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열기 배낚시 이젠 전국구 상품

주렁주렁 열기걷이에 후끈후끈 열기가!

여서도 찾은 광명 신신낚시 회원들의 풍어가

| 이영규 기자 yklee09@darakwon.co.kr |

완도발 열기 배낚시 열풍이 뜨겁다. 한때 열기 배낚시는 경남지역 낚시인들만 주로 즐기는 낚시였으나 이제는 전국구 인기 장르로 자리 잡았다.

▲여서도 해상에 몰려든 낚싯배들. 찌낚싯배와 열기배가 뒤엉켜 번잡스러운 하루였다.

특히 갈치 시즌이 종료되는 초겨울분터 시즌이 열리다보니 갈치낚시 인구가 열기낚시로 유입되는 신경향도 생겨나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신신낚시 회원들은 최근 열기낚시에 빠져있다. 그중 골수 외줄낚시 멤버는 약 20명. 이들은 11월까지 갈치낚시에 몰두하다가 갈치 시즌 폐막과 동시에 열기낚시로 전환, 주말마다 열기사냥에 나서고 있다.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이들이 잡아오는 작고 낯선 고기를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갈치만큼 눈길을 끄는 고기가 아니었다. 그러나 열기를 한두 마리씩 얻어 가 먹어본 뒤 반응들이 달라졌다고 한다. 감칠맛 나는 구이와 시원한 매운탕에 반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열기낚시를 하겠다고 따라 나서는 통에 순식간에 배낚시 회원이 늘어났다.
지난 1월 24일 오전 5시, 광명 신신낚시 회원들과 함께 완도의 완도갈치호(선장 현봉훈)를 전세 내 여서도로 들어갔다. 완도갈치호는 작년 여름까지 목포에서 갈치낚시를 출조했는데 가을부터 완도로 옮겨 영업하고 있다. 역시 열기 때문이다. 갈치낚시만 놓고 본다면 목포 출항이 유리하지만 완도에서 출항할 경우 제주도 갈치와 여서도 열기를 모두 노릴 수 있다. 

▲오징어살 미끼를 꿰어놓고 입수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열기 채비들. 가을에 사용하던 갈치낚시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는 낚시인들이 많았다. 

갈치꾼들 열기낚시로 속속 전환   

여서도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6시경. 이미 7척의 낚싯배가 들어와 있었다. 4척은 참돔과 부시리를 노리는 찌낚싯배들이고 3척은 열기낚싯배들이다. 휴일이긴 하지만 여서도에 이렇게 많은 낚싯대가 몰린 것도 오랜만이라고 한다. 현봉훈 선장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열기 배낚시를 위해 완도를 찾는 낚시인은 소수였지만 최근엔 갯바위보다 배낚시 손님이 많은 역전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 도화선이 된 것은 역시 작년에 완도에서도 대유행한 갈치낚시다. 완도의 갯바위 전용선 중 절반이 갈치배로 전환하거나 갈치낚시와 갯바위낚시를 겸하고 있다. 반면 갯바위낚시는 위축 분위기가 역력하다. 감성돔 조황이 예전 같지 않아 갯바위낚시를 즐기던 꾼들이 배낚시로 전향하거나 겸하고 있다.
열기낚시 인구가 중부지역으로 확대된 것도 완도가 열기 출항지로 인기를 끄는 큰 이유다. 현봉훈 선장은 “예전엔 부산경남 낚시인들이 열기낚시를 주로 다녔는데 지금 완도엔 서울, 인천, 광명, 대전 등지의 중부지역 낚시인들이 더 많이 찾고 있다. 갈치낚시 장비를 구입한 낚시인들은 별도의 열기낚시장비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 쉽게 열기낚시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날 너무 많은 배가 한꺼번에 여서도 해상에 몰리자 낚싯배 간에 신경전도 벌어졌다. 닻을 고정시켜 놓고 있는 찌낚싯배들은 열기배들이 입질 지점에서 붕붕거린다고 탓하고, 열기배들은 찌낚싯배들이 흘려보내는 크릴밑밥 때문에 열기들이 한꺼번에 올라타지 않는다고 투덜댔다.

 ▲여서도 남쪽 해상에서 선상 찌낚시를 즐기는 낚시인. 밧줄에 매달린 고기들은 미터급에 육박하는 대부시들이다.

청산도 덕우도 불근도에도 열기 풍성

현재 완도의 배낚시 출조 패턴은 크게 두 가지다. 열기낚시와 참돔과 부시리를 노리는 선상 찌낚시다. 열기배낚시는 현지 선장에게 전화로 예약해 개인출조를 할 수도 있고, 낚싯배를 전세 낸 출조점에 회비를 내고 함께 출조하는 방법이 있다. 완도갈치호의 경우 여서도 열기배낚시는 개인 출조 10만원, 독선 전세 120만원을 받고 있다.
한편 선상찌낚시는 갯바위낚시꾼들과 함께 출조하기도 한다. 여서도에 도착하면 갯바위꾼들은 갯바위에 내리고 선상찌낚시를 예약한 사람만 배를 타고 낚시하는 시스템이다. 이 경우 갯바위낚시 선비는 5만원, 선상 찌낚시는 9만원을 받는다. 선상찌낚시만 독선을 낼 때의 선비는 80만원선.

▲완도항 철수 뒤 조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신신낚시 김광록(맨 왼쪽) 회장 일행

한편 여서도보다 더 가까운 해역에서도 열기는 많이 낚인다. 완도갈치호 현봉훈 선장은 여서도 철수 후 들러볼만한 근해 포인트를 속속 개발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작년 4월호에 소개한 청산도 상섬, 시커리, 벼락바위 인근 해상은 물론 덕우도 납데기와 송도 사이 해상, 불근도 큰여 앞 해상, 불근도와 여서도 사이에 있는 거대 수중여밭도 열기밭이다.
그러나 이 근해 포인트들은 포인트 범위가 너무 좁아 단체출조 코스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여서도 조황이 좋지 못한 경우에 잠시 들르는 ‘철수길 포인트’ 또는 갯바위낚시 도중 잠시 짬을 내 선상낚시를 시켜주는 서비스 코스로 이용되고 있다.  
▒출조문의  완도갈치호 주상현 010-6340-6980, 성병석 010-2335-0275,  광명 신신낚시 김웅래 출조팀장 010-8849-3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