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비밀 떡붕어터

곡성 백곡지 “대박!”

글 손성모 마루큐 필드스탭 사진 김정심 광주 낚시세상 대표

▲ 비가 그친 뒤의 백곡지. 취재팀이 야산 밑 우안 상류에 앉아 있다.

▲ 광주 낚시세상 김정심 대표가 백곡지에서 뜰채에 담은 떡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백곡지에서 낚은 8치 떡붕어를 보여주고 있는 필자.

▲ 떡붕어 자원이 풍부하지만 아직까지 공개된 적 없는 곡성 백곡지.

▲ 필자가 표층낚시로 기법을 전환한 뒤 세팅한 소품들.

▲ 필자가 백곡지에서 사용한 떡밥들.

6 월 말, 호남지역 낚시터들은 가뭄 영향으로 수위가 내려가고 떡붕어 입질의 예민함도 극에 달해 있었다. 연중 가장 낚시가 힘든 시기였다. 이런 때는 몽리면적이 적어 연중 풍부한 수량을 유지하는 저수지가 눈에 띈다. 전남 곡성군 고달면 백곡리에 있는 백곡지가 그런 곳이다.
3천평 소류지이지만 7치부터 4짜급의 대물 떡붕어가 낚이는 곳으로서 잡지는 물론 인터넷에도 소개된 적 없는 비밀낚시터다. 백곡지는 연안에 수초가 형성되어 있는 평지형이지만 평균 수심이 2.5m로 깊은 편이다. 수심이 깊어 자신의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 떡붕어를 노릴 수 있다. 떡붕어 외에 토종붕어, 잉어도 있다. 피라미는 거의 없고 토종붕어 치어 외에는 낚시를 힘들게 할 어종이 없다.

떡밥 한 번 던질 때마다 7~9치 떡붕어가

취재팀은 지난 6월 27일 백곡지를 찾아 상류 우측 논 앞에서 대를 폈다. 취재 전날부터 내린 비는 촬영 당일까지 이어지고 있었는데, 비로 인해 고기의 활성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모두 바닥층을 공략하였다. 필자는 원줄 0.8호, 목줄 0.5호, 목줄 길이 70/80cm 채비를 세팅한 15척 낚싯대를 폈다.
10분 정도 집어 후 찌에 움직임이 들어왔고 연이어 취재팀의 낚싯대가 휘어지기 시작했다. 30분 동안 7치부터 9치까지 정신없이 낚였다. 채비를 투척하면 한 마리 낚인다고 할 정도로 입질이 쇄도했다. 찌의 목내림이 끝날 때 강하게 찌가 사라졌다. 한 시간가량 지나니 빗줄기도 가늘어졌다. 가늘게 내리던 빗방울도 그치고 고기도 계속 나오니 모든 게 완벽했다. 
필자 좌측에 앉은 전창기씨의 낚싯대 휨새가 예사롭지 않았다. 적어도 35cm 이상의 떡붕어인 것 같았다. 한참 실랑이를 벌이더니 그만 목줄이 터졌다. 하지만 더 큰 씨알이 낚일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그 순간 필자 우측에 앉은 김정심 사장의 낚싯대가 크게 휘어졌다. 랜딩 중 좌대에서 일어서서 고기를 제압했다. 그런데 올라온 어종은 떡붕어가 아닌 잉어였다. 그 뒤로는 낚이면 잉어였다. 힘들게 끌어올리면 모두 잉어이니, 울고 싶었다.

바닥층에 몰려든 잉어 떼들

무언가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바닥층의 무시무시한 잉어 떼를 피해 표층낚시 채비로 바꿨다. 흐린 날씨로 인해 고기의 부상이 적을 것 같았으나 잉어가 바닥에서 어슬렁거리는 이상 무서워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표층에서도 캐스팅을 몇 번 하자 목내림 중 건드림이 나왔다. 하지만 목내림이 끝나자 건드림도 사라졌다. 그래서 목내림 중 나타나는 건드림에 챔질을 해봤더니 엄지손톱 크기의 비늘이 달려 나왔다. 떡붕어가 표층에도 있는 것이다.
목내림 시간이 좀 더 길게 나타날 수 있도록 가볍게 채비를 조정했다. 편납에서 찌까지의 거리는 50cm. 전장 17cm의 1푼 튜브톱 찌의 찌맞춤을 7목 중 3목에 맞췄다. 바늘은 가볍고 강한 마루토사의 칸태 7호를 달았다. 떡밥 또한 가볍고 입자가 작은 제품으로 블렌딩하였다. 마루큐사의 파우더베이트헤라 200cc, 스고후 200cc, 아사타나잇본 200cc를 섞은 뒤 물 150cc를 배합한 후 기다린 뒤 다시 갓텐 200cc를 뿌려주고 적은 횟수로 저었다. 이 블렌딩은 휘저어주는 횟수가 많으면 점성이 강해져서 풀림이 느려진다. 기다리는 낚시에는 적합하나 오늘 같은 상황에서는 풀림을 좋게 하기 위해 적게 휘저어준 것이다.

목내림 중 챔질로 표층의 떡붕어 타작  

떡밥을 대추알 크기 정도로 해서 바늘귀에 살짝 눌러 달아주었다. 풀캐스팅으로 목줄을 펴주고 목내림 중 들어오는 입질에 챔질하고 목내림이 끝나면 떡밥이 남아 있어도 바로 회수 하는 빠른 템포의 낚시를 했다. 세 번째 캐스팅에 35cm 떡붕어가 올라왔다.
집어가 되니 찌가 사라지는 강한 입질이 들어왔다. 조금 빠른 템포로 낚아내기 위해 떡밥의 크기를 은행알 정도로 줄이고 손으로 눌러 떡밥 무게와 점성을 적절히 살려가며 낚시를 이어나갔다. 10여 수 낚고 나니 건드림이 줄어들었다. 다시 떡밥을 대추알 크기로 달아주니 건드림이 좋아졌는데 이러한 패턴을 반복하면서 마릿수 입질을 받아냈다. 이렇게 낚시를 이어나가며 30여 수의 떡붕어를 낚았다. 큰 씨알은 없었고 7~9치 떡붕어가 대부분이었다.
   
■가는 길  순창완주고속도로 서남원IC를 빠져나오면 만나는 서남원IC교차로에서 좌회전해 350m 가면 갈래길. 좌회전해 250m 간 후 만나는 갈래길에서 우측 방향으로 진입하면 다시 갈래길에 이른다. 우회전해서 3.9km 가면 수동삼거리에 이르고 우회전해 500m 가면 저수지에 이른다.
■현지 문의  광주 낚시세상 062-234-3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