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정지의 우중낚시
광란의 밤 지새고 가는 안개비에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이것이 바로 새물찬스였던가. 장마를 알리는 첫 비가 내린 지난 6월 20일, 홍성 벽정지로 정기출조를 감행한 다음카페 인천붕어사랑 회원들은 새물을 타고 오르는 붕어 떼를 맞아 밤새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 폭우가 한바탕 쓸고 간 벽정지의 아침. 밤새 새물이 흘러드는 상류에서 광란의 찌불잔치가 벌어졌다. 고요한 정적 속에 한 낚시인이 수면의 찌를 응시하고 있다.
“어떻습니까? 제 말이 맞지요?” 인천붕어사랑 운영자 김현옥씨(닉네임 초심)는 벽정지 상류 마름수초대에서 밤새 장대비를 맞으며 일궈낸 준월척을 펼쳐보이며 자랑스레 말했다. 황순상(뚜벅이), 신용문(뽀사뿌셔), 황진수(붕어오빠) 회원은 상기된 표정으로 발에 차일 듯 나뒹구는 준척 월척 붕어들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었다. 그들과 나란히 앉은 최명준씨(각시붕어)는 혼자 월척 4마리와 준척붕어들로 살림망을 채워 동료들의 부러움을 샀다.
▲ 밤늦게 시작된 비가 새벽까지 이어졌다. 수면에 떨어지는 빗방울.
▲ 개망초 흰 꽃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 쏟아지는 비속에서 전종석 회장(각개전투)이 옥수수를 꿰어 캐스팅하고 있다.
“벽정지는 평상시에는 손맛 보기 어려운 곳이에요. 하지만 하루 50mm 이상의 비가 내려주면 상황은 달라지지요. 재작년에도 이맘때 이 마름밭에서 대박을 만난 적이 있어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이곳으로 달려왔습니다.”
운영자 김현옥씨의 말이다. 그는 명당을 회원들에게 내어주고 우측 도로변에서 준척붕어 세 마리를 낚는 것에 그쳤지만 매우 만족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취재 전의 벽정지 상황은 좋지 않았다. 광천IC 옆의 대물야인낚시 김용남 사장은 “글쎄요, 장마 시즌이면 모르지만 꽤 오랫동안 벽정지에서 붕어 한 마리 낚였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어요. 올해처럼 붕어 얼굴 보기가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하고 말했다.
카페에 정출 공지를 올려놓자 일부 회원들은 금요일 저녁부터 벽정지를 찾았다. 나는 토요일 오후에 벽정지로 향했다. 전날 5명의 회원이 상류에서 밤을 새웠지만 잔챙이 4마리를 낚는데 그쳤다. 토요일 오후부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김현옥 운영자와 전종석 회장(닉네임 각개전투)은 “이런 날 회원들이 제 시간에 나와 줄까?”하며 걱정스러워했다.
하지만 어둠이 오기 전 20여 명의 회원들이 상류 연안을 채웠고 맑은 물색도 빗물이 유입되면서 흙탕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김현옥씨는 “벽정지에서는 옥수수가 제일 잘 듣습니다. 밤에 옥수수를 써보세요.”하며 장대비 속에서도 연안을 돌며 일일이 회원들을 격려했다.
▲ 상류 마름밭에서 월척붕어를 낚고 기뻐하는 김종균씨(닉네임 솔로붕어).
▲ 비를 맞고 밤을 샌 보람이 있네요!” 좌안 상류에서 수확한 조과를 펼쳐놓은 회원들. 왼쪽부터 황순상(뚜벅이), 신용문(뽀사뿌셔), 황진수(붕어오빠)씨.
그리고 밤새 한바탕 전쟁이 벌어졌다. 새물 유입구부터 좌안 상류를 따라 마름수초를 공략했던 회원들은 모두 폭죽처럼 터지는 찌불의 향연을 즐겼다. 31~34cm 월척도 여러 마리 낚였다. 회원들은 모두 옥수수 미끼에 입질을 받았다. 밤새 붕어를 낚아 올린 회원들은 마치 포연처럼 자욱한 안개 속에서 아침을 맞았다. 연안을 돌며 조황을 확인해보니 조과는 상류에 집중되었고 맨바닥인 우측 도로변 아래쪽은 씨알도 잘고 마릿수도 적었다.
쭦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광천나들목에서 나와 우회전. 2km 가다 광천읍 직전 네거리에서 홍성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3.7km 가면 우측에 패밀리마트가 보이고 패밀리마트 앞 신호등에서 좌회전하면 벽정지 제방이 보인다.
■전국낚시지도 168p A2 아이코드 029-441-2552
■조황문의 광천IC 대물야인낚시(041-642-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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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붕어사랑
다음카페에 있는 인천낚시인들의 친목 단체로 2006년 가을 오프라인으로 모임을 가져오던 인천피싱클럽에서 인천붕어사랑으로 이름을 바꿔 재창단했다. 현재 130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다. 인천시내에 거주하는 낚시인들만 가입할 수 있다. 카페주소: http://cafe.daum.net/boongsoon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