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아직도 통신보안
모항둠벙촌 월척 와르르
|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
태안읍을 지나 만리포 방면으로 가다 보면 소원면 모항리 해안가에 30만평 규모의 둠벙촌이 있다. 둠벙 30개 정도가 밀집해 있는데 그중 한 둠벙에서 최근 4짜를 비롯한 월척이 왕창 쏟아졌다.
▲ 최근 4짜를 포함 월척붕어가 속출한 모항둠벙.
모항둠벙에서 모처럼 월척 낭보가 전해졌다. 서산 낚시일번지 김기동 사장이 11월 중순부터 몇몇 꾼들과 남몰래 뽑아먹었는데, 날씨가 쾌청했던 11월 25일과 26일에는 김기동씨가 혼자 40, 38, 34cm를 포함 20여 마리의 붕어를 낚았다고 한다. 낚시를 아침부터 본격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조황 점검 차 여러 낚시터를 돌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러서 오후 두세 시간씩 낚시를 한 조과여서 더 놀랍다. 그 사실을 숨기고 있던 김 사장은 해남에서 취재를 마치고 귀경하다가 잠깐 들른 기자에게 그만 40cm 월척을 들키고 말았다.
태안 모항둠벙촌은 기자가 지난 2006년 1월호에 소개했으니 꼭 4년 만에 다시 지면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기사가 나간 후에도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알고 보니 사연이 있었다.
“조황은 계속 좋았어요. 초겨울이면 매년 월척붕어가 꼬박꼬박 배출되었는데 단골꾼들이 모두 쉬쉬하며 소문내지 않고 뽑아먹었어요. 나는 VIP 손님만 모항둠벙에 넣고 있는데 절대 외부에 누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습니다.” 김기동 사장은 “크고 작은 둠벙과 수로가 많고 진입하는 길조차 복잡하고 또 폭이 좁고 미끄러운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어서 비가 오면 차량이 논으로 빠지기 십상이어서 일반 손님들에게는 잘 소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취재당일 조과를 펼쳐놓은 황용하씨와 장홍석씨(우측).
30개 둠벙 중 한 곳만 조황 확인
나머지 29개 둠벙도 탐색해볼 만
다음날인 11월 27일 새벽, 해남 취재에 동행했던 황용하(한국낚시연합 인천지부 고문)씨와 함께 둠벙촌을 찾아갔다. 가는 도중 안산에 사는 장홍석씨도 불렀다. 김기동 사장은 동행하지 못하고 약도를 그려 둠벙 위치를 가르쳐 주었는데, 알고 보니 여러 개의 둠벙에서 낚인 게 아니라 1천 평 정도 되는 각지형 둠벙 한 곳에서만 낚였던 것이다.
“장사하느라 시간이 부족해 다른 둠벙을 탐색해볼 여유가 없었어요. 조과가 보장되는 곳을 두고 굳이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구요.” 김 사장은 “둠벙은 삼분의 이가 부들로 덮여 있는데 채비를 부들에 너무 바짝 붙이지 말고 주변에 대충 던져둬야 입질을 받는다. 되도록 큰 바늘을 사용하여 지렁이를 최대한 많이 꿰면 좋다”고 했다.
황용하씨와 나는 동이 트기 전 둠벙을 찾아 나섰다. 하필 전날 밤에 잠깐 내린 비 때문에 비포장길이 미끄러워 진입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 김 사장이 그려준 약도를 가지고서도 찾지 못해 여러 번의 통화 끝에 가까스로 문제의 둠벙을 찾을 수 있었다. 길이는 100m, 폭은 15~20m에 수심은 1~1.5m였다.
그러나 이날따라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까지 세게 부는 악조건 상황. 김기동 사장이 앉으라고 한 자리는 맞바람을 받아 반대편에 낚싯대를 펼 수밖에 없었다. 조금 있으니 장홍석씨가 부인과 함께 도착했다. 알고 보니 장씨도 이곳 둠벙을 알고 있었으며 매년 이맘때면 한두 번씩 찾는다고 말했다.
▲ 장홍석씨가 주차 후 부인과 함께 수로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오고 있다. ▲ 김기동 사장이 취재 이틀 전 오후 2시
30분경 낚은 40cm 붕어.
“작년에는 부들이 전역에 깔려 있었는데 지금은 좀 줄었네요. 보기보다 월척 자원이 많은 곳입니다. 나는 38cm까지 낚았는데 매년 4짜도 여러 마리 낚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이 둠벙에서 현지꾼이 53cm짜리를 낚았다는 소문도 들었어요.” 장홍석씨의 말이다.
그러나 조황은 기대 이하였다. 오후 5시까지 부들 주변을 노려 낚시해보았지만 워낙 센 바람에 하루 종일 찌푸린 날씨 때문인지 6~9치 10마리 정도 낚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최근 김기동 사장에게 모항둠벙촌의 조황을 물어보니 “계속 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통 가보질 못하다가 12월 3일 비가 그치고 난 뒤 오후에 들렀는데 월척은 없었지만 13마리를 낚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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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Guide
모항둠벙촌 낚시시즌과 방법
11월 하순부터 시즌에 돌입하여 얼음이 얼기 전까지 붕어가 잘 낚인다. 밤낚시는 안 되는 편이며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꾸준하게 입질이 붙는다. 오전에 입질이 활발하다. 채비는 약간 가볍게, 찌맞춤은 조금 예민하게 써주는 게 효과적이다. 미끼는 새우도 먹히지만 지렁이가 단연 우세하다. 평상시에는 여러 마리를 꿰어 쓰고, 입질이 예민할 경우 굵은 지렁이 한 마리만 꿰어주는 게 유리하다. 흐린 날보다는 햇볕이 좋은날 씨알과 마릿수 조과가 월등하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나들목에서 나와 32번 국도를 타고 서산과 태안을 경유하여 만리포 방면으로 계속 진행한다. 소원면을 지나 5분 정도 가면 송현삼거리에 이르고 삼거리에 약간 못 미친 곳에서 좌회전하여 1.4km 정도 가면 도로 왼쪽에 가옥 한 채가 나오고 이곳에서 우회전. 막다른 길에 주차한 다음 낚시짐을 메고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목적지인 각지형 둠벙에 다다른다.
●전국낚시지도 147p E2
■취재협조 서산 낚시일번지(041-664-5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