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라바 지깅 특강

내게만 입질이 없다면?

채비의 수직 상태부터 체크하라

장진성｜제주관광대교수, 다미끼 필드스탭

타이라바 지깅(참돔지깅)은 채비를 내렸다 올렸다만 할 수 있으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을 정도로 테크닉이 단순하다. 그런데 그렇게 쉬운 낚시에서도 조과 차이는 나게 마련이다. 어떠한 실수로 입질을 받지 못하는지 알아보자.

타이라바 전용 장비로 낚아낸 참돔.  타이라바 전용대와 베이트릴을 사용하며, 1.5호 합사원줄 200m에 5호 내외의 목줄을 쓴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타이라바 지깅이 초창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누구나 손쉽게 배울 수 있고, 힘들이지 않고도 대형어를 만날 수 있으며, 특히 참돔, 다금바리, 붉바리 등의 고급어종을 낚아보면 타이라바 지깅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제주에서 타이라바 지깅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보트와 낚싯배들이 물풍(씨앵커)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바람이 부는 날에는 보트가 바람에 밀려 채비 관리가 쉽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대부분의 보트에서 물풍을 사용하고 있는 덕분에 바람에도 보트가 밀리지 않고 조류를 따라서 잘 흘러간다. 따라서 채비를 멀리 던지지 않고 수직으로만 내려도 옆 사람과 채비가 엉키지 않으며 타이라바 지깅으로 바닥만 잘 찍어도 쉽게 조과를 거둘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낚시가 점점 더 편해지고 있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타이라바 지깅 인구가 늘고 있지만, 이런 좋은 조건 속에서도 고기를 낚지 못하는 낚시인들은 꼭 있기 마련이다. 필자 역시 그날그날의 입질 패턴을 찾아내지 못하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지금부터 설명하는 몇 가지 요령만 기억했다 활용하면 손맛을 보지 못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타이라바 지깅을 하면서 초보 낚시인들이 힘들어하는 사례와 해결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대상어 활성에 따라 타이라바 수심 조절

● 바닥 확인의 어려움
채비가 바닥에 안착되는 시점을 파악하는 것이 타이라바 지깅에서는 최우선이지만, 초보자들의 경우에는 바닥에 닿는지 아닌지 확인이 어려워 채비를 바닥에 안착시키고도 라인을 계속 풀어주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채비가 바닥에 걸려 떨어지고 만다.
채비를 바닥에 안착시킬 때는 손끝의 감각을 최대한 동원해서 낚싯대로 채비가 바닥에 닿는 순간을 감지해내야 한다. 보통 ‘툭’하고 채비가 바닥에 닿는 느낌이 낚싯대를 통해 전해져 온다. 그러나 조류가 빠르거나 바닥이 암반이 아닌 경우에는 낚싯대로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땐 라인이 풀려나가는 속도로 감지해야 한다. 타이라바 지깅이 바닥에 닿는 순간에는 스풀에서 라인이 풀려나가는 속도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거나 멈추게 되는데, 그때를 재빨리 알아차리고 여윳줄을 감아 들여야 채비가 바닥에 걸리지 않는다.
서해바다는 바닥이 뻘인 곳이 많아 바닥에 타이라바를 내린 후에 줄을 더 풀어주어도 밑걸림이 적지만, 제주도는 산호와 해초가 많은 암반이 대부분이므로 타이라바로 바닥을 찍는 순간을 잘 파악해야 채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 바닥 찍은 후 채비를 몇 바퀴 감나?
이 문제는 대상어종, 물때, 대상어의 활성도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참돔이 좋은 활성을 보이는 날에는 중층까지 쉽게 떠오르므로 타이라바가 바닥에 닿은 후 20~30회 이상 릴링을 해주어도 된다. 활성이 떨어진 경우에는 바닥에서 잘 떠오르지 않으므로 집중적으로 바닥을 노려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릴링을 10회 이하로 줄이고 타이라바가 바닥층에 머물게 해준다. (그림1)
락피시를 노릴 때는 바닥 지형을 감안해야 한다. 락피시가 수중여 주변에 살다보니 채비를 바닥에서 많이 올려주면 안되고 릴링은 가급적 10회 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다. 락피시는 거의 떠오르지 않으므로 밑걸림의 부담이 다소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바닥을 탐색하여야 입질을 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조류의 세기에 따라 대상어 달라져

