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낚시 호황특구 ‘주남지 라인’
산남지 & 모암못 월척사태 원인은?
철새를 반기는 낚시꾼들
경남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90만평)는 겨울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이맘때면 창원시에서는 대대적인 철새 환영식을 한다. 들판엔 곡식을 뿌려놓고 주남지와 동판지는 새들이 먹이를 취하기 좋을 만큼 물을 뺀다. 그런데 낚시인들에게도 철새는 반가운 손님이다. 새들이 긴 부리로 물속을 쪼아대면 붕어들의 움직임도 본의 아니게 바빠져 자연히 낚시인이 던진 미끼를 발견하는 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남지와 그 일대의 소류지들은 철새가 날아오는 초겨울부터 붕어낚시의 절정에 이른다.
Ｉ 글 사진 서찬수 창원 세월낚시 대표 Ｉ
산남지 ‘화장실’ 하류 연안, 아침 2시간은 ‘월척타임’
주남지는 다시 세 개의 저수지로 나뉘어 있다. 북쪽부터 산남지-주남지-동판지가 한 물길로 연결돼 있는데, 20만평의 산남지만 낚시를 허용하고 있다.
11월 14일 아침 일찍 산남지를 찾았다. 철새의 먹이활동과 붕어들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인해 물색이 많이 탁해져 있다. 최근 하류 쪽 조황이 낫다고 해서 좌안 도로변 중하류 화장실(창원시에서 낚시인들을 위해 설치했다)에서 하류 쪽 100m 지점에 자리를 잡았다.
생자리를 찾아서 연안 줄풀 너머 1~1.2m 수심에 4대를 깔았다. 날이 밝아오면서 입질이 연이어져 1시간 동안 월척붕어 3마리를 낚았다. 30cm급부터 33cm까지 고만고만한 씨알. 이 시기의 산남지는 걸면 90% 월척이다.
산남지는 언제나 동절기낚시 부동의 에이스다. 10월 중순부터 많은 양의 월척을 배출하였고 지금도 몇몇 명당자리엔 장박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11월 중순이 지나면서 산남지 상류의 봉곡지에서도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고 있다.
산남지는 현재 만수를 이루고 있다. 주남지엔 물이 빠졌지만 산남지는 제방공사를 하느라 물막이작업을 해놓아서 만수를 유지하고 있다. 호황을 보이는 포인트는 제방 왼쪽(아스팔트 2차선 도로변) 하류지역. 동 트기 전에 찾아서 아침에 2시간만 낚시하면 월척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미끼는 지렁이와 글루텐이 다 잘 먹힌다.
▲ 김해낚시인 주병남씨의 산남지 조과. 화장실 남쪽 연안에서 아침에 지렁이로 입질을 받았다. 
▲ 산남지 좌안 도로변 하류의 화장실 남쪽 연안. 10월 중순부터 두 달 넘게 월척을 배출하고 있다.
모암1지 철새들 날아간 물속에 붕어들 우왕좌왕
산남지 뿐만 아니라 주변의 소류지도 철새의 덕을 보는 느낌이다. 11월 20일 나는 천지어인 회원 김주수씨와 동읍의 모암1지를 찾았다가 대박을 안았다.
오후 4시경 우리가 모암못에 도착했을 땐 수면에 철새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고, 인기척을 감지한 새들은 요란한 날갯짓과 함께 모두 날아가버렸다. 만수에서 1m 정도 빠진 상태에서 물색은 장마철 흙탕물을 연상케 할 만큼 뿌옇게 흐렸다.
철새들의 먹이활동과 그로 인해 붕어들이 우왕좌왕 움직인 물색이 분명했다. 바쁜 마음에 낚싯대를 펼치면서 한 대 한 대 바로 미끼를 달아 던져본다. 새우 한 대, 지렁이 한 대, 이렇게 4대의 낚싯대를 연밭 언저리에 던졌다. 수심은 40~60cm. 얕은 수심에 물색이 탁해 금세라도 찌를 옆으로 슬슬 끌고 갈 것 같은 느낌. 아니나 다를까 첫 입질에 28cm 붕어가 올라왔다. 미끼는 지렁이. 연이어 입질이 왔고 이번엔 월척이다. 새우에는 전혀 입질이 없어 모두 지렁이로 교체.
어두워진 후에도 입질은 쉬엄쉬엄 들어왔다. 지루할 만하면 입질해주는 붕어들, 고맙기 이를 데 없다. 정말 오늘은 추운 밤이다. 수면에 살얼음이 엷게 깔리는 속에서도 붕어의 입질은 계속 이어진다. 챔질하기에 바빠서 낚시텐트 칠 시간을 주지 않기에 난로 하나로 밤새 붕어와 싸웠다.
▲ 모암1지 제방에 자리한 김주수씨가 지렁이 미끼로 준척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 모암1지에서 거둔 밤낚시 조과. 밤새 팔이 아프도록 낚았다.
그렇게 긴 밤은 지나가고 살림망은 붕어로 가득 찼다. 정말 팔이 아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다음날 천지어인 서이도 회원도 모암못을 찾아 10여 마리의 준척 월척을 낚았다. “준척만 넘기면 모두 줄 소리가 나더라”며 간밤의 손맛을 자랑하면서 “일반 채비보다 다소 가벼운 채비에 입질이 자주 왔다”고 속삭인다.
주남지와 산남지 주변에는 10여 곳의 소류지가 있고, 주남지 제방에서 진영으로 이어지는 주남지퇴수로도 겨울낚시터로 손색이 없다. 해마다 물이 마르는 석산1지와 석산2지에서도 30cm 후반 붕어를 구경할 수 있었다. 철새들의 먹이가 되지 않으려 열심히 도망치며 움직이는 붕어는 허기를 달래느라 낚시꾼의 미끼를 단번에 먹어치우고 있다. 철새들 덕분에 주남지 일원의 붕어들과 낚시꾼들은 겨울을 잊었다.
■조황문의 창원 세월낚시 011-865-7271.