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낚시 호황현장
공주 유구천 영정리보
다섯이서 30~39cm 월척만 20마리!
| 박 일 객원기자 |
유구천에서 월척붕어가 마릿수로 낚인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그래, 이번 주는 강으로 가보는 거야! 가을은 곧 강붕어의 계절이 아니던가.
▲부들이 발달한 영정리보 건 편 포인트. 수심은 얕지만 수초 옆에 채비를 붙이면 쉽게 입질을 받았다. 자리가 넓어 낚시회 장소로 알맞았다.
“엘리어트! 댐낚시 이제 지겹지 않냐? 형 얼굴도 볼 겸 이번 주는 공주로 내려와라.”
거의 협박조다. 충남 공주에 사는 선배의 전화. 댐에서는 좀체 낚기 힘든 4짜 붕어가 낚인다는데 오랜만에 선배 얼굴도 볼 겸 선수들을 모집했다. 필자의 홈그라운드인 강원도도 슬슬 종반으로 치닫고 있던 터다. 조우 신길현, 이한영, 강흥태씨를 꼬드겼다. 이 분들은 평소에 뻔히 꽝을 칠 걸 알면서도 동행해주는 좋은 벗들이다.
예전에는 유구천을 수없이 다녔다. 그러나 수질이 오염되고 배스 같은 외래어종이 유입되면서 차츰 발길이 뜸해지다 근자엔 아예 잊고 지낸 곳이다. 그러나 최근 TV에서 공주시와 유구읍 주민들의 노력으로 유구천 수질이 좋아져 사라졌던 물고기와 생물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어 기회가 닿으면 한번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4짜 강붕어 낚으러 와라”
물이 많아 연안에 꽉 찬 상태다. 수심은 1m 내외로 적당했지만 부들과 수 가 많이 발달해 있어 채비 안착이 쉽지 아보였다. 선배는 “수 가 밀생하거나 수심이 깊은 곳보다 수 가 듬성듬성 나 있고 수심이 얕은 곳에서 붕어가 잘 낚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흥태씨 등 일행들이 먼저 그런 곳을 골라 낚싯대를 펴기 시작했다.
▲보 중류의 강홍태씨 자리. 평상시에는 최고 포인트라는데 취재 때는 잡고기만 성화를 부렸다. 붕어들이 하류 에 몰려 있었다.
▲다른 낚시회에 가면 고문을 달 나이지만 취재팀에선 막내인 이한영씨. 식사 당번에 심부름까지 하면서도 제일 많은 조과를 올렸다
↗취재당일 장원 포인트. 1.5칸에서 2.3칸 거리로 부들과 부들 사이에서 입질했다.
유구천의 가을낚시는 아침 5시부터 11시까지, 그리고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 입질이 집중되기 때문에 밤을 꼬박 새지 말고 입질이 많은 시간대에 집중하는 게 비결이라고 했다. 선배의 말마따나 밤에는 꿈쩍도 더니 새벽 5시가 지나면서 신기하게도 수 가 듬성듬성한 곳에서 폭발적인 입질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앉은 곳은 하류권으로 수심이 80cm 정도 나왔으며 중류권이 1.5m로 오히려 더 깊었다. 수심이 깊은 중류에서는 잔챙이들의 성화가 심한 편이었지만 우리가 앉은 곳에서는 월척과 준척 붕어가 낚였다. 선배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우리도 분명히 깊은 곳에 앉았다가 꽝을 면치 못했으리라.
깊은 곳에선 잔챙이, 80cm 수심에서 대물들 속출
오전 10시까지 입질은 이어졌고 씨알도 모두 굵은 편이었다. 우리 일행 중 이한영씨의 조과가 가장 좋았는데 35cm짜리 월척을 8마리나 낚았다. 그는 “사짜급으로 보이는 붕어도 몇 마리 걸었지만 목줄이 터지거나 바늘이 펴져 어이없이 놓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동행한 다른 분들도 10수 이상의 준척을 포함 한두 마리씩 월척붕어를 낚아 오랜만에 손맛을 실컷 봤다며 좋아했다.
이날 가이드를 해준 선배를 포함한 취재팀 5명의 총 조과는 30~39cm 20여 수와 일고여덟치 30여 수. 터트린 것만 10차 가 넘을 정도로 붕어 씨알이 굵었다. 강붕어의 당찬 손맛과 가을붕어의 누런 색깔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붕어들도 월동 준비를 하기 때문에 먹이에 대한 식탐이 강해진 것 같다.
영정리보엔 붕어 외에 잉어가 많아 떡밥에 종종 덤벼드니까 뒷고리 총알은 수적으로 달아놔야 한다. 낚시꾼들은 접근하기 쉬운 도로 쪽에 주로 앉아 낚시를 하지만 우리는 보를 건너 도로 맞은편에 앉아서 많은 입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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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천은?
유구천은 유구읍 탑곡리, 덕곡리, 추계리에서 발원하여 공주시 사곡면, 신풍면, 우성면을 거쳐 금강으로 흘러드는 제법 긴 하천으로 연중 수량이 풍부하고 50개의 보 중 20곳에서 낚시가 이뤄져 연중 낚시인의 발길이 끊이지 는 곳이다.
배스가 서식하므로 동물성 미끼보다는 깻묵과 어분, 감자계열의 떡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게 단골꾼들의 말이다. 취재팀이 낚시한 영정리보는 연안의 듬성한 수 군을 공략하기 때문에 1.7칸부터 2.5칸까지 짧은 대가 유리하며, 수 때문에 외바늘을 사용해야 한다. 만약 수 에 붕어가 박히더라도 천천히 당기면 쉽게 뽑혀 나오므로 성급하게 맞당기지 말 것.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분기점에서 공주·대전 방면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로 바꿔 타고 면천, 예산, 수덕사, 신양IC를 차례로 지나 유구IC로 나오면 곧 유구읍에 닿는다. 공주 방면으로 6km 더 가면 영정리. 도로 왼 으로 영정리보가 보인다. 경부고속도로를 탈 경우 천안분기점에서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를 바꿔 타고 공주분기점에서 나와 당진으로 가다 공주IC에서 나오면 된다. 내비게이션은 충남 공주시 신풍면 영정리 482-45번지를 치면 영정리보에 닿는다.
■조황문의 유구낚시 041-841-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