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조행기

정출 사상 최대 호황

팔봉수로의 월척사태

임연식 DIF 필드스탭·서울 대림낚시 대표

왕년의 명낚시터 팔봉수로를 잊고 지낸 지도 오래되었다. 배스가 유입된 후 발길을 끊었으니 얼마나 됐을까? 예전에는 새우낚시에 준척 이상의 붕어가 곧잘 나왔으나 배스가 들어간 후 터가 세지고 몇 년 전에는 중하류 쪽 연안 준설공사를 하여 수초대도 많이 망가졌다고 들었다.

▲ 구본문씨(닉네임 창모아빠)가 새벽 1시경 새우 미끼로 낚은 월척붕어.

지난 9월 중순 정출을 앞두고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서산태안권을 돌아보았지만 뚜렷하게 조황을 보이는 곳이 없었다. 그러던 중 팔봉수로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몇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어 발길을 멈추었다. 팔봉수로는 옛날 모습과 판이하게 달라졌으며 수초 형성도 기대이상으로 잘 이루어져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분에게 다가가 조황을 여쭈어 보니 그 노조사는 웃음으로 대답해주었다.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살림망을 살짝 들어보았는데, 월척 두 수에 준척급 붕어가 여러 마리 담겨 있지 않은가. 곧바로 노조사 옆 부들수초에 8개의 찌를 세우고 밤낚시를 했고 그날 밤 월척 3수와 준척 5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초저녁과 동튼 직후에 입질 세례

▲ 9월 28일 밤낚시 조과. 월척은 총 22마리가 낚였다.

▲ 제방 우안 하류에서 수초대를 공략하고 있는 낚시인.

▲ 월척 사태가 벌어진 팔봉수로에서 정기출조를 마친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이 기세라면 행사를 오전 10시까지 연장하면 더 많은 월척 붕어가 나왔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당초 약속한 오전 8시에 낚시를 종료시키고 계측을 진행했다. 살림망을 들고 나타난 낚시인들은 모두 싱글벙글 흐뭇한 표정들이다. 계측하는 데만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계측을 마감하고 월척만 골라보니 22마리였고, 나머지 준척급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붕어가 낚였다. 이날 최대어는 36cm였다.
시상식이 끝난 뒤 낚시인들이 에피소드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분명히 4짜가 넘는 붕어를 걸었는데 수초를 감아 그만 놓쳐버렸다. 그 녀석을 낚았으면 1등은 분명 내 차지였을 것이다.”
“두 번을 연달아 터트리고 난 뒤 아쉬움에 밥 먹는 것도 포기했다.”
“낚싯대를 두 동강 내고 도망간 놈을 찾기 위해 저수지를 몇 바퀴나 돌았다.”
이날 미끼는 밤에는 새우, 새벽과 아침에는 지렁이가 빠른 입질을 전해주었다. 초저녁에는 상류의 수심 얕은 곳에서, 동이 튼 후부터는 하류 쪽에서 입질이 이어지는 특징을 보였다.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나와 서산시내까지 간다. 전자랜드 앞 사거리에서 태안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15분쯤 가다 팔봉면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한다. 팔봉면 바로 못미처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좌회전하면 팔봉수로 좌측 연안에 닿고, 팔봉면을 지나 오목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제방을 건너면 우측 연안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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