔리드) 재질로 만든 침을 말한다. 스텐 바늘이란 침을 스텐레스 재질로 만든 침을 단 바늘을 말하는데, 스텐 바늘은 대개 8g, 솔리드 바늘은 4g 정도다. 그리고 목줄은 60cm, 가짓줄은 20cm를 기준으로 두면 적당하다.
루어대는 주로 울트라 라이트급 볼락전용대를 주로 사용하며 1000번 소형 스피닝릴에 원줄은 합사 0.4호~0.6호나 나일론사 0.8호~1호를 감는다. 원줄 끝에 소형 스냅도래를 채워놓으면 루어를 수시로 교체할 때 편리하다. 그리고 다양한 색상의 옵빠이스테나 1.5호~2호 정도의 호래기용 에기 등을 준비하면 된다.

테크닉 한 수

입질 약을수록 천천히 가라앉혀라

활성도가 좋을 때야 채비를 투척 후 천천히 내려가는 동안 입질이 곧바로 오지만 입질이 까다로울 경우에는 입질이 왔는지 안 왔는지 구분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땐 일단 멀리 던진 후 민장대를 2시 방향으로 끌어준 다음 미끼와 45도 각도로 눕혀 최대한 채비가 서서히 가라앉도록 유도해줘야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바늘도 최대한 가벼운 바늘을 써줘야 입질이 잦다.
에기를 사용하는 경우 캐스팅 후 바닥에 닿으면 한번 짧고 강하게 툭 친 다음 리트리브를 반복해주는데 평소보다 더 잦은 액션을 연출해주는 게 효과적이다. 한 가지 색상만 계속 사용할 경우 학습 효과로 입질이 떨어지게 되므로 부지런히 바꿔주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