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공보트배 민물낚시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보트가 적서리 방구바위 일원의 부들밭으로 집결했다.
제2회 삼공보트배 민물낚시대회 현장
대호만에서 열린 보트낚시인들의 잔치
비바람 속에서도 1·2·3위 몽땅 4짜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보트낚시인들의 가을 잔치, 제2회 삼공보트배 민물낚시대회가 지난 10월 2~3일 대호만 대호대교~방구바위 구간에서 열렸다. 삼공보트 회원 32명이 참가해 밤낚시로 진행된 이 대회에선 비가 쏟아지고 강풍이 부는 속에서도 4짜와 월척이 대거 배출되었다.
적서리 방구바위의 열전
삼공보트낚시클럽 총무 박현철씨는 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회원 두 명과 함께 대호만 출포리, 적서리, 해창지 일원을 샅샅이 뒤진 끝에 대호대교 아래부터 방구바위에 이르는 구간을 대회장으로 결정했다. 답사팀은 방구바위에서 최고 39cm까지 하룻밤에 개인당 5~6마리씩의 월척을 낚아냈다. 평균씨알은 아직 대호만의 본격시즌에 못 미쳤으나 대회를 진행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여건이었다.
아늑한 부들 속, 강풍에도 끄떡 없군
대회가 열리는 10월 2일,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가 주최 측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나 그렇다고 이제 와서 날짜를 변경할 수도 없는 노릇. 배터가 있는 초락도리 어부가식당 앞 광장에 회원들이 집결한 토요일 정오까지는 그런대로 화창한 날씨를 보였다.
박현철 총무는 “지금 대호만이 만수여서 60~70cm의 얕은 곳에 채비를 붙여야 입질을 하더군요. 연안낚시 조황도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하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연안낚시에서도 꽤 많은 4짜급 대물붕어가 출몰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부가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삼공보트낚시 최현오 사장과 최고 연장자인 박창덕 회원이 인사말을 했고 박현철 총무가 대회 요강을 발표했다. 이윽고 회원들은 각자 자신의 보트에 올라 포인트로 향했다. 내가 탈 보트는 최현오 사장이 마련해주었는데 엔진이 없어 장거리 이동은 힘들었다. 그러자 이대원 회원이 자신의 보트에 밧줄을 연결해 포인트까지 데려다 주었다. 난생 처음 경험하는 보트낚시라 몹시도 설렜다.
대부분 대호대교 아래부터 방구바위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부들 외곽에 보트를 붙이고 부들 속을 노리는 패턴이었다. 두 시간에 걸쳐 수초 작업을 하는 열성꾼도 있었다. 선수들은 빽빽한 수초대에 자리를 잡고 수초낫으로 작업을 한 뒤 붕어낚시를 했지만 보트낚시가 처음인 나는 부들이 듬성한 곳에 자리를 잡고 수초구멍치기와 스윙낚시를 병행했다.
▲"몽땅 4짭니다." 왼쪽부터 김태선(2위 김차석 대신 포즈), 은지훈(3위), 박종수씨(우승).
▲배터에서 출발하기 직전 삼공보트낚시클럽 회원들이 카메라를 보고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철수직전 삼공보트낚시클럽 회원들이 자신이 낚은 붕어를 들고. 왼쪽부터 장길현, 김형곤, 이대원, 신극식씨.
밤 10시의 낭보 “46센티가 나왔답니다!”
오후 4시가 지나면서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뒤덮였고 이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입질은 해거름이 되어서야 왔다. 내 옆의 이정호 회원이 제일 먼저 붕어를 낚아 올렸다. 사이즈는 월척. 과연 대호만이다. 날이 어두워지자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트낚시는 수초 속에 들어가 바람을 등지고 보트를 돌려놓으면 강풍에도 큰 지장 없이 낚시할 수 있어 대단히 좋았다.
어둑어둑해지기에 케미를 꺾고 있는데 스윙낚시 채비를 해놓은 3칸대의 찌가 이미 올라왔다가 벌렁 자빠졌다. 얼른 챔질하니 28cm 붕어가 달려 나왔다. 밤이 깊어갈수록 빗줄기는 강해졌고 바람도 점점 거세졌다. 점점 높아지는 파도에 보트가 심하게 흔들렸고 그 때문인지 입질은 전혀 없다. 밤 10시에 최현오 사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방금 46cm 붕어가 낚였답니다. 4짜를 낚지 못하면 우승하기 힘든 곳이 이곳이랍니다.”
새벽 2시까지 기다려도 입질이 없어 눈을 붙였다. 날이 밝아올 무렵 눈을 떠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맑게 개어 있었다. 아침에는 입질이 좀 오려나 기대하며 지렁이를 갈아보지만 도통 꼼짝을 하지 않는다. 선수들도 입질이 없는 듯 하나둘 철수하기 시작했다.
본부석에 나와 조황을 체크해보니 굉장하다. 박종수, 은지훈, 김차석 회원이 4짜를 낚았고, 나머지 회원들도 대부분 월척을 2~3마리씩 월척을 낚았다. 악천후 속에서 기대 이상의 조과다. 아침 9시에 어부가식당 앞 공터에서 진행된 시상식, 1, 2, 3등이 모두 4짜붕어인 시상식 장면을 촬영해보기도 난생 처음이었다.
■취재협조 삼공보트낚시 011-9011-8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