● 채비는 수직 상태를 유지
초보자들은 타이라바 지깅을 할 때 채비가 어디로 흘러가든 채비를 내렸다가 감아올리는 동작을 반복해주면 입질을 잘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채비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고패질을 하거나
바닥에 채비를 내리고 끌어주기도 하는데, 그런 동작들보다는 우선 조류의 흐름에 맞춰 채비가 수직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트에서 조류의 흐름에 따라 채비를 내리고 정렬시키며 낚시하다보면 자신의 앞쪽이나 옆쪽으로 라인이 뻗게 되는데, 이때 보트 안쪽으로 라인이 들어가거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면 입질을 받기 힘들다. 이럴 땐 조류가 흘러드는 방향으로 멀리 캐스팅한 후에 채비가 되도록 수직을 유지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채비가 다시 보트 안쪽으로 들어갈 경우에는 망설이지 말고 채비를 걷고 다시 던져 넣는 것이 좋다. 채비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면 입질을 받아도 어신이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채비를 걷어서 다시 내리는 편이 낫다.

● 조류 빠르면 참돔, 느리면 락피시
출조를 나가면 어떤 사람은 고기를 연신 걸어 올리는데 정작 본인은 입질을 못 받고 헤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원인은 대개 조류 흐름에 따른 채비 운영을 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류의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하는 이유는 제주도의 경우 조류의 흐름에 따라 대상어종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조류가 살아나는 시점에는 참돔이나 회유성 어종들이 입질을 해주는 반면 조류의 흐름이 멈추는 시점이거나 완만하게 흐르는 시점에는 바리과나 쏨뱅이 등의 락피시의 입질이 살아난다. 그렇기 때문에 조류의 흐름에 따라 채비운영에도 변화를 주어야 하는데 많은 낚시인들이 그것을 잘 모르고 처음 시작한 패턴 그대로 낚시를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류가 잘 흐를 때는 바닥만 노리지 말고 릴링을 여러 번 해서 상층까지 탐색해줄 필요가 있으며, 조류가 죽어가는 시점에는 릴링 횟수를 줄이며 철저하게 바닥을 탐색하는 것이 좋다. 초보라면 주변 낚시인의 액션 패턴을 눈여겨보면 되는데, 채비를 내린 후 릴링을 몇 번 하는지만 알아도 충분히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반드시 챔질을 해주어야 바늘 안 빠져

● 초리 예민한 로드가 좋다
타이라바 지깅엔 타이라바와 인치쿠를 사용하는데, 어떤 것을 사용하든 초리가 예민한 로드가 좋다. 로드가 다소 뻣뻣한 경우에는 입질 파악이 어려울 수 있고, 입질을 받고도 챔질이 정확하게 되지 않아 바늘이 빠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필자도 가급적 로드의 감도가 좋은 것을 사용하는데, 초리 끝에서 느껴지는 입질의 감각을 빨리 캐치하고 챔질하면 바늘이 빠지는 것을 줄일 수 있었다.

● 챔질은 확실한 어신이 오면 한다
타이라바 지깅의 경우 채비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입질을 자주 받게 되는데, 자동으로 고기가 바늘에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챔질을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흔히 자동챔질이 되기 때문에 굳이 챔질을 하지 않게 되는데, 챔질을 하지 않으면 바늘이 쉽게 빠지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입질을 받으면 반드시 타이밍을 맞춰 챔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그림2).
입질이 미약하게 들어오는 경우에는 툭툭거릴 때 챔질하는 것은 금물, 바늘이 걸려 초리가 내려가는 찰나에 챔질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챔질이 빠르면 바늘이 제대로 걸리지 않기 때문에 큰 고기의 경우 장시간 파이팅하다 보면 놓치는 원인이 된다.

● 타이라바는 다양한 무게와 컬러를 준비
타이라바 지깅을 하다 보면 유독 그날그날 잘 먹히는 컬러의 타이라바가 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신기할 정도로 초록색 타이라바에 참돔들이 잘 무는 날이 있는데, 낚시인들의 태클박스에는 초록색 계열의 타이라바가 반드시 몇 개씩은 들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초록색만 고집할 수 없는 것이, 반대로 초록색이 잘 먹히지 않는 날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되도록 다양한 컬러를 구비하는 것이 좋다. 제주도의 경우 타이라바 지깅을 하는 포인트의 수심이 30~80m으로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타이라바의 무게 역시 40~120g으로 사용 폭이 넓어진다. 대개 80~100g을 주로 사용하지만, 가끔 아주 얕거나 아주 깊은 곳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무게를 준비해두어서 나쁠 것은 없다.
타이라바의 무게를 선택할 때에는 주변 낚시인들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서 너무 가벼운 것을 쓰거나 반대로 너무 무거운 것을 쓰게 되면 주변 낚시인들과 채비가 엉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타이라바를 물고 나온 옥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