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호 최상류 도로변에 숨어 있는 둠벙에 앉은 취재팀 뒤로 황금빛 들판이 보인다.

황금들판의 가을 음향

노릇노릇··  무럭무럭··

홍성호 상류 무명 둠벙에 붕어 살찌는 소리

|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

충남 홍성군 결성면 성남리의 홍성호 상류에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둠벙이 있는데 입큰붕어 야전팀 회원들이 찾았다가 대도 세워보지 못하고 터트렸다는 얘기가 나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문제의 둠벙 세 개는 천수만 간월호와 오천항 사이에 있는 간척호수인 홍성호 상류 어귀의 도로변에 나란히 붙어 있다고 했다.

▲남당리의 횟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취재팀. ▲둠벙 옆으로 4차선 도로가 작년 봄에 생겨 진입이 훨씬 수월해졌다.

나는 9월 14일 둠벙 소식을 전해준 부평 서진낚시 김재식 사장(강원산업 필드스탭)과 인천꾼 김영문씨와 함께 둠벙 취재에 나섰다. 점심때쯤 도착해보니 둠벙에는 아무도 없었다. 큰 붕어를 터트렸다는 문제의 사각둠벙은 녹조가 끼어 있어 옆에 있는 삼각둠벙에서 낚시를 하기로 했다. 바닷가 쪽부터 차례로  ‘양식장 둠벙’, ‘삼각 둠벙’, ‘사각 둠벙’이라 부른다고 했다. 금리천교에 붙어 있는 사각둠벙은 수 가 없이 휑했고, 오히려 삼각형으로 생긴 삼각둠벙이 부들이 잘 발달해 있어 포인트로는 더 좋아 보였다.
각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펴고 나니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갔다. 가까운 남당리 해변을 찾아 횟집에서 우럭 회에 매운탕, 대하구이를 거나하게 먹고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삼각둠벙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온 촌로 한 분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한 시간 남짓 낚시를 했다는데 벌써 붕어를 열 마리 넘게 낚아놓고 있다. 씨알은 4~5치. “붕어가 많아 지렁이를 쓰면 낮밤 없이 낚을 수 있어 시간만 나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광천IC 대물야인 김용남 사장이 취재팀이 내려왔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를 했다. “나도 남몰래 가끔 찾아 손맛을 보곤 했던 둠벙인데 어떻게 알고 내려왔느냐”며 “작년에 둠벙 옆으로 왕복 4차선 도로가 뚫리면서 아끼던 둠벙들이 고스란히 노출되었다”며 아쉬워했다. 새로 난 이 도로는 광천IC에서 천수만으로 가는 96번 지방도로인 은하면 목현리에서 시작하여 홍성호 강변을 따라 남당리까지 가는 4차선 도로다. 

▲김영문씨(왼쪽)와 김재식 사장이 낚은 붕어 중 큰 것들을 골라 펼쳐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렁이에 가물치도 낚였다.

김용남 사장은 “작년 이맘때 삼각둠벙에서 35~36cm급이 여러 마리 배출되었다. 그러나 솔직히 마릿수에 비해 대물 확률은 좀 낮은 곳이다. 그곳의 매력은 새우에 찌를 잘 올려주고 마릿수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어둠이 찾아왔고, 김영문씨와 김재식 사장은 새우낚시를, 나는 옥수수 슬로프낚시를 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전혀 입질이 없었고, 지렁이를 쓰니 잔챙이 붕어가 성화를 부렸다. 나는 옥슬낚시 채비에 글루텐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윗바늘엔 옥수수를 달고 아랫바늘에는 옥수수 무게만큼의 글루텐을 달아 쓰니 그제야 25cm급 전후의 붕어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얼른 두 사람에게 글루텐을 사용할 것을 권했으나 대물 채비에 글루텐떡밥을 쓰니 효과가 없었다. 반면 옥슬채비의 글루텐에는 5분, 10분 간격으로 입질이 왔고 끝까지 올려주는 찌맛도 일품이었다. 결국 두 사람도 떡밥낚시 채비로 바꾼 뒤에야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아침까지 입질은 끊이지  았고 월척도 두 마리나 낚았다. 나 혼자 낚은 붕어만 모두 40 여수. 두 사람은 합쳐서 10마리 정도 낚았다. 아마 새우만 계속 고집했더라면 몰황을 거두지  았을까?

최초공개 ==================

결성면 성남리의 둠벙 삼총사

※이 둠벙들은 작년 11월호에 소개한 ‘홍성호 주변에 비밀둠벙 1·2·3’과는 다른 것임을 알려둔다. 작년 11월호에 소개한 둠벙들은 홍성호 남  연안에 인접해 있고, 이번에 소개하는 둠벙들은 북  연안에 인접해 있다.

사각둠벙 

금리천교를 건 면 우측에 바로 보이는 곳으로 홍성호 물줄기와 둑을 경계로 붙어 있다. 약 2천 평 규모로 중앙에는 수 가 없고 연안을 따라 갈대와 뗏장이 있다. 말풀이 약간 있지만 바닥은 깨끗한 편이다. 수심은 1.5~2m.

삼각둠벙 

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사각둠벙보다 규모가 컸으나 도로가 나면서 규모가 반으로 줄어들었다. 홍성호와 물줄기가 연결되어 있어 물이 범람할 경우 홍성호 붕어 자원이 유입될 것으로 짐작된다. 수면에는 부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수심은 1~1.5m.

양식장둠벙 

 오래전 양식장을 했던 곳이다. 논 을 따라 부들이 빽빽하게 자라 있지만 수심이 얕은 게 흠이다. 오히려 낚시인이 앉을 수 있는 도로변 수심이 1m 내외로 깊은 편이다. 조황은 아직 확인되지  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