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명방파제

언제나 아기자기한 손맛이 있는

진해 명동방파제 & 통영 중화동방파제

서서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초겨울의 느낌이다. 다채로운 여름 어종들이 하나둘씩 연안을 빠져나가 아쉬움도 남지만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볼락과 호래기들이 있어 또한 반갑기도 하다.

진해 명동방파제
위치 : 경남 진해시 명동
길이 : 큰 방파제 40m, 작은 방파제 30m

진해 해양공원 음지도방파제와 함께 볼락루어낚시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명동방파제다. 예전엔 원투낚시꾼들의 쉼터 정도로만 여겨졌지만 루어낚시의 활성화로 명당계열로 올라선 방파제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가을~겨울에 낚이는 볼락, 갈치, 호래기의 조황이 뛰어나다.
명동방파제는 2개로 이루어져 있다. 안쪽의 작은 방파제는 많은 어선들이 정박하고 있기 때문에 낚시하기에 그다지 좋은 여건은 아니다. 또 내항 포인트밖에 공략하지 못하는 한계로 인해 주로 지그헤드로 바닥을 긁어 잔 씨알의 볼락이나 우럭을 낚아내는 초보꾼들의 연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조과는 바깥쪽의 큰 방파제가 좋다. 수심은 가까운 곳은 3~4m, 먼 곳은 7~8m가 나온다. 낮에는 주로 원투낚시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망상어나 노래미가 잘 낚이고 가끔 청어 같은 회유어들이 떼로 덤비기도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삼치나 고등어, 전갱이가 들어오기도 한다.
밤에는 루어꾼들이 많다. 가을에는 내항, 외항 할 것 없이 갑오징어가 잘 된다. 주변이 대부분 뻘바닥이기 때문이다. 볼락은 가까운 곳에서는 잔 씨알이 마릿수로 낚이며 볼락볼을 이용해 먼 곳을 노리면 큰 것도 잘 낚인다. 석축 주변을 노리면 언제든지 자잘한 씨알의 우럭을 낚을 수 있다. 늦가을에 갈치도 잘 낚였지만 올해는 조황이 좋은 편은 아니다.
12월이 되면 호래기가 들어온다. 명동방파제는 가로등 시설이 좋고 진입이 수월하며 주차장도 넉넉해 호래기 시즌이 되면 많은 꾼들이 몰린다. 주말에는 낚시인이 켜놓은 집어등으로 불야성을 이룰 정도다. 호래기용 에기도 잘 타지만 현지꾼들은 민물새우를 더 많이 쓴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가락IC를 지나 진해 방면으로 직진하면 나오는 대발령 삼거리에서 명동·진해국가공단 방면으로 좌회전 후 명동 부둣길을 따라가면 해양공원이 나온다. 해양공원을 지나 200m 정도 가면 바다 끝에 명동방파제가 있다.

▲진해 명동방파제

통영 중화동방파제
위치 : 경남 통영시 산양읍 중화동
길이 : 20m

통영 미륵도의 마을 구석구석에는 크고 작은 방파제가 즐비하다. 개중에는 척포방파제처럼 유명 갯바위 못지않은 조황을 뽐내는 방파제가 있는가 하면 그저 배 대는 선착장에 불과한 곳도 있다. 지금 소개하는 중화동방파제가 후자에 속했다. 방파제라고 하기에는 규모도 작고 볼품없으며 물속은 맨 바닥에 자잘한 자갈만 깔려있다. 겉보기엔 특별히 낚시가 잘 될 것 같지 않지만 항상 낚시인들이 모여 있고 거의 꽝을 치지 않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중화동방파제에 가보면 어디에서 낚시를 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포인트가 협소하지만 루어를 던져보면 전역에서 볼락, 호래기, 갑오징어가 낚인다. 물때는 중들물 이후부터 중날물까지가 좋다. 수심이 얕기 때문에 간조 때는 잘 입질하지 않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먼저 주변을 돌다가 해초가 듬성듬성 자란 곳이 있다면 볼락루어를 던져본다. 주변에서 자잘한 볼락이 입질하며 해초 너머에서는 큰 볼락이 걸려든다. 에기로 바닥을 노리면 갑오징어가 잘 낚이는데 특이한 것은 12월 초가 되어도 낱마리지만 큰 갑오징어가 낚인다는 것이다. 오히려 멀리 노리면 갑오징어가 걸려들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더 잘 낚인다.
11월 중순부터는 많은 양의 호래기가 들어오며 그때부터 피크가 시작된다. 호래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낚시꾼이 몰려와 다소 비좁게 느껴질 정도이므로 볼락이나 갑오징어를 노리기는 어렵고 호래기를 낚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석축 주변과 굵은 밧줄이 있는 자리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입질을 받고 채비를 터뜨려 먹는 경우가 있다. 이것들은 30cm가 넘는 우럭으로 주변 양식장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루어가 아닌 릴찌낚시나 민장대로 노려보면 거의 입질하지 않는다.
참고로 중화동방파제는 도로와 인접해있기 때문에 초저녁엔 지나다니는 차들로 인해 다소 시끄럽다. 낚시할 때는 주변에 널려 있는 밧줄에 걸리지 않게 조심해서 걸어 다녀야 한다.
▒가는 길 대전-통영간고속도로 통영IC에서 내려 14번 국도를 타고 직진하면 미륵도와 통영을 연결하는 통영대교가 나온다. 통영대교를 건넌 후 우회전해서 계속 직진하면 산양관광일주도로가 나오며 일주도로를 따라 삼덕항을 지나서 1분 정도 가면 낚시점이 여러 개 모여 있는 중화동이 나온다. 낚시점 바로 앞에 방파제가 있다.

▲통영 중화동방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