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최남단에 숨은 소류지 금산 당골못

새우·참붕어 미끼에 38cm까지 배출

Ｉ정삼채 객원기자Ｉ

금산은 충청남도 최남단에 위치한 고장이다. 남쪽으로 전라북도 무주와 접해 있다. 서울에서 2시간 넘게 걸리는 먼 곳이라 토요일 오전까지 근무를 해야 하는 나로서는 선뜻 나서기가 쉽지  은 곳이다. 그러나 금산군의 금산읍, 금성면, 추부면에 손이 타지 않은 소류지들이 많다는 것은 일찍이 들어 알고 있었다. 
내가 운영하는 토종붕어클럽에 최근 대전에 사는 김창섭씨가 가입했는데, 금산권 소류지는 손금 보듯 훤하게 꿰뚫고 있었다. 지난 달 김상모씨가 그를 따라 갔다가 38cm까지 월척을 여러 마리 낚아 돌아왔다는 말에 나도 솔깃해졌다. 그렇게 해서 나의 첫 금산 출조를 감행하기에 이르렀다.

▲둘째 날 찾은 당골못. 우안 상류에서 현지꾼이 떡밥낚시를 하고 있다.

▲당골못 상류에서 제방을 바라본 풍경. 수면이 마름으로 뒤덮여 있다.

내게는 너무 먼 미답의 낚시터

9월 3일 금요일 오후 김상모씨와 서울을 출발해 금산군 추부면에서 김창섭씨를 만났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어둑해져서야 금성면 상가리의 송현소류지(1500평)에 도착했다. 김상모씨가 38㎝를 낚았다는 이곳에서 나도 기분 좋게 월척붕어를 낚았지만 아침에 보니 수 에서 나오는 가스에 질식했는지 살림망 속에서 그만 죽고 말았다. 
둘째 날엔 김창섭씨가 비장의 소류지를 공개하겠다는 말에 따라나섰다. 금산읍 상옥리에 있는 당골못이었다. 현지꾼들은 마을 이름을 따 이곳을 원줄못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전국낚시지도>에는 도로 건너 남서쪽 300m 거리의 3천평 못이 원줄못으로 표기돼 있다. 금산읍내에서 불과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인데 이곳에서도 최근 김창섭씨가 밤낚시에 38cm 월척을 낚았다고 했다. “외래어종이 전혀 없고 여름에는 수초가 워낙 많아 수초가 사그라지는 가을이 제철입니다. 새우와 참붕어를 잡아 미끼로 쓰면 굵은 붕어를 낚을 수 있을 겁니다.” 김창섭씨가 말했다.

차량 통행 뜸해진 새벽녘에 집중
상류가 좋아 보였지만 아무도 찾지 않았던지 사람 키만큼 자란 풀 때문에 진입하기 어려웠다. 또 찌를 세울 수 없을 정도로 마름수초가 밀생해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제방 근처에서 낚시를 하기로 했다. 하류에는 마름수초가 없고 연안을 따라 뗏장수초만 자라 있었다.
김창섭씨는 급한 볼일이 있다며 우리를 안내해준 뒤 돌아갔고 나는 제방 가운데에, 김상모씨는 우안 버드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이윽고 어둠이 내렸다. 현장에서 채집한 새우와 참붕어를 반반씩 달았는데 입질이 없었다. 대물낚시는 정숙해야 하거늘 읍내가 가까워서 그런지 제방 아래 도로에는 차량 통행량이 많았다. 자정이 넘어서면서 차량은 많이 줄었고, 새벽녘이 다 되어서야 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를 올리다말고 끌고 들어가는 입질이 많았다. 내가 앉은 제방에서는 정면의 깊은 수심(2m 내외)보다 갓낚시로 붙여놓은 찌에서 입질이 잦았다. 나는 아홉치급 붕어를 연이어 낚았고 김상모씨는 일고여덟치를 낚았다. 아침 일곱 시가 넘어 차량 통행이 다시 잦아지면서 붕어 입질도 뜸해졌다. 동틀 무렵 한 시간 동안 우리 두 사람은 10마리 넘게 낚았지만 월척은 낚이지  았다. 
“송현지와 당골못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면 삽시간에 쓰레기가 쌓이고 좋은 낚시터가 망가지게 될 것이니 책에는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김창섭씨가 신신당부했지만 기사로 소개하는 이상 이름을 안 밝힐 수는 없다. 김창섭씨를 위해서라도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 깨끗하게 낚시를 즐기고 오기를 나도 신신당부하고 싶다. 

 당골못 가는 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금산IC에서 나와 금산읍내까지 간다. 금산시내 경찰서앞 사거리에서 무주 쪽으로 좌회전, 1.5km 정도 직진하면 우측으로 원줄마을 간판이 보인다. 그곳에서 우회전한 뒤 400m 들어가면 도로 우측으로 당골못 제방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